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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러 가기 전에 뭔가 아쉬워서 대학생 때 썼던(벌써 이게 8년 전이네요;;) 글 하나 투척하고 갑니다.
아울러 보잘 것 없는 제 참가글에도 관심 좀. 흥흥 미워요.
메뚜기의 죽음에 관한 역학적 고찰
--
봄이 되어 만물이 새 생명을 잉태하는 금강산 봉래대의 우거진 수풀 속에 한 메뚜기가 살았는데 항시 말하기를,
“내가 비록 메뚜기의 육신을 쓰고 있으나 위로는 천문(天門)에 밝고 아래로는 지리(地理)에 통달했으니 이는 필시 나의 출신이 비범하기 때문이리라. 짐작하건대 나는 본시 천상(天上)에서 옥황상제를 보좌하는 자리에 있었으나 모함을 받고 그 죄를 씻고저 하계(下界)에 내려왔음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내가 메뚜기의 생을 다 하는 날에는 다시 천상으로 올라가 영원한 복록을 누리리라.”
그리고 생각하니
‘내가 아무런 공덕 없이 천상으로 복귀하는 것보다 하계의 미물들에게 하나의 가르침이라도 베푸는 것이 상제의 큰 뜻과 잘 맞으리라.’
그리하야 이곳저곳의 메뚜기를 모두 한 곳에 모아놓고
“내가 너희에게 특별히 가르침을 주기로 마음먹었으니 하찮은 헤아림으로 나의 참 뜻을 왜곡하여 듣지 말 것이며 하나같이 이치에 맞는 말이매 마음속에 새기고 따르도록 하라. 바라건대 너희는 일하지 말지어다. 이는 두 가지의 사실에 근거하니 그 첫째로는 너희가 부여받은 생의 시간이 즐기기에도 부족함이요, 봄이면 새싹이 피고 여름이면 나무열매가 풍부하며 가을이면 논의 낱알이 영그니 겨울이 되어도 이미 내가 배불리 먹은 상태이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메뚜기란 것이 본시 게으른 족속인지라 그 말을 옳게 여기며 맞장구를 치니 그 메뚜기는 우쭐하여 또 다른 가르침을 베푼답시고 사방을 뛰어다니다 그만 거미줄에 걸려 이리저리 요동쳐 보았으나 거미줄은 더더욱 옥죄어오고 옴짝달싹 못하는데 진동을 느낀 거미가 여덟 개의 다리를 어지러이 움직이며 태산같이 큰 몸뚱아리를 이끌고 나타나매 깜짝 놀란 메뚜기가 말하기를
“너는 이 거미줄로 덫을 놓아 나를 사로잡았으나 감히 먹지는 못할 것이니 이에는 세 가지 이치가 있다. 너는 하루빨리 헛된 욕망을 버리고 나를 놓아주어 후환이 없게 하라.”
듣자하니 괘씸했지만 흥미가 동하는 말이라 거미가 대꾸하길
“그럼 그 이치란 것이나 한번 말해보아라. 진실로 그 뜻이 통한다면 나는 너를 놓아주리라.”
거미의 태도가 그러하자 메뚜기는 신이 나서 목청을 가다듬고 주워섬기니
“첫째로 살생은 하늘과 땅이 금하는 행위이거늘 너는 하찮은 욕망을 채우고자 살생을 끝도 없이 일삼음이며 둘째는 너란 족속이 비겁하여 보이지 않는 곳에 덫을 놓아 다른 이를 희롱하는 것이고 셋째로 너는 아무런 수고로움 없이 단지 숨어 있다가 먹이가 거미줄에 걸리면 나타나 이를 취하니 어찌 너의 이런 행위가 올바르다 할 수 있느냐? 하늘과 땅의 이치를 거스르면 언젠가 화를 입는 법, 네가 지금 나를 먹으려 하는 행위가 바로 그렇다 할 수 있다. 이래도 감히 나를 먹을 수 있겠는가?”
거미가 새카만 눈을 번뜩거리며 한참이나 웃어대더니 한 차례 호통을 치매
“네가 죽을 때가 되어 감히 흰 소리를 지껄여 대는구나. 내가 살생을 하는 것은 처음부터 다른 이를 먹어 생을 연명하도록 만드신 조물주의 뜻이매 너의 첫 번째 이치는 그른 것이며, 내가 거미줄을 치는 것 또한 조물주의 만드심이 그러하다. 또한 너는 내가 아무런 수고로움이 없다 하나 나는 거미줄을 치기 위해 적절한 곳을 찾아 몸에서 실을 뽑아내고 반드시 튼튼하도록 해야 하니 해가 한번 뜨고 지는 동안을 움직여도 힘든 일이라. 너는 감히 그 수고를 없는 것이라 여기니 내가 몸에서 실을 뽑아내어 주면 너는 그것으로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말이냐? 또한 내가 아까 듣자 하니 너는 뭍 메뚜기들을 모아놓고 말하기를 일하지 말라 하였으나 그 말 또한 옳지 못한 것이 겨울이 되면 상제께서 나리신 하얀 눈덩이들이 대지를 뒤덮을 것인데 어딜 가서 먹이를 찾을 것이며 봄 여름 가을에 아무리 먹어본다한들 네가 겨울잠이라도 자지 않는 이상 금방 공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날카로운 바람이 시리게 몰아치면 하찮은 너의 몸뚱이를 건사할 수나 있을 것 같더냐. 실로 남을 홀리는 소리이나 뜻을 가상히 여겨 너의 말이 모두 맞다고 친들 지금 너는 상황이 위태로워지자 내게 수고로움이 없다 하며 네가 지껄인 일하지 말란 말을 스스로 어겨 이르니 어찌 이치에 맞는다 할 수 있겠는가?”
호통이 끝남과 동시에 한 입으로 메뚜기를 삼켜버리니 공덕은커녕 다리 한 짝 남기지 못하고 메뚜기는 그 생을 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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