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는 오빠가 한 명 있는데,
오빠가 이번에 대학교를 지방으로 가게 되어서
떨어져 살게 됐어요.
대학교가 멀리 있어서,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만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너무 슬퍼서 많이 울고 그랬는데,
막상 오빠가 떠나고 나니까 그것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은 거에요.
텅 빈 집에 혼자 있어도, 원래 그게 익숙했으니까
'그렇게 나쁘진 않네'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그게 아니고, 슬픈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제가 제 성격을 말하자니 좀 그렇지만,
전 평소에 활발하고 재치가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재밌어 해요.
그런데 요즘 들어 주변에서 자꾸 "왜 이렇게 정색을 많이 하냐, 표정관리 좀 해라"라는 말을 많이 해서
곰곰히 생각 해 보니까 정말 요즘 부쩍 우울해 진거에요.
얼마 전에 친구랑 집에서 얘기를 하다가,
어쩌다보니 위의 문제에 대해서도 잠깐 얘기를 했는데
친구가 "너 오빠 없어서 그런 거 아니냐"고 해서
또 그걸 생각 해 보니까 그것 때문인 것 같았어요.
오빠가 곁에 없으니까 정말 요새 많이 이상해요.
아, 오빠가 지금 거실에서 자고 있는데 5시에 축구 보겠다고 알람 맞춰놔서
그 때 깼을 때 저 안 자고 있는 거 걸리면 혼나니까 빨리 글 쓰고 자러가야 하는데
그래서 글 두서 없고 자세하지 못 할 지 모르지만..
예전에 자게에도 오빠 얘기로 글 썼던 게 있는데..
아무튼 오빠와는 4살 차이가 나는데, '나이 차이 많이 나네'라고 한 번도 생각 해 본 적 없을 만큼
정말 편하고 재미 있게 지내왔고, 또 오빠가 거의 모든 면에서 저보다 뛰어나서
제 우상이기도 했고, 또 그늘이기도 했고.. 엄청 큰 의미의 존재였어요.
가족이 모두 바쁜데, 오빠가 있으니까 이제 성인이라 밤 늦게 들어오고 그렇긴 해도,
그래도 보면 항상 오빠가 집에 있고 하니까 심심하지 않고, 별 얘기 안 해도 그냥 든든하고 그런 마음이
은연 중에 그렇게 깔려 있어서 그래서 항상 제가 밝게 행동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이렇게 오빠와 떨어져 지내니까, 정말 힘들어요.
그렇다고 제가 부모님의 존재를 전혀 무시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부모와 형제는 다른 의미잖아요.
오빠가 얼마 전 제 생일 선물로 글러브 모양의 작은 베게쿠션을 사 줬어요.
그 후로는 항상 학교에 그 쿠션을 가지고 다녀요.
쿠션이다보니 졸릴 때 쓰기도 하지만, 사실 사용 안 할 때가 더 많은데
그래도 가지고 있으면 그 쿠션을 오빠가 준 거니까 같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가지고 다니는데, 친구들은 그 쿠션 모양이 글러브라 신기하기도 하고
또 제가 별로 사용 안 한다고 생각을 하는지 자꾸 빌려달라고 하고, 말도 안 하고 가져가기도 하는데.
정말 짜증나요. 저만 쓰고 싶은데 자꾸 그게 애들 사이에서 빙빙 도니까..
아 7분 남았다..
아무튼 이럴 정도로 제가 요즘 이상해요.
예전에 친구 남동생 보고 '시스터 콤플렉스 아니냐 쟤ㅋㅋ'거린 적 있었는데,
이제 와 생각 해 보니 걔보다도 제가 더 심한 것 같아요.
사실 이런 말은 누구한테 하기에도 창피해서 글 쓰지 말까 싶었는데,
제가 어릴 적부터 오유를 해서 그런 지 다른 곳에 딱히 말 할 곳이 없어요.
그러고 싶지도 않고.
어쩌면 좋을까요?
주변에서 뭐라고 하는 건 둘째 치고 저 스스로도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너무 우울하고, 학교에서 늦게 집에 돌아왔을 때도
문을 열면, 언제나 불이 꺼져있는 집을 보고 제가 불을 켜고
불을 켜면 또 아무도 없고 근데 그게 익숙하고.
그 지루한 패턴이 너무 지겨운데, 막상 친구들 온다고 하면 그건 또 싫어요.
가족 없느니 아무도 없는 게 낫고 그냥 혼자 있고 싶은데 또 혼자 있으면 우울해지고.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거 아니야 이거
오빠랑 연락을 자주 하면 된다고요?
그런데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1학년이니까 별로 바쁘진 않겠지만 그래도 대학생이고,
저도 제 나름대로의 시간이 있고.
그리고 털털하게 지내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안 하던 문자나 전화 하는 것도 오그라들고.
집에 왔을 때 잘 지내는 것도.. 어려워요.
오빠가 거의 놀토있는 주에 오는데, 금요일에 올라오거든요.
그런데 오빠가 여자친구가 있어서, 금요일에 올라오면 그 날은 아는 지인 만나고
토요일은 또 여자친구 만나서 늦게 들어오고 그래서.
실상 집은 집이 아니라 그냥 지하철 환승역 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래서 같이 있는 시간도 사실 많지 않아요.
아 5시 되니까 초조하다ㅠㅜ 제가 시계 울릴까봐 끄고 제가 깨우려고 글 빨리 쓰려고 했는데
말이 길어지니까 어려워요ㅠㅜㅠ..
아무튼, 아 정말..
이것도 쓸데없는 얘기지만 제가 밴드 넬을 좋아해요.
요즘은 넬이 활동이 없어서 다른 밴드를 많이 찾아듣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넬이거든요.
넬 앨범 중에 보면 'Seperation Anxiety'라는 앨범명을 가진 게 있는데,
이게 '분리 불안'이라는 뜻으로, 아이가 엄마에게서 떨어졌을 때 느끼는 불안감을 나타내는 말이래요.
정신적인 용어지요.
이게 갑자기 생각나는데 혹시 저도 분리 불안을 겪고 있는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오그라든다!
글 읽으면서 제가 막 우스우신 거 아니시겠죠?
아 정말 이 고민이 너무 유치한 것 같아서 글 쓰기 망설이다 쓰는 거라..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요즘 정말 중대한 문제에요.
괜히 서로 당황스럽게 오빠한테 '오빠 못 봐서 요즘 너무 우울함 ㅠㅜ'이따위 소리를 할 수는 없어요 절대.
평소에 서로 치고받고 때리고 장난 치며 지내왔는데 어떻게 그런 대사를 날ㄹ.. 안 돼요.
오빠가 대학 졸업하면 끝이지 않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오빠가 의대를 가서 이것저것 따져 보면 10년 이상 지방에서 지낸다는 건데..
그럼 나중에 다 끝나고 서울로 올라와도 이미 30살 넘었고.
저도 그만큼 나이 먹은 상태고, 어쩌면 결혼을 했을 수도 있고.
그러면 지금처럼 지낼 수가 없잖아요. 지내고 싶어도 이상하게 보일 수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슬픈 마음이 가시질 않아요 도대체가 정말.
아 너무 유치하세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위에서 얘기했던 얼마 전에 집에 왔던 친구(이하 a양)가
요즘 저랑 많이 친해져서 매일 저희 집에 오고 싶어하는데,
전 그게 싫었어요. 오빠도 이제 없는 집에 누가 오든 이방인 같고
그럴 바에야 그냥 혼자 있는 게 낫다 싶어서 오지 말라고 오지 말라고
정색을 하고 우리집 오지 말라고 했는데
친구가 워낙 끈질겨서 저희 집으로 가는 버스까지만 같이 타기로 했었어요.
근데 버스에서 또다른 친구(이하 b양)가
"아니 얘는 왜 이렇게 집에 우리가 가는 걸 싫어하냐"고 물어서
"혼자 있는 게 좋아서 그런다"고 말했더니
a양이 "안 그래도 저번에도 내가 너희 집 간다고 했더니 엄청 싫어해서 난 그 날 니가 자살하는 줄 알고 걱정했어"
이러는 거에요.
제가 자살하는 건 아닌 지 걱정했다고 하는데
그게 걔가 아주 진지하게 말한 건 아니었지만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그렇게 비춰졌다는 게, 처음이어서.
아무튼 그게 바로 며칠 전 금요일에 있었던 일이거든요.
그리고나서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까,
아무래도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주변에 말하기는 힘들고, 오유의 도움을 받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어요.
급한 마음에 이리저리 생각나는 걸 늘어놔서,
읽기에도 불편하고 지루하고 유치하게 느껴지실 지 모르지만,
저는 요즘 이 문제 때문에 하루 종일 우울하고 웃음도 안 나오고
또 우울한 제 모습에 적응이 안 돼서 불편해하는 친구들과 문제도 생겼고..
아무튼 이런 저런 문제에 당면해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말 진지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전 이제 컴퓨터를 끄고 오빠를 깨우러 갈 거에요.
정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내가 요즘 오유에 글 쓸 때 가장 걸리적거리는 j양 혹시 이 글 봤으면 ㅡㅡ
<span style="background-color:silver; color:silver;">
너한테 오유글을 보여준 건 순수하게 재밌어서 같이 보자는 취지였지..
니가 오유 하는 건 상관없는데 내가 쓴 글까지 볼 필요는 없잖니?
안 그래도 요즘 오유에 글 쓰는 일이 별로 없는데 쓰고 싶어도
니 생각이 나서 잘 못 쓰겠다.
아무렇지 않은 그런 글 써도 니가 본다고 생각하면 내가 오그라들어서 말이야.
아무튼 오유에서는 그냥 웃긴 글 보고 나는 그냥 못 본 체 하고 지나가주렴.
그렇다고 너 신경 쓰인다고 몇 년 간 아껴온 이 아이디를 버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알겠지 j야?
</span>
<img src="http://thimg.dreamwiz.com/upfile/200911/1258208531284_1.gif">
<br>
*아직 해 본 적 없습니다. 누구나 한두개쯤 가슴에 품고 사는 나름대로의 로망이
제게도 있으므로 한 번 글로 옮겨 적어본 것 뿐입니다. 이 외에도 더 있지만..
물론 아주 주관적인 생각이니까 굳이 본인에게 맞춰보실 필요가 없습니당(있을 것 같지도 않음)
죽기 전에는 이 리스트들을 모두 완료해보고 싶어요.
굉장히 어릴 적부터 가지고 커 온 꿈이고(아주 사소하지만)
써 놓고 보니 허세같은데 웃기기 위함이 아니라 저한텐 소중한거에요.
항상 머릿속에서만 맴돌았지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까 또 좋네요.
다음에는 또 그 다음 항목들을 써 내려 가 보고 싶어요.
*밴드 <b>넬</b>을 좋아합니다. 넬을 좋아하시는 분이나 궁금한 것이 있으신 분.
혹은 넬이란 밴드의 노래를 처음 접하는데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 모르실 때,
불법음원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면 언제든지 도와드릴게요.
*글씨태그가 눈에 거슬리는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도구 -> 인터넷 옵션 -> [일반]탭 사용자 서식 -> 웹페이지에 지정된 글꼴 스타일 무시
좋은 정보 제공해주신 에로님 감사합니다. 읭..
<p>
惡。후르츠냥
<p>
<img_ src="http://thimg.dreamwiz.com/upfile/200912/1261140404243_1.jpg">
흰곰팡이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정말로 굉장히 예뻐요. 대단히 마음에 듭니다.
어쩜 과일을 이리도 귀엽게 표현하시는지ㅠㅜ
고맙습니다. 보고 또 보고 하며 기뻐할게요.
<STYLE>textarea{background color:url("http://thimg.dreamwiz.com/upfile/200708/1188396522149_1.gif"); border-width:2; border-color:pink; border-style:dotted;}</STYLE>
<style type='text/css'>p,br,body,table,td,input { color:#0000000; font-family:verdana; font-size: 9pt; letter-spacing:-1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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