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무대에 도전장을 낸 생활축구팀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가운데, 후지제록스가 저력을 발휘하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2016 KEB하나은행 FA컵’에는 생활축구연합회에서 추천한 생활축구 10개 팀이 참가했다. 12일 1라운드를 치른 8개 팀 중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한 팀은 후지제록스 뿐이다. 13일에는 SMC엔지니어링과 삼성전자가 각각 서울유나이티드와 부여FC를 상대로 2라운드에 도전한다.

12일 오후 2시 이천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SK하이닉스와 FC의정부의 경기는 SK하이닉스의 1-2 패로 끝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도 FA컵에 참가해 1라운드 통과한 경험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를 모았지만 K3리그 팀인 FC의정부를 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저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경기의 주도권을 FC의정부에 내준 채 경기를 펼쳤고, 전반 22분 FC의정부 최수범에게 골을 내준 뒤 더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SK하이닉스는 공격수 박영재의 스피드를 활용해 몇 차례 역습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골로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후반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FC의정부의 슈팅을 수차례 막아냈다. 후반 40분 FC의정부 엄시준에게 추가실점을 하며 승부의 추가 더욱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후반 추가시간 김광휘가 헤딩으로 만회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곧이어 종료 휘슬이 울렸고, SK하이닉스의 2연속 2라운드 진출은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SK하이닉스의 주장 김광열은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고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내용 면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영패는 면하자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만회골이 나와서 기쁘다”며 내년 FA컵을 기약했다.

다른 경기장에서도 생활축구팀들의 패배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지난해 FA컵에서 3라운드까지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넥센타이어는 한남대에 2-3으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5년 대통령기 직장인축구대회 우승팀인 울산세종공업 역시 전남영광FC에 0-1로 패했다.

생활축구팀의 자존심을 지킨 팀은 후지제록스였다. 후지제록스는 서남대와의 경기에서 4-2 승리를 거두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후지제록스는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장관기 직장인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저력을 보이며 다음 라운드를 기대하게 했다. 후지제록스는 LG전자를 이기고 올라온 건국대와 2라운드에서 만난다.

<2016 KEB하나은행 FA컵 1라운드 결과(3월 12일)>
고양시민축구단(K3리그) 4-1 제주시청(생활축구)
울산세종공업(생활축구) 0-1 전남영광FC(K3리그)
청주대(대학) 4-1 목포기독병원(생활축구)
건국대(대학) 3-0 LG전자(생활축구)
SK하이닉스(생활축구) 1-2 FC의정부(K3리그)
한남대(대학) 3-2 넥센타이어(생활축구)
후지제록스(생활축구) 4-2 서남대(대학)
상지대(대학) 7-1 대웅바이오(생활축구)
시흥시민축구단(K3리그) 2-3 연세대(대학)
평창FC(K3리그) 0-2 한라대(대학)
양평FC(K3리그) 1-0 한양대(대학)
숭실대(대학) 1-0 동의대(대학)

이천=권태정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