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랑을 지켜주세요
제게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그 사람은 결혼한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린 딸도 둘 있습니다.
비록 이혼했지만 끝까지 가정을 책임지려고
노력한 사람입니다.
바보 같은 정의로움을 가진 사람입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가족과 친구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이십대후반입니다.
그 사람에게 고백을 하였고 그 사람도 저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마음 한 구석엔 늘 불안함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저에게 세상에서 딱 세 명의
여자만을 사랑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저와 두 딸...
저는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두 딸도 사랑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 부모님께 얘기조차 꺼낼 수 없습니다.
솔직히 저희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아직 부딪혀보지도 않은
현실에 힘들어하며 술을 마시고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밤12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그 사람은 바로 데리러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데리러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크게 나고 말았습니다.
차가 고장 나서 늦은 밤 오토바이를 타고
외출하려는 그 사람을 가족들이 뜯어말렸지만
꼭 가야만 한다면서 집에서 나갔답니다.
두개골과 안면골이 골절되고 눈은 실명했습니다.
어깨도 부러지고 가슴팍에도 금이 갔습니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서도 계속 제 이름을
부르며 데리러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제가 다치게 했습니다.
그 사람의 두 딸과 가족들마저 제가 다치게 했습니다.
전 정말 나쁜 여자입니다.
그 사람 앞에만 서면 눈물이 나옵니다.
모든 게 제 탓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바보같이 저에게 말합니다.
저를 위해서 두 눈이 아니라
두 팔과 다리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제가 불행해지길 바라지 않는다고
요즘엔 차가운 말과 차가운 행동으로
저와 멀어지려합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나약한 저는
죽음이라는 탈출구만 생각합니다.
정말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
그 사람과 살고 싶습니다.
너무 힘들고 지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제 사랑은 변함이 없습니다.
저의 사랑을 부모, 형제, 친한 친구들에게 조차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새벽편지 가족님들 전 어떻하면 좋죠...
- 리 니 -
=새벽편지 중=
///////////////// 사진설명 /////////////
맨위 사진 : 뉴스 스토리 부문 1등을 수상한 토드 하이슬러(미국-로키마운틴뉴스-)의 작품
중간 사진 :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된 핀바 오레일리(캐나다, -로이터-)의 '니제르 타우아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
아래 사진 : 스포츠 피처단 사진 부문 1등을 수상한 헨리 아구델로(콜롬비아, -엘콜롬비아노-)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