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존중하는 마음에 존댓말을 써야 마땅하지만
애인이 없으므로
음슴체로 갈께요.
난 2005년 6월군번.
주특기는 폭파
공병이었음.
여느때와 다름없는 노란견장 이등병 찌질이 생활을 하던중이었음.
어느것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는데
다음주에 전투평가 검열을 나온다는 것이었음.
그래서 우리소대가 맡은 임무가 화생방에 관련된 것이었음.
9월말쯤이었는데도 낮에는 정말 찌는듯이 더웠음.
그 더운날씨에 하루종일 방독면을 썼다 벗었다가, 화생방보호의를 입었다 벗었다가~
일주일동안 욕들어먹으면서 개고생했음.
결전의 전투평가 날.
상급부대에서 견장차고 대위 중위 두명이 와서 지켜보는 가운데
난 뽑히지마라.. 난 뽑히지마라.... 존나 기도를 외치고 있었지만......
나 포함 10명이 착출되어서 평가를 받게됨..... (왓더헬.......)
가스!!! 소리와 함께
방독면을 15초만에 착용하고..
보호의를 4분(맞나모르겠네.. 기억이 가물가물)만에 착용완료..
보호신발 3분(이것도 가물가물..)만에 착용
마지막으로 보호장갑을 40초 안에 착용하면 완료하는 것이었는데
방독면을 빼네서 얼굴에 갔다대고 고정끈을 뒤로 넘기는순간..
맙소사...........
왼쪽 네번째손톱이 뒤로 완전히 들려버린거임!!!!!!!!
아아아악!!!!!
하지만...... 난 개짬밥 이등병이었음..
내위로 25여명의 고참이 있었음...
여기서 멈추면 ㅈ된다 싶어서 미친듯이 .. 정말 미친듯이 방독면차고 보호의입고 보호신발까지 신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호장갑 끼는데
왼쪽장갑은 차마 손가락까지는 못집어넣을꺼같아서 주먹쥐고 끼어넣고서
총들고 전투자세 취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나보다 빨리한사람은 부대왕고 1명 뿐이었음
(여기서 느낀게 아.. 역시 왕고는 놀고먹어도 저정도는 하는구나.. 였음)
완장찬 대위한명이 나한테 다가왔고 잘 착용하였나 평가가 시작됨
근데 내 장갑을 낀 왼쪽손이 덜들어간거보고
"장갑 제대로차!" 라는 말이 떨어졌음..
근데 차마.. 손톱이 완전히 들려버린 손을 집어넣을수는 없을꺼 같다는 생각에
"저 손을 집어넣고 싶은데 지금 손톱이 이렇게 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라는 말과함께 장갑을 벗어서 보여줬음.
손톱이 완전 뒤집어져서 피가나는 내손을 본 그 대위가
"얘 빨리 옷벗겨!"
라는 말과 함께 선임하사와 평가에 참가안한 선임병들이 와서 신발과 보호의를 벗겨줌.
근데 그 대위가 하는말이
"어라 이새끼 이등병이네. 대단한새끼네 이거"
라는말과 함께
"너는 만점이다. 잘했다. 언능 얘 대리고 의무실 가"
이랬음.
암튼 그러고 의무실 가서 손톱뽑고 ㅠㅠ 붕대감고 부대 복귀하니깐
그 무섭던 선임들이 나보고 잘했다고 담배한갑 던져주고 더운데 고생했다고 콜라도 한캔 던져주고..
소대장과 중대장도 우리소대 평가 잘나왔다며
px가서 과자사와서 주고..
손톱하나 날리길 잘했구나 싶었음..
암튼 그랬음..
이게 끝임..
미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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