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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183557<br /><b><br />“박근혜 정부 핵심실세, ‘친미주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어”</b><br /><br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박근혜정부 핵심실세들의 ‘NLL(서해북방한계선) 공세’의 심리적 배경이 “반미(反美) 공포증이라는 마음의 병”에 있다고 말했다.<br /><br />유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자유인의 서재>에 매주 화요일 연재하는 대화록의 진실4 <친미(親美)국가도 자주(自主)를 할 수 있는가?>에서 “2007남북정상회담 대화록과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NLL을 북에 상납’했다며 ‘정치적 황당극’을 벌인 이유를 ‘합리적’으로 이해해 보려고 그동안 나름 노력해 보았다. 몇 가지 그럴듯한 설명 방법을 찾았는데, 그중 하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br /><br />유 전 장관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반미 공포증’을 지닌 세력이다. ‘친미’야 특별히 나쁠 게 없다. 미국을 좋아하고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나라에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의 취향이며 정치적 판단일 뿐”이라며 “그러나 ‘반미 공포증’은 미국을 좋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것은 마음의 병이다. 그 병에 걸리면 자기와 남을 다 괴롭힐 수 있다”고 말했다.<br /><br />그러면서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북에 ‘상납’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하면서 대화록 내용을 누설한 동기는 ‘북풍’을 일으켜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정치적 욕망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며 “정신상태가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아무리 선거에 이기고 싶어도 이런 짓을 하지는 못한다.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이라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화록을) 건강한 사람이 보면 별 문제를 느끼지 않지만 ‘반미 공포증’ 환자들이 보면 자칫 ‘정치적 발작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br /><br />유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친미’와 ‘자주’를 놓고 주고받은 대화를 설명했다. 그는 먼저 “‘자주’는 북이 가장 높게 내세우는 이념 또는 가치이다. 그들은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세워 체제의 정당성을 옹호하며 민족의 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해결하자고 말한다”며 “대화록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주’의 개념과 실현방법에 대해 크게 다른 생각을 드러냈다”고 말했다.<br /><br />그는 대화록을 인용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기조발언이 끝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조발언을 하면서 곧바로 ‘자주’ 문제를 꺼냈다. 사실 이것은 별로 새로운 일이 아니며 놀랄 일도 아니었다. 60년 동안 해온 말”이라며 “‘일제 식민지’에서 ‘미제 식민지’로 바뀐 ‘남조선’을 자기네가 해방시켜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해 왔다. 비록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모두발언에서 이런 인식을 은연중 내보였다”고 말했다.<br /><br />이어진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는 “(노 전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모든 일을 자기 소신대로만 하는 ‘절대적 자주’ 개념은 적어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전적으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뒷부분은 대한민국이 친미국가로 출발했고 지금도 친미국가이지만 김대중 대통령 집권 이후 더 자주적인 국가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br /><br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변화를 예시하면서 ‘자주’ 문제를 흑백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점진적 시간적 개념으로 보자고 제안했다. 지구촌은 자주적인 국가와 자주적이지 않는 국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 실력이 다르기 때문에 형편에 따라서 더 자주적인 나라와 덜 자주적인 나라들이 있을 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더 자주적인 나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 새로운 흐름을 더 강화하려면 남북 당국이 마음을 모아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게 상대방을 설득했다”고 말했다.<br /><br />이어 “대한민국이 ‘절대적 자주’가 아니라 ‘점진적 자유’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 다음, 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역시 ‘절대적 자주’를 실현하기 어려운 세계사적 조건과 국제정세를 설명했다. 그리고 북이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유연한 자세로 국제사회로 들어와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말했다.<br /><br />이러한 취지로 노 전 대통령이 길게 말한 데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반응과 관련해 “최고 권력자의 말이 곧 법이 되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누가 그에게 이런 비판과 조언을 해 주었겠는가. 대화록이 공개된 직후 이 대목을 처음 읽을 때 손에서 땀이 조금 났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도대체 어떻게 나올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읽었다. 그런데 ‘자주’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긴 ‘강의’가 끝났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님의 견해를 충분히 알았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을 상기시켰다.<br /><br />그러면서 “김 국방위원장의 이 반응은 이날 회담 전체의 하이라이트”라며 “김 국방위원장이 이렇게 말한 시점부터 분위기가 눈에 띄게 호전되면서 오후에도 회담을 이어가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br /><br />또 유 전 장관은 오후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이 BDA 등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불법적으로 국정원의 대화록 발췌본과 전문을 훔쳐보고 누설한 서상기, 김무성 의원 등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격한 분노를 터뜨렸던 이른바 ‘반미 발언’이 대부분 여기에서 나왔다”고 말했다.<br /><br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지난 시대 미국의 제국주의 행태에 대해서,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해서 이렇게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라며 “나는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인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이익을 추구한다. 당연하다. 한국 정부도 한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세계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지구촌에서 모든 국민국가의 정부가 가져야 마땅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br /><br />그러면서 “물론 달리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각자 자기의 소신에 따라 판단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마치 ‘신성모독(神性冒瀆)’의 죄를 범하기라도 한 양 떠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지만 무작정 섬기거나 숭배해야 할 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br /><br />유 전 장관은 그러면서 “‘친미’는 나쁜 것이 아니다. ‘반미’도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친미주의’는 좋지 않다. ‘반미주의’도 좋지 않다. ‘친미주의’와 ‘반미주의’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 ‘친미’나 ‘반미’를 이념적 목표 또는 도덕적 가치로 삼는다”며 “이데올로기로 물든 색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br /><br />이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핵심실세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한 것을 ‘반미주의’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들 자신이 ‘친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생존전략일 뿐인 ‘친미’를 절대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나 도덕적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정보기관이 치외법권 지역인 주미한국대사관을 불법 도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도 변변한 항의조차 하지 못한다. 숭배의 대상에게 어찌 항의를 하겠는가”라고 힐난했다.<br /><br />또 그는 “대한민국은 ‘친미국가’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한국인들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무조건 미국을 좋아하고 미국을 따르는 ‘친미사상’을 가져야 할 이유는 없다”며 “대한민국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문화적으로 독립한 자주국가로 가는 길을 차근차근 걸어왔으며, 앞으로 더 당당한 자주국가로서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br /><br />이어 그는 “(노 대통령은) 미국의 패권이 거스를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하고, 지구 차원의 기술적 정치적 경제적 변화의 흐름을 활용해 점진적으로 ‘자주국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피력했다. ‘반미국가’만 ‘자주’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친미국가’도 ‘자주’를 할 수 있다. 그런 말이다. 여기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br /><br />또 그는 “미국이 십계명의 하나님이라도 된단 말인가. 대화록을 보면 두 정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흉도 보고 중국과 러시아 흉도 봤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을 비판한 것을 두고 격분해서 비난하는 분들에게 간곡한 충고를 드린다. 그대는 살아가기 위해 친미를 하는 게 아니라 ‘친미를 위한 친미’에 빠져버린 건 아닌지, 뼛속까지 사대주의에 젖어 무조건 미국을 추종하고 있지 않은지 자성해 보시라”고 당부했다.<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