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31128221405060

조계종 승려 1012명 “대선 개입은 헌정 파괴” 시국선언
천주교 등 3대 종교 이어 원불교도 29일 입장 밝힐 듯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명은 "국가 권력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것은 헌정질서 파괴"라며 박근혜 정부에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28일 발표했다.

천주교·기독교에 이어 불교계까지, 국내 3대 종교계가 한목소리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종교계의 반발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넘어,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정권비판으로 확대되고 있다. 원불교는 29일 시국토론회를 열고 현 정국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조계종 승려들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선거에서 국가 권력기관이 조직적으로 동원돼 민의를 왜곡하고, 국정원에 대한 수사에 정권이 개입하는 것을 보면서 민주주의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극한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려들은 "정부와 여당이 대선 불법개입에 대한 국민 관심을 돌리기 위해 '종북'이란 낙인을 이용해 이념투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매카시즘의 광풍이 재현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에는 조계종의 직할교구와 2~25교구 등 전 교구본사가 참여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16명도 함께했다.

28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박근혜 정부의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앞서 지난 22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은 박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대선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종교계의 시국미사와 시국선언은 있었지만 대통령 사퇴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제단은 "만천하에 드러난 불법·부정 선거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촉구해왔지만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발뺌을 하면서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불법선거를 이용한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국미사에 대해 정부·여당, 보수언론의 비난이 쏟아졌고, 미사를 봉헌한 박창신 원로신부(71)는 검찰에 고발당했다.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도 27일 서울 종로5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기독교계 단체 30여개로 구성된 공대위는 "명백한 부정선거인 지난 대선으로 인해 대통령직에 취임한 현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택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성직자의 설교를 문제 삼는 것은 신앙의 자유가 허용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현 집권세력은 자신들을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대다수 국민을 종북 좌파로 규정하며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불교 성직자들도 29일 원불교 중앙총부가 있는 전북 익산에서 시국토론회를 열고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원불교 성직자 234명은 지난 8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기본 법질서를 훼손한 국기문란 사건,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이라며 시국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