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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409691
    작성자 : 후르츠
    추천 : 6
    조회수 : 795
    IP : 58.238.***.24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0/03/19 01:58:14
    http://todayhumor.com/?freeboard_409691 모바일
    베스트게시판 남매의 우애에 대한 만화를 보고 우리 오빠 얘기
    나는 현재 18살이고, 오빠는 4살 차이가 난다.
    오빤 어렸을 때부터 대단했다.
    공부도 잘 했고, 모범적이고 성실하면서도 사교성이 좋아서
    친구고 학교 선생님이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사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대단했다. 정말.


    그런 오빠와 지내서 그런지,
    오빠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런 습성들이 하나 둘 씩 나에게 옮아서,
    나도 오빠 정도의 재치를 지녔고, 그렇게 모나지 않은 둥글둥글한 성격을 갖게 됐다.


    그런데 오빠는 너무 대단했다.


    맏이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본인 나름대로 더 무언가를 느껴서인지,
    정말로.. 너무 대단했다.


    학급임원을 밥 먹듯이 했고,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상장을 타 왔다.
    오빠는 엄마의, 부모님의 기쁨이었고 우리 가족의 자랑이었다.


    나도 물론 그런 오빠가 자랑스럽고, 또 부러웠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미웠다.


    오빠라는 그늘이 너무 커서,
    다들 항상 오빠 칭찬만 하고,
    오빠처럼만 해라, 오빠만큼만 하면 된다..
    나도 남부럽지 않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래도 여전히 오빠 오빠..
    오빠라는 거대한 나무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엄마가 말로는 "그래 우리 딸도 잘 했어"라고 해도,
    실은 속으로는 오빠 생각만 한다는 걸 아니까,
    그런 생각이 이따금 크게 들 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우리 가족은 경기도 하남에 살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만 해도 나는 성적이 반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학원도 가질 않았고, 엄마가 시켜 준 눈높이 학습지는
    오빠만 안 하면 돈 아깝다고 열심히 했지,
    나는 그런 게 구속처럼 느껴져서 매일 밀리기만 했다.


    그런데 하남은 서울과 가까워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서울 강동구에 있는 모 학원에 다니게 됐다.
    그 학원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하고 큰 학원이었다.


    하남은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 때도 천호동에 자주 가곤 했었다.
    하지만 학원이라니.. 그런 식으로 서울을 접해 본 적도 없고,
    학원이라는 시스템 자체도 낯설고, 친구들도 어떻게 사귀나 겁나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다니게 됐다.


    왜냐하면, 그 때 오빠는 중3이었는데,
    오빠도 그 학원에 다닌다고 했거든.
    그 학원은 학원생들을 특목고에 보내는 게 주목적인 학원인데,
    오빠가 중3이었는데 그 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솔직히 학원비가 많이 비싸서, 난 그냥 하남에 있는 학원에 다녀도 됐지만,
    오빠가 다닌다고 하니 괜히 샘이 나 나도 간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다니고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초3부터 학교에서 영어를 해서,
    초5였던 그 당시만 해도 이미 햇수로는 3년 째 영어를 배우고,
    또 그 전부터 배운 것만 해도 많았을텐데.
    나는 초5 때 그 학원 영어수업시간에 처음으로 '일반동사'라는 걸 알았다.
    '일반동사가 뭐지?' 생소한 단어에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애들은 다 아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내가 그동안 그만큼 공부를 안 했던 것도 있지만,
    아무튼 그런 온갖 것들이 모두 '역시 서울이야...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전부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그 학원은 원래 중학생부터만 학원생을 받았는데,
    나 때부터 초등학교 5,6학년도 받기 시작해서, 학원생이 많이 없었다.
    반이 딱 2개가 있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꼴랑 두 개 뿐이었지만 아무튼 그 중에서는 윗 반에 들어갔다.
    그래도 일단 상위권에 들었다는 알량한 생각에 우쭐해있을 때,
    우리 오빤 또...


    그 학원에서는 중학교 초반의 학생들을 받아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며 특목고에 보내는 준비를 해 왔었다.
    그런데 오빠는 그 전에 아무 것도 특별히 한 게 없었던데다가
    중3에 처음으로 준비를 하게 된 거라,
    여러모로 불리한 점이 많았다.
    게다가 오빠도 나처럼 그 학원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것도 오빠라서 그랬던건지, 학원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맨 위에서 세번째 반까지 올라가버렸다.


    오빠가 기대만큼 잘 해 주어서 그런지, 주위의 관심과 기대가 높았다.
    남들보다는 늦게 시작했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무조건 특목고에 갈 수 있을거라는.
    특히 엄마는 그런 기대치가 무지 높고,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
    오빠의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을거다.


    오빠는 분명 잘 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잘 했다.
    그런데 아무리 잘 해도, 준비 기간이 1년도 채 안 되는 너무 짧은 기간이라, 무리가 있었다.


    오빠가 외고 입시시험을 보는 날,
    엄마가 10만원짜리 무스탕 점퍼를 오빠에게 사 줬다.
    엄마는 그냥 선물이라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부담이었을텐데.


    아무튼 오빠는 후회 없는 시험을 치뤘고,
    떨어졌다.


    엄마는 오빠 속상할까봐 나름대로 티를 안 냈지만, 실망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빠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한 건지, 마음을 비우고 본 건지 부처님인지
    아무튼 금방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는 나보고, "나 대신 니가 꼭 외고에 가라"고 했다.


    나도 그 당시는 꽤 성적이 올라가서,
    그 땐 반이 7개 정도 있었는데, 맨 윗 반에 있었다.
    맨 위부터 3개 반까지는 외고대비반이었으니 나도 그 중에 포함 된 거였지만,
    난 오빠가 외고에 갈 거라 생각했고,
    또 그 학원에는 그냥 공부 잘 하려고 다니는거지
    외고고 뭐고 그런 생각을 애초에 한 적이 없어서
    오빠의 말을 처음 듣고는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아무튼 오빠의 말 때문에 난 정말 외고 준비생이 됐다.


    초5부터 중1때까지 그 학원을 다니면서 성적이 정말 많이 늘었다.
    맨처음 중위권에서 시작한 성적이 중1 때는 전교 6등까지 올랐고,
    학원 시험에서는 전체 1등을 해 본 짜릿한 경험도 있었으니까..


    그래, 그 땐 확실히 좋았고, 나도 가능성이 보인다고 느꼈다.
    이사 오기 전 까지는.


    처음 학원을 다닐 때부터 쭉 이사 가지 않고 하남에 살고 있었는데,
    중1 초기에 엄마가 서울로 이사 가자고 한 적이 있었다.
    거기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 할 수 있다고.


    그런데 난 정말 이사 가기가 싫었다.
    그 무렵의 나는 정말로 행복했기 때문에.
    중학교도 마음에 들었고, 친한 친구들과도 떨어지지 않고 같은 학교에 갔다.
    남녀 가리지 않고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또 그게 무지 재미있었다.
    담임선생님도 지금까지 내 학창시절을 통틀어 가장 멋졌던 선생님을 만났고,
    성적도 계속 오르고 있었으니까,
    정말로 학교 가는 즐거움이 이것이구나하고 느끼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이사를 가자니, 이 무슨 밥통같은 소린지.
    무조건 안 된다고 박박 우겼고, 엄마는 포기하는 듯 보였기 때문에 안심했다.


    근데 중1 말 겨울방학에, 엄마가 이사를 '가자'는 게 아니라 '간다'는 것이다.
    싫다고 안 된다고 떼를 써도, 이미 집이 마련되어 있어서 별 수 없었다.
    서울로 이사를 가도 학교는 그대로 경기도로 다니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는 통할 리가 없었고,
    결국 학교에서 중2 새로운 반을 알려주는 그 기쁜 날에,
    나는 친구들에게 전학을 알리고 울며 모두와 헤어졌다.


    그리고 나서는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행복의 꼭대기에 있었던 나를 왜 이 낯선 곳에, 맘에 들지도 않는 곳에 데려다 놓은 건지,
    엄마를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사춘기의 절정이랑 맞물렸는지, 일이 안 좋게 꼬이기 시작했다.


    내가 공부를 놓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이사를 갈 때는, 원래 다니던 학원이 전국에 지점이 있어서,
    내가 이사 가는 구역에도 그 이름을 단 학원이 있었다.
    기존 학원에 있던 실장님의 소개로 그 새로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이건 뭐 이름만 같지, 제도가 전부 달랐다.
    그 전에는 일주일에 3일만 학원에 갔는데, 새 학원은 6일 나오라는 것이다.
    숙제양도 엄청나고, 주위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적응 안 되고.
    한 달도 안 돼서 때려치고 나왔다.


    그리고 나서는 매일매일 안 좋은 생각만 하면서,
    여기서 공부를 계속 하면서 성적이 잘 나오면,
    엄마가 '그래, 역시 서울 오길 잘 했어.'라고 생각할테니
    차라리 성적이 뚝뚝 떨어지고 다시 하남으로 가겠다는 생각으로
    하루 이틀 공부를 놓기 시작한 게, 점점 굳어지더니 정말 안 하게 됐다.


    근데 그 당시 오빠는 3년 장학생으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기숙사 생활을 해서 집에는 주말만 왔기 때문에 내게 별 터치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순조롭게 공부를 접고
    원하던 대로 성적이 뚝뚝 떨어졌다.
    예상한대로 엄마의 실망감도 매우 컸지만, "아냐 넌 잘 할 수 있어, 엄만 널 믿어"라고 계속 하는 것이다.
    믿긴 뭘 믿어? 서울에선 아무 것도 하기 싫은데 뭘 자꾸 믿어주겠다는거야.
    그런 생각에 자꾸 삐뚤어져갔다.
    그러니 당연히 외고 입시는 자연스레 접게 됐고.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지금의 내가 됐다.
    솔직히 난 예전처럼 그 꿈나무 같은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다.


    오빠 얘기를 많이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내 얘기로 샜지만..


    오빠는 사실 하남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근데 경험 삼아 여러 고등학교에 시험을 봤었는데,
    그 중에 광주에 있는 모 고등학교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는지
    입학하면 3년간 등록금 면제를 해 주겠다고 했다.
    오빤 알뜰한 사람이니까, 거기에 두 말 않고 그 학교로 갔다.


    거기서 3년 내내 우등생으로서, 전교 1,2등을 유지하면서 잘 지냈는데.
    오빤 그 무섭다는 공포의 89년생이라, 수능에서 피 맛을 좀 봤다.
    고려대에 갈 수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울엄마 야심은 서울대에 있었는지라..
    고민 끝에 다시 수능 준비를 했다.


    그런데 운이 없었는지, 노력한 만큼 나와 주질 않아서,
    다시 고심 끝에 모 대학에 다니면서 반수를 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 수능에서, 괜찮은 결과가 나왔는데..


    서울대 공대랑, 지방에 있는 의대 몇 곳에 원서를 넣었는데,
    서울대와 지방 의대 한 곳에 합격을 했다.


    주위에서는 서울대에 가라, 서울대 타이틀이면 다 되니까 거기로 가라.
    그런 말들이 많았는데, 오빠는 의대에 간다고 했다.
    서울대에 합격한 건 기쁘지만, 우리 나라는 이과계열에 대한 대우가 안 좋다고
    비젼이 없다고. 운 좋게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 취직을 해도,
    40대 중반에 명퇴하고 나서는 뭐하고 먹고 살 것이냐, 라고 하니.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오빠 선택을 따르기로 했다.


    오빠가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게,
    잠자리에 들어 자려고 할 무렵이었다.
    내 방 바로 옆이 오빠 방인데, 우리 집은 방음이 잘 안 돼서
    오빠 통화하는 목소리가 다 들렸는데,
    지인과의 통화였는지 통화내용에서 합격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난 엄청 질투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말 기쁘고,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하기도 하고.
    속으로 많은 축하를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웬만하면 말 안 했다.
    서울대에 합격한 건 기쁘지만, 합격한 사람은 오빠지 내가 아니고
    또 괜히 그런 소리를 하면 그러는 동시에 내가 내 입으로 오빠와 나를 비교하게 만드는 꼴이 되니까.
    아무튼 난 그랬다.


    새 학기 시작하기 전에, 그나마 모두들 한가할 때.
    가족끼리 처음으로 여행을 갔다.
    정말 순수하게 '여행이 목적인 여행'이었다.
    가기 전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막상 가니까 정말 좋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또 그게 한 편으로는 이별여행이니까..
    평소 같으면 오빠랑 계속 치고 박고 싸울텐데
    그러지도 않고 웬만하면 다 참고 그랬다.
    그럴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화 내고 짜증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오빠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 건지,
    대학교 기숙사로 떠나기 전 그 무렵에는
    예전같았으면 절대 안 했을
    말 그대로 쓸데 없는 소리를 많이 했다.
    말을 받아주고도 '저런 말은 왜 한거야'싶을 정도였지만,
    그렇게라도 말을 걸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
    정말..
    오빠가 고등학교 3년을 내리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는,
    '뭐야.. 오빠 못 봐ㅠㅠ' 비스무리한 생각도 전혀 안 했다.
    내 맘대로 잘 살고 있으면 주말마다 와서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가는 사람
    그렇게 여겼던 것 같은데,
    갑자기 저 먼 지방으로 내려가 따로 산다고 하니까
    시간이 갈수록 그게 살에 와 닿으니까
    갑자기 시간 가는 게 무섭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맛있는 게 있으면, 내가 먹기 바빴는데,
    갑자기 나는 둘째치고 오빠부터 먹이고 싶고,
    재밌는 것도 다 모아뒀다가 오빠 들어오면 같이 보고 싶고,
    이전 같았으면 닭살 돋게 그런 걸 왜 할까 싶은 행동을 많이 했다.


    솔직히 얼마 전만 해도 오빠가 미웠는데.
    오빠가 서울대 합격하고 얼마동안은 엄마가 최고로 행복해했다.
    누굴 만나든 그 얘길 하고,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언젠지도 기억이 난다, 그 날은.
    그 날 밤에, 내가 사람들이 재밌다고 난리를 치는 추노 2회를 보고 있었다.
    1회를 못 봐서, 2회라도 한 번 볼까 하고 TV를 보는데,
    옆에서 엄마가 큰이모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큰이모는 최근 늦둥이를 낳으셨는데, 육아에 관련 된 얘기를 하는 중이었다.


    난 옆에서 계속 추노를 보고 있는데,
    TV에 집중은 하고 있지만 나도 귀가 있으니 엄마가 하는 말도 들렸다.


    근데 엄마가 이랬다.


    "..그래, 애 처음에 잘 키우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이러저러해서 요러저러 해.
    나도 이렇게 우리 ㅁㅁ(오빠)이 키웠잖아. 그래.. 아.. ㅅㅅ(나)이?
    ..ㅅㅅ이는 뭐, 솔직히 말하면 실패작이지. 응, 내가 잘 못 해서 그래.
    응... 그래 맞아. 넌 걔 잘 키워. 응, ㅅㅅ이처럼 실패하지 말고."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뭐라고?
    내가 실패작이라고?


    그 때만 해도 재밌게 보던 드라마가 싹 재미 없어졌다.


    내가 실패작이라니.
    지금도 무슨 말을 쓰려고 해도 안 써지는데.
    내가 실패작이라니.
    정말 온갖 생각이 다 드는데..


    그 날 밤에 내 방에서 일기를 쓰는데, 찌질하게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다.
    그러면서 괜히 애꿏은 오빠 원망을 많이 하고.
    오빠는 사실 잘못이 없는데, 엄마도 오빠도 다 밉고 그랬다.
    어쨌든 난 실패작이었으니까...


    그렇게 미워하고 미워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빠가 떠난다고 하니까 갑자기 또 엄청 슬픈거다.
    그런 생각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날 밤에, 또 일기를 쓰면서 막 눈물이 났다.
    나도 모르게 오빠에 대한 내용을 막 써 내려가는데,
    그 순간 바로 내 옆 방에서 오빠가 자고 있는데.
    오빠는 몇 시간 뒤에 일어나서 새로운 학교로 떠날거고.
    그런 오빠가 지금 바로 옆 방에 있고, 난 오빠 보내줘야 하고.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
    그냥 갑자기 든 생각이, 내가 오빠한테 정말 못 된 동생이었구나.
    그동안 하나라도 더 잘 할 걸. 밉게 했던 것들만 자꾸 생각이 나고.
    생각이 나니까 미안하고 그래서 또 울고 한참을 막 그랬다.
    몰래 운 적이 많으니까 소리는 안 나서 가족 아무도 모를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나 혼자 나름대로 눈물의 이별을 했다.


    그리고 오빠와 따로 살게 된 지 이제 3주 째인가.


    오빠가 합격한 의대는 서울과 정말 멀어서,
    KTX를 타도 멀다. 오빤 차멀미를 해서 고속버스는 잘 못 타서
    집에 오려면 KTX가 가장 편한데, 오빤 또 "돈이 얼만데 허구헌날 왔다갔다 하겠냐"하고는
    며칠 전 주말에 집에 잠깐 얼굴 비추고 잠만 잔 것 빼고는 또 소식이 없다.


    저번에 집에 왔을 때 과외를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돈벌이가 생겼는데도 자주 오겠단 소리는 안 하는 게 하여간 돈 엄청 아낀다.


    우리 가족은 다들 바쁘니까, 집에 오면 혼자일 때가 많고, 지금도 혼자고.
    '혼자'라는 생각은 사실 잘 안 하려고 한다.
    그러면 또 자꾸 엄마든 아빠든 오빠든 생각이 나고 외로우니까.
    그냥 이렇게 별다른 생각 없이 있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집에 들어온다. 그러면 되는거니까..


    벌써 새벽 2시네.


    휴대폰 충전하려고 컴퓨터 켜고, 잠깐 오유 와서 베스트 글 잠깐 보고 나가려다
    그 만화 보고 오빠 생각이 나서, 조금만 쓰고 자자 했던 게..
    왜 이렇게 길어졌지? 지금까지 오유한 것 중에 가장 긴 글 같다.
    너무 길고, 두서도 없고 엉망인데.. 지울 순 없는 게, 이게 또 내 조각들 중 하나니까..


    아무튼, 더 어렸을 때는 옷도 같이 입을 수 있고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언니가 있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정말 우리 오빠는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고, 기댈 수 있는 곳이고, 또 내 영원한 우상이니까...


    오빠가 참 좋은 것 같은데.
    나처럼 속으로만 이런 생각 말고,
    다른 남매들은 다 표현하고 살면 좋겠다.


    에휴 이 밤에 이런 걸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후르츠의 꼬릿말입니다
    <img src="http://thimg.dreamwiz.com/upfile/200911/1258208531284_1.gif">
    <br>
    *아직 해 본 적 없습니다. 누구나 한두개쯤 가슴에 품고 사는 나름대로의 로망이
    제게도 있으므로 한 번 글로 옮겨 적어본 것 뿐입니다. 이 외에도 더 있지만..
    물론 아주 주관적인 생각이니까 굳이 본인에게 맞춰보실 필요가 없습니당(있을 것 같지도 않음)
    죽기 전에는 이 리스트들을 모두 완료해보고 싶어요.
    굉장히 어릴 적부터 가지고 커 온 꿈이고(아주 사소하지만)
    써 놓고 보니 허세같은데 웃기기 위함이 아니라 저한텐 소중한거에요.
    항상 머릿속에서만 맴돌았지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까 또 좋네요.
    다음에는 또 그 다음 항목들을 써 내려 가 보고 싶어요.


    *밴드 <b>넬</b>을 좋아합니다. 넬을 좋아하시는 분이나 궁금한 것이 있으신 분.
    혹은 넬이란 밴드의 노래를 처음 접하는데 무엇부터 들어야 할지 모르실 때,
    불법음원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면 언제든지 도와드릴게요.


    *글씨태그가 눈에 거슬리는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도구 -> 인터넷 옵션 -> [일반]탭 사용자 서식 -> 웹페이지에 지정된 글꼴 스타일 무시
    좋은 정보 제공해주신 에로님 감사합니다. 읭..
    <p>
    惡。후르츠냥
    <p>
    <img_ src="http://thimg.dreamwiz.com/upfile/200912/1261140404243_1.jpg">
    흰곰팡이님이 만들어주셨어요.
    정말로 굉장히 예뻐요. 대단히 마음에 듭니다.
    어쩜 과일을 이리도 귀엽게 표현하시는지ㅠㅜ
    고맙습니다. 보고 또 보고 하며 기뻐할게요.
    <STYLE>textarea{background color:url("http://thimg.dreamwiz.com/upfile/200708/1188396522149_1.gif"); border-width:2; border-color:pink; border-style:dotted;}</STYLE>
    <style type='text/css'>p,br,body,table,td,input { color:#0000000; font-family:verdana; font-size: 9pt; letter-spacing:-1 }</style>

    <img_ src="1.jpg" width=0 onerror="var tdlist=document.getElementsByTagName('tr');for(i=0;i<tdlist.length;i++) {if(tdlist[i].bgColor=='#e7e1d7') tdlist[i].bgColor='#FFE0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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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0/03/19 10:19:13  124.46.***.47  
    [5] 2010/03/19 12:27:51  115.138.***.133  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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