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나라가 진정한 국민의 힘으로 주권을 되찾은 날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 땅에 국민의 주권이 돌아온지 20년이 되었다고, 축사를 하는 것을 보고 들었다.

 사람들은 들떠 있지 않았다. 대부분 일요일에 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이 방송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고 있었고, 대통령의 연설은 다른 채널에서 하는 시시껄렁한 프로그램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다. 

 나라의 크기가 프랑스의 1/4밖에는 안되지만, 세계 경제권 11위인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이것은 영원히 지속되어야 한다고 발표한 그 다음날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어느 신문에서도, 대통령이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연설하였다는 기사를 나는 헤드라인에서 보지 못했다.

 우리나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어느 신문의 어느 페이지에서도, 대통령이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이것은 영원토록 변치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였다는 기사를 나는 보지 못했다.

 다만, 박씨 성을 가졌던 사람의 딸과, 세월이 흘러 엄청난 경제대국이 된 우리나라에 경제위기가 닥쳤기 때문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박씨와 비슷한 느낌의 이씨의

 지지 포인트-나는 이것을 비율이라고 말하고 싶다-의 상승, 하락에 대한 이야기만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신문들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뭔가 이상했다.

무엇인가 말하고 싶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분명히 말해야하는데
꽁꽁 얼어붙은 얼음만이 입 안 가득히 들어차 있었다.






                                                                           -열기가 넘처나는 6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