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이 아이들에 `숙명론' 심어주나>

[연합뉴스 2007-02-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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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교육청, 中 신입생 안내책자에 `혈액형별' 공부법
항의 잇따르자 문제 내용 삭제한 뒤 대체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교육 당국이 중학교 신입생 안내책자를 발간하면서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혈액형별 공부법'을 실었다가 항의가 거세게 일자 내용을 수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교육 당국이 무한한 꿈을 꾸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삶의 길을 제시하기보다 오히려 `혈액형별 공부법'과 같은 내용으로 아이들의 잠재성을 가두고 마치 정해진 숙명론을 따르도록 강요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서울 강남교육청은 최근 2007학년도 중학교 신입생의 교과 학습을 도와준다며 `너, 아니? 중학교 ○○ 공부 이렇게 한다는 거!'라는 제목으로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논술 등 교과 안내자료 6종을 개발해 관내 39개 중학교에 보급했다.

이중 수학 자료에는 `[참고] 혈액형별 공부법'이라는 코너가 있어 혈액형별로 아이들의 성격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공부방법을 요약해 소개하고 있다.

A형은 `신중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성실한 사람'으로, B형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감각파'로 O형은 `신념이 강하고 이상이 큰 사람'으로, AB형은 `자신의 주관을 갖고 정한 길을 걷는 사람'으로 나누고 각 성격에 따른 공부법을 소개했다.

하지만 혈액형과 성격 관계는 과학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 나라나 일본 정도에서 점성술이나 사주운명학이 흥밋거리나 일부 심리학의 연구 대상으로 오르는 정도다.

혈액형과 성격의 관계는 특히 일본에서 많이 연구되는데 인종에 따른 차별성을 정당화하는 우생학이 득세하던 1920년대 독일에서 유학했던 한 일본 심리학자가 연구를 한 적이 있으며 1970년대에 일본의 한 작가가 관련 서적을 내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정도다.

그런데도 교육 당국이 마치 혈액형에 따라 아이들의 성격이 다를 수 있는 것처럼 교재에서 소개하고 있어 잘못된 과학관을 조장하는 과오를 범했으며, 그것도 과학과 논리력을 가장 중시하는 `수학' 교재에 실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남교육청 관계자도 21일 "교재 집필자의 말에 따르면 관련 내용은 인터넷에서 얻은 자료와 아이들이 하는 말, 일부 도서에서 나오는 내용을 참고해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스로 과학적 근거가 희박함을 인정했다.

`혈액형별 공부법'이 아이들에게 잘못된 과학관을 심어주는 것 외에도 자칫 혈액형에 따른 성격 이론에 빠져들다 보면 정해진 숙명론과 같은 자기 암시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성격 형성은 선천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요인도 강하게 작용하는 점을 간과할 수 있으며 `난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하는 식으로 스스로 자신의 잠재성을 무시하고 자신을 좁은 울타리 안에 가둬 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간이란 `개인'으로 판단해야 하는 존재이며 외모나 나이, 출신 지역, 혈액형처럼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을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고 단정 지어 버리는 것은 위험한 폭력 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아직 혈액형에 대한 개념 이해가 부족한 12∼13세의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청이 직접 발간한 교재에서 이런 내용을 실었다는 사실은 문제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아산병원 진담검사의학과 권석운 교수는 "혈액형과 성격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으며 인간의 능력을 혈액형과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혈액형별 공부법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며 자칫 아이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 위험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강남교육청은 교재 보급 후 항의가 잇따르자 관련 내용을 수정하고 `혈액형별 교육법'에서 `혈액형'을 삭제하고 `다양한 교육법'이라는 내용으로 다시 작성해 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예산상의 문제로 기존에 보급한 교재는 수거하지 않고 관련 내용을 새로 인쇄해 덧붙이기 하는 정도이며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관련 내용도 다시 수정해 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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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에서 된장냄새가 풍겨와요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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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인데 오늘 학교도 못가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