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저는 부모님의 일을 돕고 있는데, 인테리어 일을 하다보니 일이 있는 날은 있고 없는 날은 없습니다.</div> <div>오늘은 부모님이 매운탕꺼리를 잡으러 가신다기에 따라나섰습니다.</div> <div><br /></div>백운 계곡을 꼴깍 넘으면 얼마 가지 않아 사창리라는 마을이 나옵니다. <div>장마철에는 물이 어마어마하게 불지만, 그 외에는 맑은 물빛과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죠.</div> <div><br /></div> <div>3시 반 쯤 도착해서 피래미를 좀 잡고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 /></div> <div>게다가 오늘은 원래 사진에 취미가 있던 외사촌형도 함께 왔기에 카메라의 카밖에 모르던 제가 메까지 익히게 되었습니다.</div> <div>지난 번에 올린 사진은 모두 '완전 자동'으로 어딜 찍을까 하는 것만 제외하면 카메라가 다 해줬습니다.</div> <div><br /></div> <div>하지만 오늘은 드디어 수동으로 사진을 찍는 방법을 익히게 됐네요.</div> <div><br /></div> <div>군데군데 초점이 안 맞는 곳이 있더라도 어여삐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div> <div><br /></div>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3BNOOxxjDw4Evhpat7gZHCZ7E7.jpg" width="800" height="533" alt="P1000943.jpg" id="image_02073185017798096"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백운 계곡 끝자락, 강원도 넘어가는 고개 꼭대기에 있는 휴게소에서 찍은 장지뱀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제 기억으로는 장지뱀인 것 같은데 사촌형은 그냥 도마뱀이라고 하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나이 서른 먹고 실물로 본 건 이게 처음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잡아보고 싶었는데 엄청 빠르더라고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58sRiKyTNK5nCM.jpg" width="800" height="1200" alt="P1000982.jpg" id="image_02713735445868224"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건 접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얼굴이 안 나와서 다행이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집에 와서 식구들을 보여주니 대번에 '형, 수박바같아요.' 하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42gfCnIqDuWrRuiKHbf2q4f.jpg" width="800" height="533" alt="P1000970.jpg" id="image_0661201445851475"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지금은 피래미들의 산란기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흔히 도깨비 낚시, 멍텅구리 낚시라고 불리는 놈을 집어넣으면 채 열까지 세기도 전에 딸려 올라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지난 번 단양 여행 때는 산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이번에는 손맛을 좀 봤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6O6HLN4eE9oOKe9rATjqgj376uDWfax.jpg" width="800" height="1200" alt="P1000986.jpg" id="image_007083627069368958"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피래미 배를 째서 바위에 널어놓으니 파리가 꼬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파리가 꼬이면 거미도 꼬이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가뿐하게 한 마리 들쳐업고 은신처로 가시는 꼬마거미님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76J1QmpCM93T33wYTewH4UFrJHtogyEkR.jpg" width="800" height="533" alt="P1000989.jpg" id="image_0484681986970827"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사실 이 꼬마거미(정식 명칭이 뭐죠?)님은 매우 흔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저는 군 시절에 다리 긴 놈이랑 이 꼬마거미님을 매우 자주 접했죠.</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꼬마거미님이 사냥에 성공하신 모습은 오늘 처음 봤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늠름하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7A181RA2GzU4NqhPEaspqS.jpg" width="800" height="533" alt="P1010004.jpg" id="image_05806020295713097"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오늘은 무슨 동물의 왕국 찍는 날이었는지, 이번에는 헤엄치는 새끼 꽃뱀을 만났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꽃뱀새끼라고 하면 어감이 너무 폭력적이라 앞 뒤를 바꿨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저는 위험한 걸 너무 싫어해서 차마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8GKlw2gZmMpwlyKwJQGKw4JKaR7C.jpg" width="800" height="533" alt="P1010008.jpg" id="image_038272496801801026"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반들반들 윤이 나는 꽃뱀찡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인데, 꽃뱀의 혀는 검은색이더군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섹시한 검은색.</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09nbIoXTGpv7pP4oNDTvEZqspmHE9wmh.jpg" width="800" height="1200" alt="P1010046.JPG" id="image_06217600887175649"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10QaBxbwcDCl8h.jpg" width="800" height="533" alt="P1010048.JPG" id="image_03422370823100209"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사창리가 그렇게 후진 곳은 아닌데, 이 도로에는 차가 거의 안 지나갑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제가 피래미를 잡고 꼬마거미님, 새끼 꽃뱀을 만난 개천은 이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 아래에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11F6V86kre5wBer1eoOcyQ.jpg" width="800" height="1200" alt="P1010051.JPG" id="image_06347323185764253"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 사진은 뭔가 몽환적인 느낌을 노리고 찍어본 사진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가운데의 덩쿨에 초점이 맞았어야 했는데 약간 실패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래도 왠지 비밀의 화원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128KcDMlZbLdDeyJJIiExK5SlrQH8.jpg" width="800" height="533" alt="P1010054.JPG" id="image_03312173970043659"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덩쿨의 초점을 놓친 게 아쉬워서 한 컷.</div> <div style="text-align: left">개인적으로는 어제 찍은 사진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5/1400099512fSFWOh6Dgmn.jpg" width="800" height="533" alt="P1010056.JPG" id="image_03275163369253278"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건 짐을 다 챙기고 출발하기 직전에 찍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이것과 똑같은 구도로 도착한 뒤부터 몇 장을 찍었는데, 그때마다 다른 사진이 나오더라고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예전에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는 말과, '시간에 따라 자연은 얼굴을 바꾼다.'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사실 저는 사진 찍는 것을 단순히 기록을 남기는 것 이외에 다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오늘 기초를 조금 배우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장 건지고 나니 생각이 좀 달라지네요.</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군 제대할 무렵에는 500cc 짜리 로얄엔필드를 끌고 전국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다는 로망을 가지고 있었는데,</div> <div style="text-align: left">직장 다니고 어쩌고 하다보니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 left"><br /></div> <div style="text-align: left">그런데 오늘 사진을 찍어보고 나니, 그렇게 바람처럼 물처럼 살아가는 삶을 다시 꿈꿔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div><br /></div> <div><br /></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