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10년 1년, 개인 사정으로 군생활을 보름 남겨두고 말년을 다녀오고 말았다.</p><p><br></p><p>내무실 전체가 행정병이었는데, 나는 이미 부사수를 받았고 인수인계도 모두 끝내서 사무실에 올라갈 필요가 없었다.</p><p><br></p><p>부대에선 4번 남은 당직을 월 수 금 일 퐁당퐁당 끝마쳤더니 나를 방해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p><p><br></p><p>그래서 몰래 반입한 휴대폰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p><p><br></p><p>근데 혼자 사무실 안 올라가고 내무실에서 빈둥거리는 나를 본 행보관님은 그 추운 겨울에 나를 작업의 현장으로 끌고가셨고, 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 했다.</p><p><br></p><p>그래서 대책을 세운게, 아침에 사무실 올라가는 후임들에게 내무실 문을 밖에서 걸어잠그라는 것이었다.</p><p><br></p><p>원래 내무실이 빌 때는 자물쇠를 채워놓고 가야 했는데, 내가 있어서 그동안 자물쇠를 채우지 않았다.</p><p><br></p><p>그런데 그걸 내가 있는걸 무시하고 채우라고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감금당한 꼴이다.</p><p><br></p><p>아무튼 효과는 굉장했다.</p><p><br></p><p>불 꺼놓고 침낭속에 폭 들어가 있으니 밖에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행보관님도 더이상 나를 찾지 못했다.</p><p><br></p><p>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전역을 이틀 앞두고 일이 터졌다.</p><p><br></p><p>아침에 귀찮아서 화장실을 안 갔는데, 그만 배가 꾸룩거리기 시작한 것이다.</p><p><br></p><p>후임들이 점심 먹으러 내려와 나를 풀어줄(??) 때까지 버텨보려했지만 속은 내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폭발하기 일보직전에 몰렸다.</p><p><br></p><p>만약... 진짜 폭발한다면 전역을 이틀 앞두고 정신병으로 의가사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방법을 생각하다 결국 휴대폰으로 중대 행정실에 전화를 걸었다.</p><p><br></p><p>다행히 중대 행정병 녀석이 받았고, 열쇠 꺼내다가 우리 내무실좀 열어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p><p><br></p><p>화장지를 들고 뛰어갈 준비를 하고 있자니 문이 열렸고, 문을 여니</p><p><br></p><p>행보관님이 보였다.</p><p><br></p><p>중대 행정병이 열쇠들고 어디가나 싶어서 따라왔단다.</p><p><br></p><p>그 순간 그렇게도 폭발할것 같던 배가 거짓말처럼 가라앉았고 행보관님이 한 말씀 하셨다.</p><p><br></p><p>"폰 내놔라"</p><p><br></p><p>그렇게 폰을 걸리고, 전역날 새벽 눈작까지 마치고서 폰을 받을 수 있었다.</p><p><br></p><p>아 이런글 어떻게 끝마쳐야하는거야 ㅠㅠ 아무튼 끝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