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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배아니야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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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247526
    작성자 : 그배아니야
    추천 : 2
    조회수 : 1107
    IP : 211.210.***.93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8/22 15:58:47
    http://todayhumor.com/?humorstory_247526 모바일
    이상한 여자
    1년전 나는 남자친구와 술자리중 우연히 그친구의 여자친구 둘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모두 같은 고등학교였던 탓인지 금방 친해질수 있었다.

    밤 24시즈음이었을까  그 여자둘 중 한명은 집에 가야하므로 집에 간다고 한다. 내 친구는 더 놀자고 하지만 집에 가야한다고 한다. 그럼 남은 한명의 여자친구도 같이 가겠구나 싶었으나 안갔다.

    저녁 늦은시각 자신의 친구가 집에간다해도 술자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이런 여자는...
    의리? 라고 해야할까 한국인 정서상 술자리를 깨는 사람은 역적이 되기 십상인데 그걸 지켜주려는듯 보이기도 했다.

    그런 첫만남이 있은후 3개월이 지나갔다.
    본래 나는 여자친구와 교재중이었다. 그러나 그 의리좋아보이는 여자는 그 첫만남이 있은후 잦은 연락과 만남의 요청으로 약간 피로해지고 있었다. 물론 서로의 집이 가까워 부담스럽진 않았으나 여자친구에게도 자꾸 말하고 만나는것도 맘에 들지 않으며 여자친구와 데이트중에도 자꾸 연락하는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난 그녀가 부른자리엔 늘 또하나의 그 친구 한명을 대동 시켰다. 

    이시기에 느꼇던 것은 그 의리좋은 친구는 참 약속시간을 소홀히 하는구나라고 느꼇다.
    첫만남이후 주욱 30분에서 1시간 은 기본적으로 약속시간을 늦는것이다. 물론 그 약속은 그친구가 먼저 정하고 늦는것이다.

    그러나 의리가 좋다. 그렇게 느꼇던 나는 그러한 문제도 문제삼지 않았다. 그래도 늘 대동했던 처음의 그친구는 그게 맘에 들지 않았던지 종종 약속시간을 지키라 말했다.

    그럴때마다 지금까지의 웃는얼굴은 어딜갔는지 무슨 초식동물을 바라보는 맹수의 눈빛으로 정색하고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과거 약속시간에 대한 주제로 좋지 않은 경험이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 정색을 하며 달려드는 논리적 근거가 특이하다.

    친구 (여)드라마 보고 있었다고 그러면 늦을수도 있자나.
    친구 (남) 최소한 너가 보자고 하고 약속시간을 정했으면 지키려고 하거나 미안해해야하지 않냐
    친구 (여)그럼 너희도 늦게 나와

    난 여기서 궂이 깊게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느꼇다. 동문서답이기도 하면서 저 공감능력 결여된대화를 보고 
    위험감지 더듬이가 최대한 올라갔다. 
    한번의 대화로 한 인간을 평가한다?? 무섭다. 그런 어리석은 행동은 10년후에 하는게 현명하다 등등 
    그래 알고 있다. 단한번의 행동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것은 내 인생철학과도 맞지 않다.
    그러나 이건 뭔가 드러날듯 드러나지 않는 혹은 깊은 호수의 수면 바로아래 보호색으로 위장해 먹이를 기다리는 느낌을 받았다.

    감정이입과 공감능력이 크게 결여된 저 말은 내게 무서움으로 다가왔다.
    내겐 저런 비슷한경험이 있었다. 
    지인의 죽음을 애도하러 가는 길을... 자기는 저녁을 먹었으니 가지 않겠다고 말한 그사람
    그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세상 어떻게 돌아가도 난 나다. 

    그이후로 가급적 그 의리녀 의 전화나 문자는 대답은 해주되 만나지는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고 실천했다.
    그러나 그렇게 피상적인 대답과 문자로 대답을 날리다보니 그녀도 화가난듯 했다.
    왜 그러냐고 묻는다.
    그러나 내 위험감지 더듬이가 널 똑바로 향하고 있다고 말할수 없다.
    나 "나 여자친구도 있는데 너가 자꾸 연락하는거 부담스럽다 적당히해"
    이말을 하면서 나는 참 매정한 놈이구나 생각도 했다. 이말은 관계를 끊고싶다란 말을 돌려서 말한것 뿐인데
    미친개를 건드린걸까
    "그럼 나랑 사귀자"

    당연히 싫다고 했다. 그날 새벽 무슨 술을 얼마나 마시고 온건지 우리집앞에서 내이름을 소리질러 부른다.
    아버지께 한소리 듣고 나간다.
    역시 엄청난 술냄세다. 살면서 입에서 술냄세나는 사람을 두번 봤다. 아버지랑 동생...(모두 술을 사랑)
    이걸로 세번째다. 뭔 술 쩐네가 이렇게 나는지 나는 급하게 그녀의 집으로 대려간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내가 싫으니' 이런말들이 많이 나왔다. 음...약간 이해하기 힘들었다. 조금도 오해의 씨를 남기지 않으려 나는 여자들과의 관계를 신경쓴다. 친절하지도 않으며 되려 쌀쌀 맞다. 
    (이런 행동은 20대 이후 누구에게나 친절하던 나의 행동이 많은 불화를 낳게된 원인이라고 생각한 부분에 근거한다.)

    그럼에도 이여자는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라고 착각한것일가? 단둘이 만나는것을 부담스럽게 여겨 늘 그친구도 대동시켰음에도 불구하고...아니 마지막에 쐐기로 돌려말한 저 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공감하는 부분과 감정이입이 되는부분이 많이 미흡한건 알고 있었다. 그러한 자기본위 자기중심적 해석이 이렇게 그녀를 만든것일까 
    바래다주는 길에서 난 많은 생각을 했던것 같다. 그와중에 계속 넘어지려던 그녀를 잡아주었다.

    그녀의 집앞이다. 일반 주택으로 총 10개 이상의 계단을 올라가야했다.
    미안하지만 여자친구 이외엔 필요없는 스킨쉽을 삼가한다. 그러나 이여자는 지금 지렁이 같은 운동능력을 가졌을 뿐이다. 잠시 망설였다.

    손을 잡고 올라가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때 날 와락 품에 앉는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껴앉아면서 내턱에 그녀는 해딩을 했고 나는 턱에 충격으로 다리가 풀렸다. 이건 애니에서 보던 상황 같았다...여자가 아래있고 내가 위에있고 이상했다 아무튼...
    급히 일어나 일으켜 세워 주지만 일어나질 않는다. 다리를 보니 힘을 주지 않는것이 역력했다.
    턱도 맞아서 어지럽고 일으켜세우는건 힘들고 아까전에 아버지에게 한소리 들은것도 약간 적용되어 
    화가나기 시작했다. 일부러 일어나지 않는것 같아 화가 났다.
    뭔가 함정같기도 하고 날 이용하는 기분이 들어 더 화가 났다. 아까전에도 분명 쓰러질뻔한걸 세워줄땐 다리에 힘이 들어가보였단 말이다.
    난 뒤에서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서울구경 겨드랑이버젼 자세) 힘으로 무작정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집에 돌아간다고 인사하고 바로 뒤돌아 집으로 가는데 10-20걸음 걸었을까 왠지 그녀의 상태가 궁금했다.
    집으로 완벽하게 대려다 주지 않은 남자로서의 부족한 배려에 후회했다. 뒤를 돌아보자 서울구경으로 일어난 자세 그대로 꿈쩍을 않고 서있는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나는 옆의 나무뒤로 숨어 지켜보았다.

    꿈쩍을 않고 서있다. 정말... 3분에서 5분까지 꿈쩍도 않코 서있는 것이다. 나는 이게 도데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상념에 빠진걸까 저런 인사불성상태에서 무슨 생각을 저리도 하는 건가 왠지 근무서는 느낌이다 등등 그러나 그녀의 움직임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옷매무세를 만지고 가방을 뒤져 핸드폰으로 얼굴을 확인하는등 지금까지와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때의 내 심장소리를 잊을수 없다.
    그후 그 계단을 그 계단을 한개도 제대로 밟지도 못하던 그녀가 4-5분가량 상념에 빠지는듯 싶더니 기력이 충전된걸까... 성큼성큼 몸에 한점 흐트러짐 없이 걷는다. 그리고 아주 정확한 동작으로 열쇠구멍에 열쇠를 꽃고 들어간다. 빠른걸음으로

    난 무서웠다. 

    내가 본것은 대체 무언가 


    당장 저여자와의 모든 관계를 끊어야 겠다. 생각했다. 
    왠일인지 그일이후 한동안 연락조차 안왔다.

    그리고 연락이 왔다. 안받았다. 
    그날 다른 친구와의 약속이 있어 만나러 나갔다. 그렇게 만나던중 그녀가 왔다.
    뭐지? 어떻게 왔지...이 귀신같은 여자가 진짜 귀신인가? 난 웃으며 인사했지만 내 한쪽 입꼬리는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그동안 뭐했냐는둥 아까 전화는 왜 안받았냐는둥의 질문이 전혀 없다. 
    형식적으로 굉장히 따뜻해보이고 즐거워 보이는 대화가 계속 오갔다.
    전혀 그 알맹이는 존재하지 않는 대화들... 

    그때 친구가 이런말을 했다
    "야...너가 보자고 했으면 너가 일찍 나와있어야지 오늘도 늦냐"

    ???
    뭐지...그럼 오늘의 이자린 이여자가 주선한건가? 그렇다면...나에게 전화온것도 단순히 친구들끼리 어울려 놀자는 것?? 아니 그런데 나는 이남자친구의 연락으로만 나온건데...

    설마...당했다. 간파당한것이다. 이여자는 이자리에 내가 나와있는것으로 여러가지 의미의 정보를 얻을수 있었을 것이다. 

    그때 그녀의 청천벽력같은 고함이 이어졌다
    "그럼 너희들도 늦게 나오라고!!!"

    ???
    뭐지??? 난 그때 간파당한 사실과 친구의 말로 하여금 그간파당한 사실도 내가 알고 있다고 그녀가 눈치챘겠네 라고 생각하는 찰나였다. 
    "너희들도 그럼 늦게나와! 그럼 문제 없자나??"
    그러면서
    "정말 어이가 없다. 나 갈게"
    하며 배꼽인사를 한다. 90도 배꼽인사를...정말 정중하게 배꼽인사를 했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p.s-이후로 난 내 여자친구를 더욱 사랑한다. 내영혼도 팔고 싶을정도로 사랑하고 있다. 이상한 그여자 덕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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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2 16:27:26  203.25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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