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3.
수험생인 나는 주말에 오후 5시까지 있던 보충학습을 마치고
개날라리처럼 타이트하게 수선한 폭풍 간지 교복 단추를
야수처럼 풀어헤치고, 교복과 내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며
주머니에 손 넣고 mp3 들으며
혼자 고독을 씹으며 아파트로 향하는 길이었다.
(참고로 겉모습은 개멋 잔뜩부린 반지르르한 날라리 같은 학생이었지만 공부좀 하고 쌈지랄은 안했음 ㅋㅋ)
우리 아파트 앞에있는 도로를 걷던 중
내 앞에서 마주오는
왠지 검은 정장 입은 형님들이 잔뜩 내릴 것 같은 검은색 그랜저가 날 스쳐지나가던 와중에
내 바로앞에서 주황색 풍선이 떨어지더라.
'이것들이,,, 지금 쓰레길 그냥 버리네?'
뒤를 한번 힐끗 쳐다보면서 아니 째려보면서 가고 있는데 차가 갑자기 멈추더니 후진을 하더라.
'아 버린게 아니구나..'
착한 나는 뒤돌아서 그 주황색 풍선을 주웠지.
내 바로 앞에서 차가 멈췄고
뒷문과 앞문 창이 모두 열려 있었는데..
난 연예인 가족을 본 줄 알았다.
앞 보조석에 30대 초반처럼 보이는(동안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머리털이 삐죽 튀어나오기 시작한 예쁜 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내가 원래 아이를 좋아해서 예뻐하지만
이 아줌마 완전예뻐!! 코피팡-
바로 뒷자석엔 창틀에 얼굴만 빼꼼히 내밀던 어린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뭐랄까..김태희 누님이 6살일때 얘보다 예쁠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내가 머리털 난 후로 그렇게 예쁜 유딩은 처음봤다.
6살 정도로밖에 안보이는 아인데 큰고 똘망똘망한 눈을 가졌는데 쌍커플도 있더라 -0-;; 난 아직도 없는데
피부도 아주 뽀얀게 그냥 완전 인형처럼 예쁜데
주황색 풍선들고 있는 날 빤히 쳐다보는데 순간 화끈할뻔함.
'아냐, 나 로리 아냐'
마음을 다 잡고. "이거 니거니?" 하면서 주황색 풍선을 뒷자석 아이한테 넘겼는데
얘가 눈웃음을 컥
코피
컥
헉헉
내 가슴이 두근..세키레이(만화 제목),,, 그 꼬마앤 내 아시카비..
암튼,, 앞에 앉은 아줌마가.. 아 누나라고 부르고 싶다.. 완전 젊어보이고 여신급이었는데..ㅜ
암튼 그 아줌마가 "고맙다고 해야지. 감사합니다~해 봐" 이랬는데
뒷자석 그 애가 그냥 씹음..-0- 말을 못하낭 ㅋㅋ 부끄럽나? ㅋㅋ
그 꼬마.. 너 혹시.. 나한테 반했니? 그래도 안된단다.. 오빤 로리 스탈 아니야..
오빠가 10년 기달려줄테니 그때 오렴^^
하긴..나 연예인 발끝..말고 무릎 정도 쫓아갈만한 비주얼이니까..풉..
모델하라고 캐스팅 받은 나니까..풉..믿거나 말거나, 암튼
그 꼬마가 고맙습니다 할때까지 아버님과 어머님 (갑자기 호칭이 바뀜) 이 기다리셨는데
끝까지 안하고 나만 멀뚱히 쳐다보더라..미소짓은 여신같은 모습으로..컥..코피 또..
나 순간이나마 그 애한테 흔들렸다.
이건 진심이다.
결국 어머님이 "고마워여 학생"
"아니에요^^. (그리곤 꼬마를 쳐다보며) 담부턴 떨어뜨리면 안돼~ 안녕~" 하면서 손을 흔들었는데
아니 얘가 손을 같이 흔듬..컥.. 완전..내꺼하고 싶다.
결국 그렇게 그 꼬마는 내 마음을 훔치고 알수 없는 곳으로 날 떠나갔지만..
내가 누구냐. 나 존나 시크한 모델핏 학생임.
날라리처럼 (정확히 말하면 모델처럼 보이고) 시크하다고 소문난 우등생인 내가 뒤를 하릴없이 쳐다보지는
않았지 물론.
근데 왜 그런진 몰라도 그때 그 그렌져의 번호판을 외우고 있었다,,
그 꼬마애 보고싶구나.. 그 때가 05년이었으니 지금쯤이면 초등학교에서 여럿 남자애들을 울리고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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