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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39835
    작성자 : 백구님
    추천 : 2
    조회수 : 663
    IP : 211.50.***.138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01/30 10:02:33
    http://todayhumor.com/?lovestory_39835 모바일
    단편 - 눈먼 하얀 게
    단편 "눈먼 하얀 게" 



      겨울이 거의 지났음에도 쌀쌀한 날씨였다. 퇴근 시간 친구 상진이와 성호 녀석이 


    술 한잔만 하자고 떼를 쓰지 않았다면 나는 집에 들어가서 편하게 쉬었을 것이다. 


    날씨도 추운데 갑자기 무슨 바람으로 한강의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을 하자는 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전화로 몇 번이나 물어 포장마차에 들어서자 이미 두 녀석은 닭똥집과 소주로 개 


    시를 한 상태였다. 



     



      "둘만 마시면 맛있냐?" 





      나는 녀석들 사이에 끼어 들며 말했다. 



      "왔냐?" 



      시무룩한 표정의 상진이었다. 



      "근데 상진이 너 표정이 왜 그러냐?" 



      나는 둘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리고 동시에 포장마차 주인 아주머니께서 잔 


    하나와 젓가락을 내 앞에 놓아두고 가셨다. 



      "이 녀석 수진씨하고 헤어지기로 했단다." 



      "뭐?" 



      성호의 말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대학 복학 후에 만나 이미 사 


    귄 지 4년인데다 특히 얼마 전에 상진이는 곧 결혼을 준비한다고 싱글벙글 했었기 


    때문이다. 





      "다 됐으니까 술이나 하자." 



      상진이 내 빈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나는 자세한 상황도 모르는 상태에서 엉 


    겁결에 술을 받고 두 녀석과 잔을 비웠다. 



      "나 이전에 다른 남자가 있었단다. 한 2년을 사귀었나봐. 난 대학교 때부터 지가 


    첫사랑인데 어이가 없어서……." 



      "정말이냐?" 



      나는 또 한번 놀랐다. 누구보다 보수적인 상진이 녀석이 수진씨와 만나게 된 것 


    도 그녀가 순진했고 자신이 첫사랑이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는 이해해도 될텐데 지금 둘이 사랑하면 된 거잖아." 



      성호 녀석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나도 사실 비슷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 


    진이는 오래 전부터 사랑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는 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마 임마." 



      상진이는 약간 기분이 상한다는 표정으로 성호를 쳐다보았다. 



      "사랑은 말입니다." 



      지금까지 말없이 옆자리에 앉아 맥주만 몇 잔을 마시던 남자가 우리 쪽으로 자리 


    를 옮겨 앉더니 이야기에 끼어 들었다. 이상하게 처음 보는 그 사람이 우리 사이에 


    끼었는데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했다. 오히려 우리는 조용히 그가 다 


    음 말을 이어가길 기다린 듯 하다. 나와 친구들이 이제 이십대 후반인데 반해 그는 


    겉모습으로도 삼십대 중반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자존심 때문에 다가서지 않고 바라보다가는 놓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맥주 한 병을 우리 테이블로 가져다 놓으며 말했다. 상진 


    이가 그런 그를 묵묵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소개를 안 했군요. 박 민철이라고 합니다. 초면에 실례지만 제 얘 


    기 한번 들어봐 주시겠습니까?" 



     


     


     

      그의 모습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상진이보다 얼떨결에 끼어든 그의 이야 


    기가 더욱 궁금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누구를 것도 없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먼저 다가선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죠." 



     


     


     

      상진이는 소주잔을 들어 한 모금 삼키며 말했다. 



     



      "그렇지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박 민철씨는 대답과 함께 맥주병을 따고 있었다. 그가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을 알리듯 병 뚜껑의 '딱' 소리가 우리의 귓가로 전해져 왔다. 





      "내 첫사랑은 내 아내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아내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나만이 그 여자를 사랑했지요. 나도 형 


    씨처럼 대학에서 만났습니다. 게다가 그 여자도 내 친구의 애인이었지요. 난 친구 


    가 처음 소개 시켜 주는 그녀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물론 두 사람은 너 


    무 너무 사랑하는 사이였어요. 난 그 자리에 낄 자리도 없었고 가끔 둘이 만날 때 


    마다 나를 불러 주면 그걸로 행복한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내 친구 


    놈은 바람둥이였습니다. 그런 어여쁘고 착한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바람 


    둥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지요. 난 그녀만큼 내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을 알면서도 알리지는 못했죠. 녀석은 언제 또 다른 여자를 알게 되었 


    는지 자주 다른 여자들과 만나곤 했습니다. 단순히 만남의 의미를 넘어서서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갖곤 했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일년이 넘었습니다. 그녀 역시 점 


    점 내 친구가 대하는 태도가 틀리자 이상한 것을 눈치 채고 있었지요. 아마도 그때 


    그녀는 임신 중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친구는 그 사실을 알고도 모른 채 하고 있 


    었죠. 나는 친구가 미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죠. 그녀 


    는 결국 나와 함께 병원에서 아이를 지우고 말았습니다." 



     


     


     

      그는 상진이를 쳐다보며 뭔가를 회상하듯 조용하고도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를 했 


    다. 우리는 모두 그의 입으로 시선이 가 있었다. 



     


     

     


      "나는 그녀와 병원에 같이 가던 날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나와 같이 키울 생각은 


    없냐고 물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을 그녀가 알리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나를 따로 불렀습니다. 나는 즉시 나갔죠. 나는 그녀가 부르면 부르는 


    데로 시키면 시키는 데로 그녀가 원하면 뭐든지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나는 갑자 


    기 왜 불렀는지 궁금했습니다. 갑자기 그녀는 속이지 말고 친구에 대해 아는 사실 


    을 말하라고 했습니다. 아직 사랑하기 때문에 알고 싶은 게 많다고 하더군요.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죠. 그녀는 나도 똑같은 놈이라고 하면서 가 버렸습니다 


    . 나는 친구를 만나서 그 날 있었던 얘기를 꺼냈습니다. 친구는 심드렁하게 말하더 


    군요. 어차피 오래 사귈 생각은 없었다고 말입니다. 난 또다시 화가 머리끝까지 났 


    지만 역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내 친구이기 때문이죠. 저는 그녀에 


    게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녀는 저를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친구 얘기라는 


    말에 만나 주더군요. 그리고는 여러 가지 친구에 대한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녀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배반을 당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더 이 


    상 친구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나 역시 그녀가 내 친구를 떠나기를 바랬는 


    지 모르지요." 



     


     


     

      그는 자신이 하는 말만큼이나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는 맥주를 다시 한 모금 마 


    셨다. 상진이와 상호는 이해 할 수 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볼 뿐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한번 밖에 사랑을 해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그것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곧 말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과 다르게 그녀는 그 후로도 친구를 잊지 못했습니다. 그 해 


    말 친구가 군대를 갈 때까지도 그녀는 가끔 나를 불러내어서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 


    지를 물었습니다. 나는 그때마다 친구에 대한 소식을 그녀에게 전해 주었죠. 원래 


    거의 같은 시기에 군대를 가려고 했던 나는 그녀가 친구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걸 


    알고는 녀석이 제대 할 때까지 입영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군대 생활을 하 


    면서 그녀가 많이 생각났나 봅니다. 저에게 그리 달가운 상황은 아니었죠.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저는 녀석에게 그녀의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언제부턴가 


    녀석에게 온 편지는 온 통 그녀의 소식과 얘기뿐이었죠. 나는 가끔 만나는 그녀에 


    게 그의 편지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녀가 행복하길 바랬거든요. 그리고 그녀는 다 


    시금 친구를 사랑하게 되었죠. 친구가 제대할 때까지 저는 열심히 그녀를 지켰습니 


    다. 그녀는 나를 정말 편한 사람으로 생각했지요. 아마 그때까지도 내 마음을 몰랐 


    던 것 같습니다." 



     


     


     

      "왜 말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궁금해서 그에게 질문했다. 



     


     


     

      "제가 말했듯이 그냥 그녀가 행복하고 즐거워하면 그걸로 만족했으니까요." 



     


     


     

      그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전혀 그렇지 않아 보였다. 그걸로 만족했다는 그의 말에는 


    아팠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친구가 제대하고 이번에는 제가 군대를 갈 차례였습니다. 친구는 그녀와 다시 


    만났고 고맙게도 제가 군대에 있는 동안 둘은 자주 면회를 와 주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제대하기 몇 개월 전부터 또다시 친구의 고질병이 도 


    져 버렸죠. 그녀에게서 가끔 오는 편지를 통해 그녀가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습 


    니다. 녀석은 복학하고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라고 하더군요.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몇 번이나 다그쳤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큰 사건 


    이 일어나 버렸죠. 내가 제대를 하기 몇 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친구의 부모님을 


    통해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그녀의 손에 말이지요. 나는 군 


    대에 있는 내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내가 같이 있었다면 그런 상황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내가 제대를 했을 때 이미 그녀는 감옥에 있었습 


    니다. 나는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몇 번이나 거부를 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 


    했죠. 나는 면회 신청 여섯 번째 만에 겨우 그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친구 


    에게 왜 그랬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녀의 얼굴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오히 


    려 그 이야기를 꺼낸 건 그녀였습니다. 술에 취한 채 함부로 대하는 그를 자신도 


    모르게 칼로 찔렀다고 했습니다. 나는 아무 말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그녀의 말을 


    듣고만 있었을 뿐이었죠."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뭐라고 말할 수 없었 


    다. 바보처럼 느껴지고 멍청하다고 느껴졌지만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그녀가 출소하고 저는 다시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때 저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 


    장을 다니는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처음으로 나에게 사랑하지 않느냐고 묻더군요. 


    저는 가슴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했죠. 네가 너무 힘들어서 나한테 그러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직 


    장 동료인 친구를 소개 시켜 주었습니다." 



     


     


     

      "젠장!" 



     


     


     

      그때 상진이 녀석이 순간적으로 화가 나는 듯 소리쳤다. 나와 성호는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입장이었다. 얘기하는 박 민철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가 바보란 것을 압니다. 틀렸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녀와 직장 동료인 친구는 잘 어울렸습니다. 내가 


    그를 소개 시켜 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성실하고 여자를 잘 모르는 착한 사람이었 


    기 때문입니다. 그녀도 그가 싫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전 그걸로 행복하게 생각했 


    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사귀던 두 사람은 결국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식 날 웨 


    딩드레스를 입은 그녀를 보았습니다.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죠. 전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하 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결혼하던 그 날 집으로 돌아 


    와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친구가 죽을 때도 울지 않았던내가 그 날은 그렇게 울었 


    습니다. 그 후로 그녀를 만나는 것은 직장 동료인 친구의 집에 놀러 갈 때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쉽게 


    도 그 행복은 또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휴가를 받아 그녀와 여행을 가다가 


    큰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전 그때 또다시 직장 동료인 친구를 잃었습니다. 그 


    리고 그녀는 하체의 마비와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녀의 시댁에서 사고가 일어난 뒤에 어떻게 알았는지 그녀의 과거를 알아내고 말았 


    습니다. 불쌍한 그녀가 겨우 의식을 차렸을 때도 그녀는 따뜻한 말 대신 시댁 사람 


    들에게 남편을 살해 한 것이 아니냐는 험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녀는 몇 번이나 자 


    살을 시도하려고 했습니다. 옆에서 보기 안쓰러웠던 저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른 


    시점이 되어서야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니까 결혼을 하자고……." 



     


     


     

      그는 말과 함께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그쪽을 사랑하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나는 처음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제가 고백했을 때 그녀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불쌍해 


    서 그러는 거라면 집어치우라고 했죠.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믿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계속 되는 거부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그녀의 집을 찾 


    아갔습니다. 결국은 그녀의 승낙을 받아 내고 말았죠. 저는 사랑하는 그녀와 결혼 


    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 후에도 한참이나 저를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더 


    군요. 저는 왜 그러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오랫동안 제가 그녀의 곁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편하게 해주어서 그래서 더욱 자신을 사랑한다기보다 


    연민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 날 저는 오래 


    전부터 써 왔던 일기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기 위 


    해서였습니다. 그녀는 제 일기장을 보며 밤새도록 울었던 것 같습니다. 전 그녀에 


    게 괜히 일기장을 보여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다음 날 아침 그녀는 매 


    우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그 날은 그녀가 손수 넥타이를 매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데 회사에 출근하고 얼마 되지 않아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녀가 아파트를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고 하더군요. 전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움직이 


    지도 못하는 그녀가 아침에 그렇게 다정했던 그녀가 자살이라니요. 전 당치도 않은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이름에 저는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집으로 갔을 때는 베란다에 딱 붙어 있는 휠체어와 그녀 


    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가 있었습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펼쳤습니다. 


    그녀는 제게 그랬습니다. 자신을 그렇게 사랑해 왔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속여 왔는지 왜 일찍 자신을 붙잡지 못해서 두 사람이나 잃는 고통을 겪게 했는지 


    그리고 왜 더 이상 내게 보답할 기회조차 없는 자신을 받아들여서 가슴 아프게 만 


    들었는지 그래서 더욱 나를 사랑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나마 나를 사랑하지 않 


    고 떠나면 더 이상 죄를 짓지 않는 것 같아서 떠난다고 말입니다. 저는 그렇게 그 


    녀를 잃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사랑한다는 말은 그 후로도 계속 듣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어제였습니다." 



     


     


     

      그는 맥주만 마실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그를 물끄러미 쳐 


    다 볼 뿐이었다. 그의 아픈 사연으로인 해 뭔가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모두 


    들 잠시 술 한잔으로 목을 축이는 중이었다. 



     


     


     

      "후, 쓸데없는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씨도 그러니까 그 분 놓치지 말고 


    꼭 잡으세요." 



     


     


     

      그는 미소와 함께 상진의 어깨를 두드리더니 이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우리 


    는 멍청히 그의 모습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나 지금 수진이 만나러 가야겠다." 



     


     


     

      갑자기 상진이가 일어서며 말했다. 



     


     


     

      "뭐?" 



     


     


     

      나와 성호는 동시에 반문했다. 



     


     


     

      "그냥 그래야 겠다." 



     


     


     

      녀석은 더 이상 말도 없이 포장마차를 빠져나가 버렸다. 박 민철씨는 그런 상진 


    의 뒷모습을 미소지으며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유난히 슬퍼 보였다. 



     


     


     

      "우리도 이만 일어서자. 저 놈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네." 



     


     


     

      성호의 심드렁한 말투였다. 



     


     


     

      "그래도 차라리 잘된 거 아니냐?" 



     


     


     

      나는 성호의 어깨를 살짝 치며 미소를 지었다. 



     


     


     

      "뭐, 하긴……." 



     


     


     

      우리는 계산을 하고 포장마차 밖으로 나섰다. 그 순간 나와 앉아있던 박 민철씨 


    의 눈빛이 마주쳤다. 나는 살짝 목례를 했고, 그도 쓸쓸한 미소와 함께 목례를 했 


    다. 난 지금까지 누군가의 눈빛을 진지하게 본적이 없었지만 아마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빛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런 눈빛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 시간이었다. 나는 차를 몰고 회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오늘 


    따라 유난히 교통이 막히는 순간이었다. 심심해서 켠 라디오 방송에서는 뉴스가 흘 


    러나왔다. 처음부터 듣진 못했지만 한강에서 한 남자의 익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이 


    야기였다. 그의 이름은 박 민철이라고 했고, 부인의 자살에 슬픔을 못 견디고 투신 


    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박 민철이라고 한다. 



     


     


     


     


     

    <END> 



     


    *본 소설은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 소설가 협회에서 주최한 
    제3회 한국 창작 스토리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글입니다. 






    백구님의 꼬릿말입니다
    출처는 네이버블로그 -메가패밀리 ( www.megasf.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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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30 18:28:35  118.219.***.152  논리내공
    [2] 2012/01/30 20:30:40  183.99.***.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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