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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레몬샤벳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1-06-01
    방문 : 31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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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16418
    작성자 : 레몬샤벳
    추천 : 2
    조회수 : 2480
    IP : 116.47.***.57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6/15 19:50:26
    http://todayhumor.com/?panic_16418 모바일
    [브금주의] 과거로 가는 약
    <embed src="http://pds18.egloos.com/pds/201104/02/32/ost_28.swf">




    최재욱.
    이제 고3으로 올라가는 그에겐 수능이란 것 이외에도, 아니 오히려 큰 압박감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을 괴롭하는 녀석.
    그 녀석이랑 같은 반이 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지금까진 같은 반이 된적이 없어서 괜찮았다고 볼 수 있었다.
    적어도 쉬는시간만큼, 아니 수업시간만큼은 괴롭힘당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달랐다.
    녀석은 그의 뒷자리에 앉아 항상 그를 괴롭혔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자신과 이름이 같다는 것.
    최재욱.
    그를 괴롭히는 소위 일진인 녀석도 최재욱이었다.
    흔치 않은 이름이었지만, 놀랍게도 동명이인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일 역시 10월 1일로 같았고, 생김새역시 묘하게 닮았다.
    아니, 언뜻봐선 완전 판박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은 바로 싸움실력과 몸집.
    녀석은 축구나 다른 운동을 하지 않고 오로지 싸우기 위해 몸을 달련했다고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은 확실했다.
    오늘도 역시나 녀석의 괴롭힘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지독했다.
    심부름같은 건 이미 괴롭힘이란 범주에서 벗어난지 오래.
    담배빵을 시키는가 하면, 수시로 때리는 건 기본에 온갖 치욕스러운 일까지 당해야 했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여자의 가슴을 만지고 오라는 둥, 어린 꼬마에게 니킥을 날리라는 둥, 결코 평범한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시켰다.
    그런 일들로 경찰서에 간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때문에 요즘들어 부모님이 녀석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이 시켜서 했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랬다간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
    바로 지금.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매우 수치스런 짓을.....해야만했다.
    "크큭, 야 빨리해!"
    여자애들, 물론 여자애들이라고 해봤자, 일진 최재욱과 더불어 같이 어울리는 노는 애들이었지만, 어쨌든 여자는 여자였고, 사람들 앞에서 이런 짓을 하는 건.....절대로 불쾌한 일이었다.
    "어쩜, 생각보다 크네?"
    "왜 저걸로 쑤시고 싶냐?"
    "풉, 꺼져. 너 같으면 저딴 새끼랑 하고 싶겠냐? 그건 그렇고 빨리 싸봐. 보고 싶으니까."
    "........"
    정말 굴욕이 아닐 수 없었다.
    수치스럽고도 수치스러운 일, 아니 짓이었다.
    최재욱.
    그는 사람들 앞에서 사정을 해야 했다.
    안 그러면 일진 최재욱에게 죽도록 맞으니까.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사정을 한 그를 보며 여자애들은 깔깔깔 웃었고, 그건 다른 남자애들도 마찬가지였다.
    굴욕적이었다.
    하지만 그걸로도 모잘라 일진 최재욱은 그의 옷을 갈갈이 찢어 버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꽤나 친근한 목소리로 '잘가라, 킥킥' 웃어대며 발걸음을 옮겼다.
    장난감.
    그래, 그는 한낫 노리개감이었다.
    이런 생활 견딜 수 있을까?
    아니, 못 견딘다. 도저히 힘들다.
    그럼 콱 죽어버릴까?
    아니. 그건 또 아니다.
    왜 자신이 죽어야 되는가?
    죽어야 될 건 최재욱, 자신을 괴롭히는 그 일진 놈이다.
    그래!
    죽이자.
    죽인다.
    정말로 죽인다!
    "죽여버린다!"
    마음을 굳게 먹은 그는 알몸인 상태였기에 최대한 으슥한 골목을 통해 집까지 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바로 내일.
    녀석을 죽여버릴 것이다.
    반드시!!!!!!
    "어이, 학생."
    "......?"
    누군가의 목소리.
    아니, 말을 하지 않았다면 단지 짐승의 음성으로 착각할 정도로 사납고 매서운 음성이었다.
    부름에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한 노파가 노점을 차리고 앉아 있었다.
    최재욱.
    그는 자신이 알몸이란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노파의 무시무시한 기운에 압도되어 대답했다.
    "저 말인가요?"
    "그래. 학생말여. 아주 온 몸이 독기로 꽉차 있구먼."
    노파.
    날카로운 눈매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누군갈 죽이고 싶구먼? 아니, 이미 결심했군."
    ".........!"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저 노파 뭔가 신비한 기운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아주 굴욕적이고 괴로운 일들을 당한 모양일세. 그런데 고작 간단하게 죽인다면, 그 응어리가 해소 되겠나?"
    맞다.
    죽인다고 해도 결코 후련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으로썬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아니지, 아니야. 더 좋은 방법이 있네. 이건 과거로 가는 약이라네."
    "과거로 가는......약이요?"
    그는 노파가 들어 보여주는 노란색 알약을 바라봤다.
    "그래. 10년 뒤로 돌려주는 약이지. 시간을 역류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부작용이 있지만, 충분히 그 가치는 있을게야."
    믿기지 않는 말.
    아니 있을 수 없는 말이었다.
    분명히 저런 약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묘했다.
    신뢰감이 든다기 보단, 뭔가 묘한.....그런 기분이 그를 이끌었다.
    '과거로 간다.....'
    분명 노파의 말대로 큰 장점이 있었다.
    과거로 가서 힘을 키운다.
    그리고 그걸 고스란히, 지금까지 당했던 것을 일진 최재욱 그놈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거다.
    지금까지 당해왔던 것을 모조리!
    10년이다.
    10년이면 충분히 강해지고도 남는다.
    온갖 격투기, 싸움을 위한 운동. 그것을 위한 단련을 한다면, 최재욱 그놈도 별 수 없다.
    녀석을 굴복시킨 뒤................
    똑같이 해주는 거다.
    어느새 그는 노파에게 다가가있었다.
    "근데 부작용이란 게 뭐죠?"
    "킬킬. 별 거 없네. 기억마저 과거로 되돌아가는거지."
    "............"
    기억마저 과거로 간다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가 원하는 복수를 이룰수가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당해왔던 것을 한 번 더 당하는 꼴이지 않는가?
    노파 역시 이 생각을 꿰뚫어 봤는지 재빨리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단 하나. 아주 강하게 소망코자 하는 것을 생각하고 각인시킨다면, 자신이 그것대로 행한다네. 예를들어 이 약을 먹기 전에 '열심히 공부하자' 라는 생각을 가지면, 과거로 돌아간 자신은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거지."
    ".........생각만 하면 되는 건가요?"
    "물론이야."
    그렇다면 간단했다.
    그가 원하고자 하는 생각은 단 하나.
    '최재욱을 최대한 괴롭힌다. 그리고........죽인다!'
    이 생각.
    너무나도 강렬하다.
    노파의 말대로라면 100% 이루어질 것이다.
    "얼마죠?"
    "킬킬. 학생에겐 공짜로 주겠네. 이 간판대로, 난 누가 행복해지는 걸로 만족하거든."
    노파가 톡톡 건드린 간판에는 행복노점상이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시선을 간판에서 다시 노파가 건넨 알약으로 옮긴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세긴 뒤 그것을 삼켜 먹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쯧쯧. 어린 녀석이 어쩌다가 이런 일을......."
    한 중년인은 출근길에 신문을 보며 혀를 끌끌찼다.
    신문 내용은 이러했다.
    '9살 소년. 스스로의 몸을 학대하다 결국 자살.'
    도대체가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하는 건지, 참 세상이 말새였다.
    고작 9살 밖에 안되는 소년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귀백 도령. 이걸로 빚은 갚았네."
    "고마워, 할매. 그 녀석 원래 10년 전에 죽었어야 되는데, 저승사자들이 약간 실수를 해서 말야. 그건 거렇고, 쿡쿡. 역시 할매야. 이런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내다니 말야!"
    "별 거 아닐세."
    꼬마, 고작해야 14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가 버릇없이 노파에게 반말을 내뱉었지만, 노파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듯 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을 정상으로 받아드리고 있었다.
    "아냐아냐, 정말 대단해. 동명이인이라는 점을 이렇게 이용해 먹다니 말야. 어떻게 하면 10년 전에 죽을 수 있나 고민했는데, 역시 할매는 대단해!"
    꼬마, 뭐가 그리 즐거운지 킬킬 웃어댔다.



    --------------------
    댓글 감사합니다 `-`

    할매가 저번화에 졌던 빚을 갚았군요.



    다음화 키워드는 '택시'
    이걸 알려드리는 이유는 제가 까먹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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