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적습니다.

1.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단일화

적전분열의 상황에서 안철수의 기자회견으로 사태는 일단 일단락 되었지만

아직 갈 길은 구만리다.

일단 야권에서는 삼자구도라는 패배가 불 보듯 뻔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단일화로 보여줄수 있는 효과는

가장 적게 얻은 한마디로 최악은 면했지만 차악을 선택한 구도가 되고 말았다.

단일화 과정에서 문-안 두 사람의 토론은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지만 캠프대 캠프의 구도로 보면

거의 개싸움의 수준이 되고 말았다.

지나치게 조용하게 평화롭게 이루어지는 단일화도 이슈라는 측면에서 별 볼일 없는게 사실이지만 정책의 토론 보다는

단일화 방식을 두고 치킨 게임을 벌이는 듯한 양상은 양 측 지지자들의 날 선 대립각을 만들어 내고 말았던 것이다.

까놓고 말하건대 마치 처음부터 단일화에 대한 협상 보다는 치킨런을 벌이자는 각오로 이빨을 내세우던 안캠....특히

박선숙이나 이태규의 행보는 결과적으로 안철수 본인에게도 독이 되고 말았다. 

결국 급조될수 밖에 없었던 안캠의 현실이 보인 순간이다.

반대로 보자면 여권에서는 최선의 결과는 아니지만 차선의 결과는 얻은 셈이다.

안철수의 사퇴로 단일화는 종결되었지만 양 캠프가 웃으면서 포옹하고 문재인-안철수가 악수 하면서 손을 들어 올리는

대화합의 드라마-새누리 입장에서는 최악의 악몽-는 없었고 양측의 지지자들만 아직도 설왕설래 하는 양상이 된 것이다.

2.

차후의 양측 전략은 어떻게 될까?

일단 새누리를 놓고 보자면 이미 전략의 방향은 정해진 듯 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1/24/2012112401113.html?news_top

좃선 기사인데 클릭질도 아까운 분들을 위해서 말하자면 안철수가 양보가 아닌 사퇴의 형식으로 물러난 것과 눈물을 보인

이유가 바로 문재인의 비열함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좃선 답다고 코웃음 칠 분들도 많겠지만......좃선은 그리 만만한 놈들이 아니다.

저 기사에서 향후 수구의 공세 방향이 보이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마디로 안철수 지지자들의 표를 문재인에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것이며 그것을 위해서 가장 좋은 전략은

안철수는 피해자 문재인은 비열한 가해자 라는 도식을 성립 시킨다는 것이다.

때마침 안철수가 기자회견 에서 보인 눈물이 있었으니 금상첨화인 상황이고..........

눈물이 뭐 대수냐? 만감이 교차해서 그런거지.....라고 웃어 넘길 분들은 탄핵 사태때 그야말로 개박살 날 상황에서 한나라당을

살린게 다름아닌 박근혜의 눈물이었다는 걸 기억 해보시라.

그 눈물쇼에 쏟아진 동정표가 한나라당을 살리고 참패가 뻔한 선거에 희생양 겪인 대표직을 떠 맡았다던 박근혜가 일약

당권을 휘어잡고 이회창을 팽시키고 지금의 자리에 까지 오게 한 것이다.

문재인에게 가해자 라는 딱지를 붙이고 안철수에게 피해자라는 옷을 입혀 안철수 지지층들의 이반을 일으키는것...이게

현재 수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세 방향이다.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일베 라는 특정 사이트를 언급하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보인 것도 이같은 이유다.

일베? 그까짓게 뭔대......하실 분들 많겠지만 일베 구성원 각각이야 절대 다수가 상찌질이 집단일지는 몰라도 넷상에서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부추기면 그들의 키워질은 분열의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걸 잊지 말자.

설마하니 사법부에 맞겨야지 그런 찌질이들을 왜 상대하냐 하실 분들은...........대한민국 사법부의 정체성 부터 상기해 보시고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룰 각오를 하라는 경고는 시의 적절한 거다. 적어도 찌질이 들에게 겁은 줘야지

3.

안철수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

안철수 정도 되는 인물이 정치판에 투신을 각오 했을때는 결코 녹록한 맘으로 들어오진 않았을 것이다.

인기가 높으니 이번 대선에 모 아니면 도 심정으로 들어온 것은 아닐 것이라는 거다.

그가 일전에 말한 것처럼 진흙탕 싸움도 마다 않겠다는 각오라면 지금이야 말로 그 시작인 것이다.

대권까지 노렸던 각오이고 그 꿈을 접지 않았다면 그에게 남겨진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중앙정치판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정치인이 의원직을 잃고 당의 요직을 잃고 행정부에서 자리를 잃으면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만다.

오죽하면 나쁜 기사라도 계속 언급되는게 언급조차 없는것 보다는 낫다고 말하지 않나.

하지만 대선 이라는 이벤트에서 한 발 물러나는 안철수에게 사실상 정치인으로 남은것이 없다.

대선 후보를 경합 할때의 그는 대한민국 정계를 뒤흔들 태풍의 눈 이었지만 대선 이벤트가 끝나는 순간 그는 의원도 아니고

소속 정당도 없고 다져놓은 지역구도 없는 일개 야인이 되는 것이다.

야인이 잊혀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작년인가...... 유시민이 나꼼수에 나와서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의원직에서 물러나고 보니 의원직이라도 없으면 정치인이 할 수있는건 아무것도 없더라."

아무리 이상이 높아봐야 그걸 현실에서 실천시킬 힘이 없는 정치인은 차라리 이상도 뭣도 없지만 힘만 있는 정치인 보다

못하더라는걸 깨달은 처절한 현실 인식의 결과였다.

그런 현실을 보면 안철수가 지금 처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취할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 입당 밖에는 없다.

민주당 이라는 소리에 또 몸서리 칠 분들 많겠지만..........냉정히 현실을 한번 보자.

안철수가 대선 이후 독자적인 정당을 세워서 살아남을수 있을거라 보는가?

감히 말하건대 그럴 가능성은 없다. 

정당이란게 힘을 얻을려면 소속 구성원에 시의원도 도의원도 시장도 도지사도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최소한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 정도의 구성원은 있어야 한다.

그런대 다음 총선은 4년 뒤다. 

지금은 대선 기간이지만 대선이 끝나면 모든 정책과 정치력은 국회와 차기 정부에 쏠린다.

이 과정에서 지금의 안철수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없다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

안철수 그리고 그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진짜 인물들(선거 전략 차원에서 포섭된 인물이 아니라)이 함께 여당이 되건 제1야당이

되건 두 길이 남은 민주당에서 확실한 자리 매김을 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고........

시민운동가 출신이자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조차 왜 민주당에 입당했는지 상기해 보자.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건 바로 문재인의 역활이다. 이데 문재인 안철수가 남은 대선기간 동안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키워드고

문재인도 안철수도 지금 서로가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니...........

두번째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안철수는 문재인의 분신이라도 되는 양 뛰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제 대선의 남은 향방은 오로지 안철수가 어떤 움직임을 취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건 안철수의 미래 정치생명 과도 직결된 문제이다.

2번에 기술한 것과 연결된 문제인데...안철수의 지지세력이 어떤 사람들이라고 보는가?

안철수는 민주당 보다 훨씬 보수에 가까운 인물이다. 한국의 기형적인 정치성향 나누기가 아닌 객관적인 눈으로 보면 그렇다는 거다.

안철수의 지지자들은 

첫째 문재인도 안철수도 좋지만 안철수가 더 좋은 사람들(아마 오유의 안철수 지지자들 대다수가 이쪽에 포함될거라 본다)

둘째 민주당도 새누리도 다 꼴보기 싫은 정치 혐오층인데 안철수라는 새 바람에 기대하는 사람들

셋째 안철수VS박근혜 구도에서 라면 안철수에게 표를 주지만 문재인VS박근혜 구도에서는 박근혜에게 더 가까운 사람들 즉 자신들이 진짜 정통 보수라고 믿는 사람들(혹은 착각하는 부류)

크게 분류 하자면 이 세부류이다.

첫째 계층은 단일화만 되면 문재인에게 표가 갈 사람들이지만 둘째 셋째는 상당히 다르다.

특히 둘째 계층에게는 안철수가 민주당에 당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대부분의 표가 포기로 갈 수 있고 셋째 계층은 말 할 것도 없이

박근혜에게 옮겨갈 표인 것이다.

두번째 계층은 흔히 말하는 정치 혐오 계층이고 세번째는 새누리도 보수로서 미덥지 못하지만 민주당은 좌파라고 믿는 계층인 것이다.

그래서 수구의 공세 전략이 바로 두번째,세번째 계층의 표를 이탈시키자는 것이기도 하고...........

때문에 남은 기간동안 안철수가 비록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은 많았지만 나는 지금 문재인을 지지하며 그와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기존의 조용한 안철수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말하고 뛰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안철수가 이렇게 움직이면 수구의 이반

전략은 자연스레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건 안철수 본인에게도 생존 전략이다. 안철수가 남은 기간동안 특별한 행동이 없이 대선이 끝난다면

설령 대선에 이긴다고 해도 단일화 과정에서 패하고 정권창출에 별다른 공헌도 없는 인물이 될 뿐이고 대선에서 패한다면

본인의 대통령 욕심은 있었을지언정 부정한 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권력구도를 만들어낼 의지는 없었던 인물로 남을 뿐이다.

허나 반대 상황이라면 정권 교체의 가장 큰 공헌자로서 향후 민주당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수 있을 것이고 패한다고 해도

할 일은 다 해낸 사람으로 향후의 기반을 확고히 다질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4. 

문재인은 어떻애햐 할까?

대선의 가장 터닝 포인트를 돈 지금 사실 문재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남아 있지 않다.

어차피 각자 지지후보가 확실한 사람들은 변화가 없을 것이고 가장 중요한 부동층 민심의 향방은 안철수가 어떤 제스쳐를

취하냐에 따라 갈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재인이 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든 안철수를 끌어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끌어 않지 못하면 문재인은 십중팔구 패한다.

단순히 지지율 조사를 믿지 말자. 중요한 건 실제 투표로 옮겨지는 표가 문제인데 이 표는 어느 대선에나 변함이 없었다.

저 쪽은 무조건 40%는 기본이고 이 쪽은 다 끌어 모아도 30%가 한계다 그래서 부동층과 일부 보수 성향의 표까지 필요 한 것이고

그래서 단일화가 절실했던 거다.(왜 DJ가 JP를 포섭했는지 노무현이 정몽준과 손을 잡았는지 기억하자)

안철수를 끌어 않으려면 대선 이후 가시밭길에 던져질 지도 모르는 안철수에게 확실한 자리를 민주당내에 만들어 줘야 한다.

단순히 입당 권유 따위로는 안된다. 적어도 안철수 본인에게는 공동대표 급의 자리를 그리고 안철수의 동지들에게도 적절한

안배를 해서 그가 민주당 내에서 고립되지 않을 만한 자리는 마련해 줘야 하는 것이다.

물론 문재인이 주축인 친노 세력의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은 말 할 것도 없다.

나아가서 정권이 교체 된다면 안철수의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인수위 부터 끌어 앉고 그와 정책적으로 타협해 나갈 것을

약속하고 문재인이 민주당 내에서 가졌던 위치와 역활을 안철수에게 넘길것 까지도 약속해야 한다.

최소한 안철수가 민주당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매김하고 고립되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정책에 까지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수 있다는 만족감 정도는 안겨줘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약속이야 순전히 두 사람이 서로를 얼마나 믿고 있느냐의 문제이고 문재인이 얼마나 안철수에게 더 신뢰감을

주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