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80년생 입니다.</P> <P></P> <P> </P> <P>초딩 3학년 때였나 4학년 때였나 운동회때 했던 한 종목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P> <P></P> <P> </P> <P>우선 마분지 3장을 문방구에서 삽니다. 청군은 파랑색 마분지를 백군은 하얀색 마분지를 준비해야 합니다.</P> <P> </P> <P>저 같은 경우는 청군이라서 파랑색으로 샀습니다.</P> <P></P> <P> </P> <P>그리고 마분지 한장은 가면을 만듭니다. 얼굴 모양으로 동그랗게 오려서 눈 코 구멍을 뚫고 또 귀 부분에도 구멍을 뚫어서 고무줄을</P> <P></P> <P> </P> <P>넣어 귀에 걸면 가면이 완성 됩니다. 취향에 따라 입에도 구멍 뚫은 애두 있구 로보트 처럼 가면 만든애 뿔 모양으로 만든애</P> <P></P> <P> </P> <P>가지 각색 이지요.</P> <P></P> <P> </P> <P>그리고 마분지 한장은 동그랗게 말아서 가면 코 부분에 스카치 테이프로 붙힙니다. 마치 피노키오 처럼요.</P> <P></P> <P> </P> <P>대충 어떤 모양이 나올지 상상이 가시지요?</P> <P> </P> <P>코 부분을 잘 안 떨어지게 만들기 위해서 스카치 테이프 1개 분량을 몽땅 다 감아 버립니다.</P> <P></P> <P> </P> <P>이제 마지막 남은 마분지로 둥글게 말아서 몽둥이를 만듭니다.</P> <P></P> <P> </P> <P>뜬금없이 왠 몽둥이냐구 질문하실분도 있겠지만, 여기선 몽둥이가 제일 중요합니다.</P> <P></P> <P> </P> <P>이 종목 방식이 몽둥이로, 길다란 마분지로 만든 코를 때려서 가면으로부터 떼어내야 하거든요.</P> <P></P> <P> </P> <P>몇몇 아이들은 몽둥이의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서 안에다가 신문지를 압축해서 넣은다음 겉면에 마분지를 붙힌 애들도</P> <P></P> <P> </P> <P>있었습니다. 비록 종이지만 이거 맞으면 의외로 악 소리 나게 아픕니다. 일단 맞는 부분이 얼굴이니깐요.</P> <P> </P> <P>대망의 운동회 날이 다가왔습니다.</P> <P> </P> <P>우리 학년 차례가 오자 우리들은 마분지로 만든 피노키오 가면을 쓰구 한손엔 역시 마분지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P> <P> </P> <P>운동장 중앙으로 걸어갔습니다.</P> <P> </P> <P>그리고 라인배틀처럼 청군 백군이 열을 맞춘 다음 서로 마주보고 전의를 다지고 있었습니다.</P> <P> </P> <P>20년도 넘는 지금이지만 아직도 그 긴장감은 기억에 또렷히 남아 있습니다.</P> <P> </P> <P>한 선생님의 탕! 하는 신호탄 소리와 함께 우리는 우와~ 하는 함성을 지르면서 백군을 향해 달려나갔습니다.</P> <P> </P> <P>백군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쪽을 향해 질주해 왔습니다.</P> <P> </P> <P>당시 제 목표가 한명만 잡고 내 코를 사수하자 였던걸로 기억합니다.</P> <P> </P> <P> 아무튼 처음 함성을 지른 기세와는 다르게 양군은 서로 몽둥이만 톡톡 치면서 탐색전만 벌이고 있었습니다.</P> <P> </P> <P>이제 갓 겨우 10살좀 넘은 초딩들이 거진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조심스러워진 겁니다.</P> <P> </P> <P>그러다가 몇몇 용기있는 아이들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상대편 진영안으로 뛰어들자 분위기에 휘말려 양군은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P> <P> </P> <P>지금 기억해봐도 정말 치열한 접전이었습니다. 사방은 모래먼지로 뿌옇게 휘날리구 여기저기서 고함소리와 비명소리 몽둥이 부딪히는 소리</P> <P> </P> <P>완전 아비규환 이었습니다. 그 북새통에서 저도 한명을 잡구 열심히 싸웟습니다.</P> <P> </P> <P>그놈이랑 열심히 검모양으로 만든 몽둥이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와.. 진짜 옆에서 암습이 들어오더군요.</P> <P> </P> <P>다행히 코는 지켰지만 피한다구 귀 부분을 맞아서 살짝 찢어졌습니다.</P> <P> </P> <P>같은 청군이었던 친구 한명이 절 도와주어서 다행히 협공은 피할수 있었습니다.</P> <P> </P> <P>대충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청군이 밀리고 있더군요. 코가 떨어진 애들은 그 즉시 경기를 멈추고 후방으로 물러가는게</P> <P> </P> <P>규칙이었습니다. 멀리서 지켜보던 선생님들이 코가 떨어져도 게속 싸우고 있는 애가 있으면 지적해서 나오라구 고함을 질러댔습니다.</P> <P> </P> <P>청군쪽이 코가 떨어져 나간애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P> <P> </P> <P>이윽고 5분정도 지나자 다시 탕! 하는 신호탄 소리와 함께, 계속 싸우고 있던 애들은 본래의 자리로 물러났습니다.</P> <P> </P> <P>5분이 상당히 짧아 보이지만 그 전장 속에선 상당히 길었던걸로 느껴졌습니다.</P> <P> </P> <P>경기 결과는 역시 저희 청군이 졌습니다. 거진 절반 이상이 코가 떨어져 나갔더군요.</P> <P> </P> <P>그리고 경기가 끝난후 양군 모두 부상병이 속출했습니다.</P> <P> </P> <P>아까 말했다 싶이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서 신문지를 똘똘 말아 압축해서 만든</P> <P> </P> <P>몽둥이를 만든 애들이 상당수 있었던 겁니다.</P> <P> </P> <P>얼굴이 시뻘겋게 부어오르고 코피가 터져서 피가 줄줄 나구 싸우다가 넘어졌는지 무릎까진 애 팔꿈치 가진애 아파서 엉엉 우는애들로</P> <P> </P> <P>북새통 이엇지요. 저도 귀가 찢어져서 피가나고 있었습니다.</P> <P> </P> <P>저는 비록 전과는 못 올렷지만 다행히 제 코는 지켯습니다.</P> <P> </P> <P>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이 종목은 폐지되었습니다. </P> <P> </P> <P>아마도 위에 말했던 부상병들 때문이었겠지요.</P> <P> </P> <P> 이 종목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P> <P> </P> <P>혹시 운동회때 저랑 비슷한 경기하신분 있다면 종목 이름좀 가르쳐 주셧음 합니다.</P> <P> </P> <P>어릴때 제 기억에 남아있던 몇몇 안되는 재미있는 추억이었습니다.</P> <P> </P> <P> </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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