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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0032
    작성자 : 뒷북일까나
    추천 : 11
    조회수 : 1662
    IP : 14.45.***.121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5/05/22 21:50:59
    http://todayhumor.com/?panic_80032 모바일
    [고전] 비닐하우스
    군대의 여름은 더욱 짜증이 나죠. 습기와 열기가 혼합된 공기를 수십명이 마시고 내뱉고 있으니........



    사람들로 꽉 메워진 내무실이, 그날따라 더욱 갑갑하게 느껴졌습니다.



    힘없는 아랫병사들은 혹이나 고참들의 심기를 건드릴까 더욱 몸을 움치리고 있던 날이었죠.




    취침시간이 되어 억지로 잠을 청하려 했지만, 땀비린내나는 공기로 모두들 쉽사리 잠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뒤척이던중 장난끼 많은 이병장이 한가지 제안을 하더군요. 



    뭐냐고요??? 바로 무서운이야기나 하면서 더위를 잊어보자는 거였지요..



    잘 기억은 안나지만,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그에 응하는 대우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오늘은 그날의 기억을 되살려, 한가지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김상병이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야기와 동시에 지갑에서 뭔가를 꺼내더군요.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작은 종이 쪽지 같습니다.



    접혀진 종이를 펼치고 라이터불로 비춰보니, 한 기사를 스크랩해서 오려둔 것이더군요.



    대충 제목이 이랬던거 같습니다. 



    "깊은 산속에서 실종된 사체를 발견.........."





    ---------------------------------------------------------------------------------------------------



    비닐하우스





    내가 사는 곳이 한적한 지방이라는게 너무 짜쯩이 난다.




    서울애들처럼 클럽이나 나이트를 다니며 놀아보고도 싶고, 




    그렇게나 많이 열리는 축제나 콘서트에 한번쯤 참석해 보고 싶다.




    하지만 여긴 대한민국의 여느 지방과 마찬가지로 문화의 혜택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이런 곳이지만, 그나마 내가 버텨낼수 있는건 학교에서 그다지 큰 간섭이 없다는것.




    선생들은 학생들에게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내가 그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이런 조건때문일까? 나처럼 공부엔 관심이 없고, 재밋거리나 찾아다니는 족속들에겐 뒤틀리기 쉬운 곳이다. 




    오늘은 준희 녀석이게서 여학생들을 헌팅했다는 연락이 왔다.




    같이 놀기는 해야될텐데.... 




    젠장..!! 이놈의 시골구석엔 우리가 갈만한 술집 하나 없다...




    준희놈이랑 어떻게 할까 이야기 하다가, 우리의 아지트에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아지트라고 할 것도 없다. 마을과는 조금 떨어진 시골 산길의 비닐하우스이니..




    가끔 우리는 여기서 밤에 모여 몰래 술이나 담배를 즐기는 편이다.




    이런 후질구레한 지방에 사는 죄로, 아주~ 어울리는 탈선의 장소다. 머........





    저기 멀리서 준희 녀석이 슬렁슬렁 걸어오고 있다. 곁에는 다른 사람들도 보이는데..




    딱보기에 헌팅했다는 여자애들이 두명인거 같고....... 한명은 누구지? 걸음걸이가 낯이 익긴 한데?...





    헐..... 준희녀석이 민수놈과 함께 오고 있다.




    짜쯩부터 밀려왔다. 민수는 뚱뚱한 몸집에 어눌한 말투를 가진 녀석으로, 우리에게 괜시리 아부를 떠는 인간이다.




    한마디로 친구라기 보다는 시다바리 같은 녀석이다.




    여자애들에게 인사를 하고 준희 녀석을 째려봤다.




    "씨x, 저 새낀 왜 델꼬 왔어? 술맛 떨어지게..."




    "아 미안 새꺄.. 시내에서 만났다 아니가. 지도 끼워달라고 계속 그러는데..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그렇잖냐..."




    "그대로 점마가 돈 좀 있으니깐 우리도 좋지 머... 너무 그러지마라.ㅋㅋ"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그렇게 민수까지 포함해서 우리들은 비닐하우스에 들어갔다.




    간간히 오는 곳이지만, 이곳은 나에게 딱 어울리는 곳 같다. 조용하면서 따뜻하고.......





    별 것없는 공간이지만 달빛을 안주삼아 술을 마셨다.. 여자애들 때문인가? 오늘은 왠지 술이 좀 더 받는거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줄도 모르고 있는사이에......




    어라? 술이 다 떨어져 버렸다.... 




    그래~! 안그래도 옆에서 재수없게 히히 웃고 있는 민수놈 얼굴도 보기 싫었는데... 심부름이나 시켜야겠다.




    "마~ 민수!!, 가게가서 술 좀 사와라."




    "어어??? 나 혼자?? 야...... 혼자 어케가노? 가게까지 10분도 더 걸리는데.... 무서워..... 같이 가면 안되나?"




    "미친 새끼, 지X을 하세요! 남자새끼가 소심해가지고, 분위기 깨지말고 얼른 갔다와~ 새끼"




    "아... 알았어.. 그럼 갔다올께. 니들 여기 계속 있을꺼지? 응?"




    "웃긴 새끼.. 왜? 도망이라도 갈까봐? 얼른 갔다오기나 해 임마~"




    비닐하우스를 나선 민수는 가게를 행해 뛰어가고 있었다.




    "새끼.. 뛰는 폼봐라. 더럽게 살은 쪄가지고.. 보고 있음 짱난다니깐.."




    괜시리 주제가 녀석 흉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10분, 20분, 30분이 지나는데..... 녀석이 오지 않는다. 




    "아~ 새끼! 머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네 진짜!"




    "그렇게나 말이다... 새끼 이거 오기만 해봐라!"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해서는 안될 생각이 떠올랐다.



    "ㅋㅋ 야? 우리 저새끼 골려 주까?"




    "오호~ 재밌겠는데? ㅋㅋ 근데 어떻게 골려주지?"




    "간단하지 머. 여기 가까이 오는 소리 들리면, 문 잠그고 조용히 있으면 돼."




    "저 새끼 겁은 많잖아. 아마 무서워서 오줌쌀지도 모를껄?? ㅋㅋㅋ"




    어째보면 상당히 잔인한 놀이이다. 마을 빛이 사라진 비닐하우스 밖으로 혼자라는 걸 깨닫게 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상상하기 힘든 공포라 몸을 짖누르게 될 것이니......




    하지만, 잔인함 따위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는 늦장부리는 민수 녀석을 골려주고 싶었고,




    결국 계획을 실행에 이르게 되었다.






    '챙, 챙, 챙'




    멀리서 희미하게 술병 부딫히는 소리가 들렸다. 민수 녀석이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계획한대로 문을 걸어 잠그고는 어두운곳에 몰래 몸을 숨겼다.




    점점 병 부딫히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녀석이 문을 잡고 흔드는 모습이 비춰졌다




    "야~ 준희야, 희철아~ 머하는 거야? 장난치지마~ 빨리 문 열어줘~!!!"




    녀석의 목소리는 점점 겁에 질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억지로 웃음을 참고 계속 몸을 숨기고 있는데




    녀석의 발악은 더욱 더 격해져 간다.




    "야~ 빨리 문좀 열어줘~ 흑흑..... 무서워 죽겠단 말이야!"




    우는 듯한 소리가 재미있어 좀 더 지켜보고 있는데.. 녀석이 좀 이상하다.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 하듯이..




    "아.. 하지마세요. 왜이래요.? 야 씨x 문 좀 빨리 열어봐~~ 제발~~~~~~ 아악!!!!!!~"




    "머..머야...... 준희야. 비명 소리가 좀 이상하다..? 누구한테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녀석의 비명소리는 심상치가 않았다.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저 새끼, 이젠 쇼를 다하네? 좀 놀아줬더니.. 겁이 없어.. 혼 좀 내야겠어!!"




    준희 녀석도 겁에 질린 목소리를 하며, 괜시리 더욱 성질을 냈고,. 서둘러 문으로 걸음을 박찼다.





    빼꼼히 문을 열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을꺼 같다.




    민수 녀석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다. 눈은 하얗게 뒤집혀져 있고 입에는 거품까지 물고 있었다. 




    주위엔 녀석이 들고온 술병이 난자하게 흩어져 있다.





    "야 임마!! 정신차려! 일어나란 말야 새끼야!"




    이런... 아무래도 장난이 너무 심했다. 녀석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아무리 뺨을 때리고 목소리 높여보여도




    녀석은 도무지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옆에 여자애들은 무섭다면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서 이 사태를 처리해야한다.




    고민하다가 나는 여자애들과 이곳에서 녀석을 지키고, 준희녀석은 가게로 달려가 녀석 부모에게 전화를 하기로 했다.




    여자애들이 계속 칭얼거리고 있다. 짜증이 난다.... 모든 것이.... 어쩐지 아까 올 때부터 맘에 안들더니..




    시간이 흘렀다..... 마을로 간 준희녀석이 돌아왔다.




    "머라고.... 하시던?"




    "야.... 말도 마라.... 뭐하다가 그렇게 됐냐고 어찌나 몰아부치시던지. 죄송하다고 죄송하다고 하다가 겨우 끊었어."




    "그래도.. 금방 여기로 오신다고 했으니깐 기다려야지 머..."




    괜시리 여자애들까지 피해를 주기 싫어 먼저 마을로 돌려보냈다.

    우리는 쓰러져 있는 민수 옆에서 혼이 날껄 두려워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간은 다시 흘렀다.... 얼마나 흘렀을까. 이곳으로 한 아주머니가 걸어오고 계셨다.




    "야~!! 늬들!!"




    아주머니는 우리를 한껏 째려 보셧다.




    우리는 다짜고짜 정말 죄송하다면서 용서해달라며, 무조건 빌고 또 빌었다.




    "정말 죄송해요. 진짜 그냥 장난이었는데요. 민수가 이렇게 기절까지 할지는 꿈에도 했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말을 묵묵히 듣고 계시던 아주머니께서는 다시 말을 이으셨다.




    "겁대가리 없는 새끼들. 밤에 이런데 와 있는 꼬라지보면 알만 하지... 꼴도 보기 싫으니깐 어여 꺼져버려!! 다시는 이런 짓거리 하기만 해봐라."




    정말 죄송함밖에 들지 않은 우리는 고개를 조아리며 황급히 그자리를 떠났다.




    한참을 도망치듯 길을 걷다가 문득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민수 그녀석 비대해서 무거울텐데.... 아줌마 혼자서 어떻게 녀석을 데리고 가려고 하는 거지?'




    생각과 함께 뒤를 돌아보았지만, 이미 비닐하우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버렸는지 잘 보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흐릿한 형체로 두 실루엣이 보이는 듯했다.





    나는 왠지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장면은 아주머니가 민수의 머리채를 휘어 감고선 질질 끌고가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잘못 보았을꺼라고 고개를 흔들어 대기만 했을뿐 다시 돌아가 볼 용기 따위는 없었다.





    그렇게 마을까지 다달은 우리는 찝찝한 기분에 헤어질려고 하는데.........




    순간 준희녀석이 이상하다.......... 




    "야... 희철아... 나....... 왠지 무서워...."




    "아... 새끼.. 또 왜 그래 임마."




    녀석의 떨린 목소리에 나까지 전염되고 있었다.




    그리곤 그녀석의 이어지는 말에 머리속이 하애져 갔다.




    "나.. 민수 부모님께. 이거.. 이 일있잖아. 전화 했었잖아...근데.. 나.. 여기가 어딘지 이야기를 안한거 같어.."




    그랬다.... 준희녀석이 다시 민수집에 전화 했을때, 민수 부모님은 전화를 받으마자 화부터 내셨다.




    "이새끼야! 거기가 어디야!! 어딘지 말을해야 갈꺼 아니야??"








    -----------------------------------------------------------------------------------------------




    김상병은 이야기를 잠시 끊었다.




    우리는 소름이 끼쳐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침묵의 끝은 다시 김상병이 깼다. 아까 꺼내놓은 스크랩한 신문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경상남도 xx시 xx구 19xx년 x월 x일 21:00경 산속에서 실종되었던 김명수(가명)군을 시체로 3개월만에 발견했습니다.




    발견된 시체의 특이사항으로는 몸에 피가 하나도 없이 말아붙어 마치 미라와 같이.....................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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