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명절 당일이었습니다.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p><p><br></p><p>수원에서 아침 6시에 고속도로 여주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자 잠시 들어갔습니다.</p><p><br></p><p>역시 명절이라 사람들이 참 많더군요. 우동정식을 시킨 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가</p><p><br></p><p>제 번호가 떠서 우동을 받아서 자리로 가니 수저를 깜빡했길래</p><p><br></p><p>다시 수저를 가지러 음식 나온 곳으로 갔습니다. 여러개의 식기건조기들이 있었고 거기에</p><p><br></p><p>수저 나이프 포크를 보관하고 있는데 포크랑 나이프만 있더라구요. 그래서 알바한테</p><p><br></p><p>나 : 저기 수저는 어디에 있어요?</p><p><br></p><p>라고 물으니 저를 힐끔 보고나서 수저가 넣는 식기 건조기 안을 힐끔 보더니</p><p><br></p><p>알바 : 하아.......(정말 짜증난다는 듯이)</p><p><br></p><p>이러고 어디서 수저가 담긴 바구니를 가져와서 식기 건조기에 털썩 놓고 가더군요.</p><p><br></p><p>(식기 건조기가 앞에서 손님이 꺼내도록 문이 있고 뒤에서 직원이 채울 수 있게 또 문이 있는 모습임)</p><p><br></p><p>사실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뭐 네~라고 대답을 해도 시원찮을판에 얼굴에 짜증이 잔뜩 껴서는</p><p><br></p><p>손님이 요구하는데 한숨을 쉬다니...그리고 수저를 던지듯이 놓고 간거에 짜증이 났지만</p><p><br></p><p>사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피곤했기에...</p><p><br></p><p>그런데 젓가락에 보니 하얀 콧물같은 것이 젓가락들 위에 덩그러니 올려져 있었습니다.</p><p><br></p><p>뭐 정말 콧물 같이 보여서 식욕이 떨어질 뻔....</p><p><br></p><p>뒤에 계신 아저씨도 젓가락을 잡으려다가 거것을 보더니</p><p><br></p><p>아저씨 : 이거 완전 개념들이 없구만! 설거지를 이렇게 하고!</p><p><br></p><p>이렇게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제일 앞에서 </p><p><br></p><p>나 : 저기요~ 이거 뭐가 묻었는데 이것 좀 바꿔주세요~</p><p><br></p><p>라고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p><p><br></p><p>이 알바놈이 또 아무런 말도 없이 다가오더니 콧물같은 것이 묻은 젓가락을 보더니</p><p><br></p><p>인상을 팍 쓰고 수거를 해갔고 어디서 다른 바구니를 가져와 식기 건조기안에 젓가락이 털썩 소리가 </p><p><br></p><p>날 정도로 던지듯이 놓고는 여기있다, 죄송하다, 이런 말 한마디 없이 식기 건조기 문을</p><p><br></p><p>쾅 소리가 나도록 닫고 돌아서 가버리는 것입니다. 얼마나 세개 닫았냐면 그정도로 소리가 났고</p><p><br></p><p>보통 자석이 달려서 딸깍 닫혀야 될 문이 충격에 닫혔다가 다시 반동으로 활짝 열려 버릴 정도의 강도였습니다.</p><p><br></p><p>저는 너무 짜증이 나서 알바를 불렀습니다. 제가 안동이 고향인지라 사투리를 많이 씁니다.</p><p><br></p><p>그리고 키고 조금 크고 (186cm) 덩치가 조금 (90kg) 있기는 합니다.</p><p><br></p><p>나 : 야!</p><p><br></p><p>알바 : 네?</p><p><br></p><p>나 : 니 뭐 그래 꼬운데? (너 뭐가 그렇게 꼽냐?)</p><p><br></p><p>알바 : 네?</p><p><br></p><p>나 : 니 뭐 그래 꼽냐고? 어? 뭐 그래 불친절하냐고?</p><p><br></p><p>알바 : 아뇨 제가 좀 바빠서;;;</p><p><br></p><p>이말을 듣고 더 빡쳤습니다. 단번에 죄송하다는 말이 나온것도 아니고 지가 바쁘다는 얘기를 하는 걸</p><p><br></p><p>보니 지가 뭘 잘못 했는지를 알고 또 바쁜거 안보이냐는 식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p><p><br></p><p>물론 표정은 약간은 멋쩍게 웃고 있었지만...그제서야 미소를 보이더라구요.</p><p><br></p><p>나 : 아니 니 바쁜거하고 니 불친절한거 하고 뭔 상관인데?</p><p><br></p><p>알바 : (그제서야) 아 죄송합니다 많이 바빠서 그랬어요 이해해 주세요 ^^;;</p><p><br></p><p>라고 하더군요. 명절에 민족 대이동하는 거는 뻔한 거고 그러면 휴게소 바쁜건 뻔한거 아닙니까?</p><p><br></p><p>어디서 잡혀와서 노동착취 당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선택을 해서 알바를 뛰는 것이고</p><p><br></p><p>제가 돈주고 사먹는 음식이 달랑 음식값만이 아니라 거기에 포함되는 서비스 비용도 당연히 포함된건데</p><p><br></p><p>나 : 아니 ㅆㅂ 내가 지금 젓가락 달라는게 니한테 시비거는 것도 아니고 니 돈쳐받고 일하고 있는거 아이가?</p><p><br></p><p>그때서야 옆에 계신 주방 아주머니도 끼어들어서</p><p><br></p><p>아주머니 : 아이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너무 바쁘다보니 그랬네요;; 조금만 이해해 주시고 죄송합니다.</p><p><br></p><p>그런 상황이 되니까 저도 조금 누그러 들게 되었습니다.</p><p><br></p><p>그래서 자리로 돌아와 우동을 먹는데 저도 서비스업에 종사를 하는지라 </p><p><br></p><p>그런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을 요구하거나 한것도 아닌데</p><p><br></p><p>두번씩이나 화풀이 대상이 된다는게... </p><p><br></p><p>아무튼 명절 아침부터 기분이 많이 더러워 졌었습니다.</p><p><br></p><p>성묘를 갔다가 저희 형수님이 안동 방문이 처음이라고 해서 느즈막히 찜닭 골목을 찾아서</p><p><br></p><p>찜닭을 먹으러 갔습니다. 들어서자마자 젊은 학생 같은데 하이톤으로 어서오세요~ 하면서 반겨줬습니다.</p><p><br></p><p>찜닭을 시키고 앉아 있는데 옆테이블의 영감님이 옷을 두고 가길래 알바를 불러 </p><p><br></p><p>나 : 저기요~ 저 할아버지 옷 두고 가시는 것 같은데요?</p><p><br></p><p>라고 이야기하자 그 옷을 들고 할아버지께 갔다주고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p><p><br></p><p>알바 : 저희 테이블을 가르키며 저분들이 챙겨주신 거예요~</p><p><br></p><p>라며 활짝 웃어줬습니다. 그리고는 저희 테이블에 찾아와서는</p><p><br></p><p>알바 :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활짝~ (입에 교정기를 끼고 있었지만 활짝 웃는 모습이 참 예뻐보였습니다)</p><p><br></p><p>찜닭을 가져다주면서도 </p><p><br></p><p>알바 : 맛있게 드세요~</p><p><br></p><p>라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p><p><br></p><p>중간중간 잔심부름을 시켜도 싫은 내색도 전혀 없고 닭집도 충분히 바빴는데 말입니다.</p><p><br></p><p>너무 알바를 예쁘게 한다는 생각에 계산을 하면서 손에 만원짜리를 쥐어줬습니다.</p><p><br></p><p>그러자 알바는 팁을 처음 받아보는 것인지 급당황하며</p><p><br></p><p>알바 : 저 이게 뭔지??</p><p><br></p><p>나 : 서빙을 이쁘게 참 잘해 주셔서 주는 거예요 ^^;</p><p><br></p><p>라고 이야기를 하며 돌아서는데 입구가 낮아서 옆통수를 문틀에 빡 박고 말았습니다.</p><p><br></p><p>자연스럽게 팁을 주고 자연스럽게 나오려했지만;;; 알바생의 손에 만원을 쥐어주고는</p><p><br></p><p>알바생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습니다.</p><p><br></p><p>너무 챙피해서 빨리 나가려고 하는데 신발 신는데까지 따라와서 </p><p><br></p><p>알바 : 이런거 받을 수 없는데;; </p><p><br></p><p>라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옆에 계신 주방 아주머닌지 사장님인지 모를 아주머니가</p><p><br></p><p>아주머니 : 이야~ OO이 용돈 받았네? </p><p><br></p><p>라며 웃으며 이야기 해줘서 그냥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나가는걸 끝까지 보고 있더라구요;;;</p><p><br></p><p>그래서 어머니와 형과 형수를 모시고 차로 돌아갔습니다.</p><p><br></p><p>요즘 느끼는 것은 참 개념없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고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을 이렇게 고맙게 느끼고</p><p><br></p><p>예쁘다고 느끼는 세상이 조금 안타깝긴 합니다.</p><p><br></p><p>그 알바생이 오유를 하지는 않겠지만~ 뭐 참 기분좋게 만들어준 학생이었습니다.</p><p><br></p><p>그리고 휴게소에서 알바를 하는 남자도 오유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 똑바로 하라고 하고 싶네요.</p><p><br></p><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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