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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밧데리충전기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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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280633
    작성자 : 밧데리충전기
    추천 : 0
    조회수 : 488
    IP : 221.138.***.107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2/02/20 15:29:10
    http://todayhumor.com/?humorstory_280633 모바일
    작은 하마 이야기
    나는 그저 별 볼일 없는 자그마한 하마다.
    부모님은 따로 떨어져 사시고 나는 아빠랑 살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따로 독립하게 되어서 부모님이랑 따로 살고 있다.집에서 가져온건 그나마 좀 있어보이는 자그마한 기차 모양 장식품과 소량의 돈 이었다.어렸을땐 자주 가지고 놀았던 것 같지만 어느새 그냥 장식품이 된 물건이다. 내일 모래면 결혼식이라는 것에 한없이 들떠 있는 예비신랑이며 자급자족으로 그나마 지금은 자그마한 회사에서 일을하며 자그마한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자그마한 하마이다.아내랑은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되어 몇달 만나서 마음이 통해서 내가 모아둔 돈으로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하게 되었다. 내일 모래는 그 꿈만 같던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그런데..그런 날에..우리 아버지가..돌아가셨다.
    나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뛰어갔지만 늦었다. 네 발을 옆으로 한 채 흰 천을 위에 덮고 있는 그 하마를 나는 우리 아버지라고 단번에 알아보았다.눈물이 나고 여자친구는 옆에서 위로를 해 주었다.
    "하.."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일은 당분간 쉬기로 했다.장례식 치를 준비도 해야하고..또..또...
    "우리 결혼식을 조금 미루자"
    ".."
    다행이 여자친구는 이해했는지 수긍해 주었고 나는 장례식동안 터져나오는 울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교통사고를 낸 뺑소니는 그 모습을 목격한 한 목격자에 의해 경찰에 신고되어 얼마 안가 잡혔다고 한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얼마나 소박하게 사셨는지 아버지 집에 오랜만에 가봐도 변한게 없다.
    작고 낡은 티비와..곧 무너질 것 같은 집, 작은 식탁과 부엌. 그리고 작은 하마.그리고 작은..자동차 장난감.어렸을 때 아버지와 나 두개를 사서 서로 기뻐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통장으로 돈을 넣어드렸는데도 이렇게 소박하게 사시는걸 보니 가슴이 아프다.
    돈을 넣어두었던 통장을 찾아보았으나 나오지 않았다.
    "..."
    좀더 많이 전화드리고 좀 더 많이 들러서 뵐 껄..
    후회된다.하지만 그럴 수 만도 없다.장례식도 치루고 했으니 이제 다음달에 결혼식 준비를 해야한다.
    나는 그 집을 팔기로 생각하고 집을 정리했다.
    "어?"
    몇일치의 음식과 나와 엄마와 찍은 몇장의 사진. 그리고...작은 장난감 기차.
    믿기지 않는다. 조금의 사치도 안하셨다고?
    나는 장난감 기차와 몇 장의 사진이나마 챙기고 그 집을 나왔다.
    하늘이 벌써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내일은 내 생일인데..이제 기억해 줄사람이 있을까...
    아 여자친구가 있구나.
    하지만 내가 내 생일이라고 직접 문자를 보내려다가 부담주기 싫은 마음에
    '기억해주면 해주는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하는 마음으로 집을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다음날 회사에서 일을 하던 중 문자가 왔다.
    "남편 생일 축하해 미리 남편이라고 불러봤어^^"
    그녀의 문자다 입에서 미소가 피어오른다.얼굴에 저절로 번지는 미소는 주체하기 어렵다. 회사사람들도 내가 왜 저리 행복해하지 하다가 하나 둘 생각이 났는지 아니면 기억하고있었는지 선물을 주기 시작해 내 책상에는 선물이 쌓이게 되어 더욱 즐거워 졌다.
    "이정도면 행복하지"
    입꼬리를 위로 올린채 일을 하다 실실 웃기도 하고 행복에 빠져있다가 윗사람에게 혼나기도 하고 정신이 없었다.
    저 멀리 우리 집이 보인다. 오늘 집에서 생일 케익과 같이 선물을 준비해 놓겠다고 문자가 와 난 집 비밀번호를 말해줬으니 먼저 들어가 있을것이다. 그 증거로 우리집 불이 훤하다.
    딸깍
    문이 열리는 소리 어? 거실이 꺼져있다. 밖에서 볼 때는 내 방 불이 켜져있었는데..
    아 내 방 불이 켜져있다 열린 내 방 문틈 사이로 자그맣게 불빛이 나온다. 그러나 거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 내가 올 시간이 됬으니 놀래켜주려고 그러나?'하고 아이같이 순수하게 미소를 지으며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질척..
    바닥이 흥건하다. 물이라도 업질렀나보다. 찐득하고 냄새가 기분이 안 좋다. 음료수라도 쏟았나보다.
    아냐..이제 거실 불을 키면 폭죽이 터지면서
    '생일 축하해!!'
    하고..

    불이 켜졌다. 복도에서 보이는 물이 빨갛다.어라?
    아..아.. 어라?
    손에 들고있던 선물봉투와 가방을 내려놓고 거실로 뛰기 시작한다.
    그 얼마 되지않는 거리가 한없이 멀게 느껴진다.그리고,
    "아.."
    내 여자친구는 부엌칼에 찔려 팔부분과 가슴부분이 피에 흥건히 젖어있었다.
    "어..아아악!!"
    같이 쓰러질것같이 비명을 질러놓고 여자친구를 깨우기 시작한다.
    식탁위에 '생일 축하해'라고 짖궂게 써 놓은 생일 케이크가 보이고 옆에 선물 보따리와 폭죽이 보인다.부엌은 난장판이 되어있고 생일 케이크도 일부분이 뭉개진게 보인다.
    아. 아니야. 아직 안 죽었을거야.
    119에 전화하려는데 자꾸 손이 떨린다.어찌어찌 전화해 그냥 장소를 미친듯이 설명했다. 뭐라고 그랬고 뭘 들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112에 전화해 똑같은 말을 한것 같다.
    "아.."
    손이 덜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맞아 내 방 불이 켜져있었지.
    거기 범인이 흉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채 무심코 그 방으로 들어갔다.
    내 방 역시 흐뜨러져 있어 옷가지며 속옷이며 서류며 다 나와있었다.
    "개새끼..개새.."
    방 하나와 거실과 부엌. 그녀와 평안하게 살 수 있을것만 같았던 우리집은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일어나도 다리가 덜덜덜 떨리다 풀려 주저앉아 병신같이 울기 시작했다.
    "허..허허헝..하.."
    '그래..침착해야되 경찰과 구급차는 언제오지?'
    삐용삐용
    딱 그생각이 나자마자 맞추기라도 한 듯 왔다.
    띵동 쾅쾅쾅
    '벨이면 벨이고 노크면 노크 하나만해..'
    벽을 잡고 천천히 일어나던 중 눈에 띈게 있다
    까마귀 깃털.
    "..."
    나중에 경찰이 오면 보여주기로 하였다.
    문을 열어주자 들 것을 든 사람들이 들어오고 얼마 안 지나 경찰이라고 수첩을 보이며 경찰이 들어왔다.거실로 가보자 여자친구가 흰 천에 덮인채 들것에 실려 나가고 있었다.
    "하.."
    아빠고 여자친구고 전부 똑같구나..
    욕이란 욕은 온갔 해가며 거실에서 머리를 쥐어 뜯으며 결과를 기다릴 때 쯤 경찰이 다가왔다.
    내가 아까 까마귀 깃털을 내 방에서 발견했다고 보여준 형사가 나한테 다가와 말했다.
    "증거가 될만한 건 가져가겠습니다. 혹시 없어진 물건은 없습니까?"
    아...그렇지 없어진것..잊고 있었다.
    "아.."
    나는 주섬주섬 주변을 돌아보려다 무언가 생각난듯 말했다.
    "여자친구한테 선물했던 팔찌가 없어졌어요.."
    맞다. 아까 여자친구 팔에는 내가 선물한 팔찌가 없었다.
    "그 외에는요?"
    나는 내 방에 들어가 물품을 살펴보며 말했다.
    "오디오랑, 라면 두 봉지랑, 엠피랑..부엌.."
    부엌칼. 부엌칼이 없어졌다.
    "부엌..네?"
    "부엌칼이 없어졌어요."
    아마 그게 흉기였나 보다.
    "그리고..또..작은 장난감 기차 두개요."
    두개 모두 없어졌구나..
    "장난감 기차요?"
    "아뇨, 그..장식품 이예요. 기차모양의"
    "예.."
    울고싶어 진다. 회사는 다시 휴가를 내야겠다.
    까마귀..까마귀 깃털..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을 또 치르며 하염없이 울었다.
    진짜 나한테 아무것도 안 남은 기분이었다.목이라도 매고 싶은 기분이었다. 목이 짧아서 안되려나.
    "후우.."
    하늘이 푸르다. 지나가는 구름이 비웃는듯하기도 하고 정신병에 시달려 정신병원에 가보기도 하고 정신없는 날들뿐이다.
    그리고 또 몇일 지나지 않아 범인이 잡혔다는 전화가 울렸다.
    범인을 보러 경찰서에 가보니 경찰서에서는 연신 잘못했다고 말만 했다.
    기껏해봐야 이제 갓 성인이 되어보이는 외모다.실제로 24살 만 22살이라고 한다.
    그 좀도둑 까마귀의 말을 빌려보면 불이 꺼져있는 우리집을 보고 좀도둑질을 하려 침입했다가 하마가 있어서 깜짝 놀라 옆에있던 부엌칼로 찌른거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용서할 수 없었다.
    감옥에는 얼마나 있냐고 물어보니 10년, 10년이라고 한다. 성인도 되었고 살인도 했는데 10년.
    술먹고 홧김에 저지른 짓이라 깎인거라고 한다.내 인생도 10년으로 압축된것 같아 미쳐버릴것만 같았다.화가 난 나머지 까마귀의 뒷통수를 한대 치고 난동을 피웠다. 나도 같이 갇힐 신세가 될뻔했지만 다행히 경찰이 봐 주어서 이번은 넘어간다고 했다. 그래도 내 화는 풀리지 않았다.

    부엌칼도 새로 장만하고, 집도 새로 꾸미고, 회사에서도 잘 안착했다.
    그 일이 있은지 9년이 되어간다.난 어느새 하루하루 일만 하는 기계가 되어 있었고
    주변사람들의 소개팅도 전부 마다했다.
    정신병원에는 아직도 한달에 한번씩 들른다.회사사람들은 다행히 별 신경쓰지 않고 나를 평범하게 대해주고 있다.

    그 까마귀의 출소일.
    나는 모든걸 잊고 그 녀석을 용서해보기로 한다.
    출소자가 나오는 입구엔 큰 떡갈나무가 있다.
    그 까마귀가 나오고 그 까마귀의 부모님이 울면서 두부를 가져다 준다.
    이게 옳은지 모르지만
    "하하.."
    천천히 부엌칼을 들고 그녀석을 떡갈나무 아래로 끌고 간다.
    그 까마귀의 부모가 어리둥절해 있는다.
    나는 경찰 제복을 입었으니 완벽하게 경찰처럼 보일거다.
    그 까마귀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것 같다.
    떡갈나무 아래다.
    끝을 낼때다.
    옆에 있던 부엌칼로 똑같이 찌른다.
    "아아아아악!!"
    까마귀가 울부짖자 그제서야 무언가를 눈치챈듯 그 까마귀의 부모가 뛰어온다.
    끝을 낼 때다.
    내 목에 칼을 똑같이 들이댄다.
    목이 시원해지고 시야가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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