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썰즈넷 펌] <div><br><div> <div><br></div> <div>내 여친은 집착과 질투가 심해서 진짜 피곤했었다.</div> <div>친구 한 놈이 늦게 입대를 해서 오랜만에 다들 모여 술 약속을 잡았는데</div> <div>여자친구가 무조건 따라 오겠다는 거야.</div> <div><br></div> <div>나는 사내끼리 모여 우애를 다지는 자리에 여자가 끼면 안됀다고 했는데</div> <div>자기가 옆에서 내가 술을 얼마나 마시는 지 담배는 얼마나 피는 지</div> <div>무슨 얘길 하는 지 무조건 봐야 되겠다고 우기더라.</div> <div><br></div> <div>결국 이 문제로 몇 시간을 다투다가 여친이 빡돌길래 내가 먼저 꼬리를 내렸어.</div> <div>방해가 안되겠다는 약속을 받고 당일 날 저녁에 주점에서 친구들이랑 만나서</div> <div>술을 마시는데 여친은 따로 옆 테이블에 혼자 자리 잡고 우리 술 다 마실 때까지 날 구경했다.</div> <div>절대 아는 척 하지 마라길래 진짜 아는 척 안 하고 친구랑만 놀았다.</div> <div>같이 시내에서 돌아 다닐 때 별 생각 없이 신호등 앞에 여자를</div> <div>위 아래로 훑어 봤다가 30분 동안 씹털린 적도 있다.</div> <div>사람 한 번 쳐다봤다고 더럽다니 변태라니 오만 말들은 다 들었다.</div> <div><br></div> <div>여친이 담배연기를 진짜 싫어했는데 담배를 펴도 항상 자기 옆에 있어야 했고</div> <div>세수나 목욕도 무조건 같이 해야했다.</div> <div>무슨 일을 하던지 항상 자기 옆에 내가 있어야 된데.</div> <div>폰에는 엄마를 포함한 모든 여자 번호는 다 지워야하고</div> <div>인터넷 아이디가 있으면 공유해야 했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길 가다가 오랜만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본 친했던 여자 동창생을 만나면 인사는 물론 눈길조차 주면 안됐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 서론이 길었는데 대충 이 정도면 어떤 성격인지 파악이 되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참고로 이때 내 나이가 스물 네살이었고 여친은 열아홉 살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문제는 내가 예비군 훈련을 받음으로써 시작 되었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길게 쓰기도 귀찮고 대충 요약해서 간단하게 쓸테니 이해바람. </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받고 여친에게 곧 훈련 받으로 내려간다고 했다.</div> <div>여친은 검정고시 준비하며 알바를 하고 있었거든.</div> <div>근데 하필이면 여친 휴무일이랑 내가 훈련 받는 날이랑 겹치는 거야.</div> <div>여친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예비군 훈련이 뭐냐고 묻길래</div> <div>지금 받는 건 향방작계라고 어디 경계지에 짱 박혀서 시간 때우다가</div> <div>해질 때 집에 간다고 하니까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돌연 자기도 가겠다고 징징됨.</div> <div>순간 정신이 혼미해서 멍때림.</div> <div>말했듯이 여친은 엄마랑 통화하는 거에도 삐질만큼</div> <div>질투가 너무 심하고 집착도 박살나서 결국 같이 가기로 했다. </div> <div><br></div> <div>우리는 차를 타고 같이 예비군 중대까지 갔다. (면사무소 예비군 동대)</div> <div>여친은 차에 남고 나는 한 시간 가량 동대장님께 설명 들으며 장구류와 소총을 지급 받았다.</div> <div>경계작전지로 행군가고 있는데 여친은 택시를 타고 적정 거리를 두고 나를 미행함.</div> <div>이 후 매복지에서 세, 네 사람씩으로 나누어 참호 안에 짱 박힐 때</div> <div>여친에게 몰래 전화를 걸어 위치를 알려줬다.</div> <div>여친은 내가 동대에서 설명을 듣고 장구류를 착용하는 사이에</div> <div>사둔 치킨을 들고 와서 예비군 아저씨들과 함께 닭다리를 뜯었다.</div> <div>전날에 행정병한테 전화를 걸어서 어떤 훈련이고 어디를 가는 지 알아 두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 </div> <div><br></div> <div>나랑 같이 참호에 있던 예비군 아저씨들이 멀리서 여자가 걸어오니까 많이 놀라했는데</div> <div>내 여친이라고 하니까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 소리 내더라.</div> <div>걸리면 곧장 퇴소 조취를 받기에 나한테 뭐라고 말 하려다가</div> <div>여친이 들고 온 치킨에 표정이 해맑아졌다.</div> <div>11월이라서 날씨가 쌀쌀했는데 여친이 옷을 춥게 입고 와서</div> <div>야상을 벗어 입혀주고 머리로 열기가 빠져 나간다면서 머리에 방탄헬멧 씌어 줌.</div> <div>헐렁하고 삐딱한 게 귀여워서 빠게다가 쳐맞을 뻔 했다. </div> <div><br></div> <div>작전지가 해안에 암초들 위에 만들어진 진지였고 의자가 있길래</div> <div>두 개 들고 와서 붙어 앉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여친 어깨에 어깨동무 하듯이 손 올리고 다리를 꼬아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소총 거치대에 올리고 바다를 바라 보는데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름 낭만적이더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멀리서 부터 누가 오는 지 보이기에 들킬 염려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스릴 있고 재밌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끝나기 30분 전에 근처 도로에 주유소가 있어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쪽으로 택시 불러서 여친 보내 놓고 한 숨 잤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쓰고 보니 별거 없네. 너무 무미건조하게 쓴 듯. 어짜피 그 때 무슨 얘길 나누었는 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금은 기억도 안나기에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간략하게 적어서 재미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따라 하는 예비군이 없길 바란다. </span></div> <div><br></div></div></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