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2006~7년쯤 이야기
모 알피지 게임을 했음.
가끔 친구가 '너랑 채팅하면 징그럽다'라고 했지만
딱히 어떻게 이상한지 자각이 없었음.
인터넷 통신어체 극혐주의였던 작성자는
아는 선에서 최대한 국어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었음.
그러던 와중에 모 길드에 들게 됨.
그 게임 오픈베타때부터 했었기 때문에
그냥 오래해서 능력치가 쌓인 케이스
제법 전력이 된다고 판단했는지, 함께 던전을 돌고나서 길드 들어오라고 권유받음.
좋은 사람들이 많았음.
친한 사람들끼리는 OO형 OO누나 하는 식으로 부르기도 했지만
갑자기 대뜸 말 놓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음.
그렇게 한 3개월정도, 길드 사람들과 아웅다웅하며 잘 지내고 있었는데
한 길원이 작성자에게 상당히 친하게 다가왔음.
작성자는 아무 생각없이
그 사람이 같이 던전돌다 나온 템 중에 자긴 필요없다며 주는 템들을 고맙다며 넙죽넙죽 받아먹었고
작성자 역시 아 원래 그렇게 하는거구나 싶어 그 사람 포함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갖는 것 보다 저 사람이 갖는게 낫겠다'싶은걸 줬음.
근데 어느 날.
무슨 이벤트였는지는 기억이 안남.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뭐 그런 종류였던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작성자를 따로 불러내더니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
당황했음.
작성자는 그 사람이 남자인걸 알고 있는 상태였음.
그래서 수컷오징어라고- 그렇게 말했더니
거짓말 말라고 함
허
거절하기 미안하니까 거짓말 하는거 안다고
그러는게 더 비참하다고
갑자기 비련의 주인공 코스프레를 하는거임
?????
멘붕에 빠짐
그 사람이 길드 카페에 올라온 투표 보여줌
실제로 만나면 예쁠 것 같은 길원 2위에 작성자가 뽑힘
!?!?!?!?
길드 카페에 자주 안들어가보긴 했지만
이건 뭔가 이상했음..
생각해보니 이 길드
자기소개같은거 안받았음...
그냥 인사하고 같이 사냥하고 그게 다였음...
즉...
길드 사람들이 작성자를 보고 그냥 여자라고 판단한거임...
!?!?
심지어 그 사람은...
!?!?
그 후 작성자는
'고백받은거 차는게 미안해서 거짓말하는 여자'로 몰려서
목소리인증 셀카인증을 해도 '자신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섭외한 것이 분명함'이란 소릴 들었고
얼마 후 군대를 갔다고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