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스터 닥눈삼입니다.
낮에 뉴비는 닥눈삼 했다가 반대를 와장창...
사실 저는 디씨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과거에 잠깐 아이디를 파서 활동한 적이 있지만 제가 있어야 할 곳을 발견하지 못하고 접었습니다.
뭐 어쨌든.
어떻게 보면 닥눈삼이라는 말, 즉 '닥치고 눈팅 3개월'이라는 말은 매우 매몰차고, 싸가지없고,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아니, 분명 부정적으로 들리겠지요.
닥치고가 붙어서 그런가.
몇 집 건너 자전거 게에서는 '닥눈삼 권합니다.'라는 글이 베스트도 가고 그랬는데...
아니면 가눈삼이면 괜찮을까요. 가급적 눈팅 3개월.
어쨌든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닥눈삼 안 하셔도, 제 글만 보시면 대강 분위기를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한 3년 넘게 오유, 그리고 애게를 이용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데에 참고가 될만한 정보들을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관찰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해봤습니다.
원래는 만화로 그리려고 했는데, 만화보단 글로 쓰는 게 편해서요.
재미삼아 보시고 그럴싸 하다 싶으면 애게 이용에 참고하셔도 됩니다.
물론 책임은 못 집니다.
1. 수위는 어디까지가 적절한가?
오유는 남녀노소 제한 없이 불특정다수가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물론 못 즐기시는 분들도 있어요. 곤충은 못 즐기는 걸로 압니다.
자, 그렇다보니 수위에 대한 기준이 매우 엄격합니다.
애들 다 보는데 홀라당 벗고 그러고 놀 순 없겠죠?
아래는 항목별로 정리해 본 수위에 관한 관찰 내역입니다.
- 당연히 성행위 묘사가 들어간 건 안 된다. 프렌치 키스까지는 괜찮은 느낌. 키스짤이 올라와도 너무 하드하지만 않으면 반대폭탄 맞고 보류가는 건 못 본듯.
- 풍자와 해학을 즐기는 민족답게 간접적인 묘사는 허용되는 듯. 대부분 게이 소재지만. 예를 들면 이런 거.
- 캐릭터 하나만 나와서 헐벗는 건 대부분 좋아하는 듯. 그렇다고 다 벗은 그림이 환영받는 건 아니다.
수영복 정도가 한계인 듯. 물론 이런 게시물은 베스트에 가면 혐덕들의 공격 대상이 된다.
- 만약 헐벗은 캐릭터를 직접 그렸다면 많은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직접 그린 짤은 혐덕들의 공격에 대해서도 다소 안전한 편.
- 19금 동인지나 상업지 정보를 올리거나 물어보면 반대폭탄을 맞는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를 생각하는 애게 이용자들의 바람직한 자세다.
- 위 항목에 덧붙여. 미성년자들이 야한 거 볼 수도 있다는 것은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 그렇지만 커뮤니티에서 티를 내면 안 된다. 이전에도 한 번 '미성년이 야겜하는 게 정상이냐?'라는 글이 작성된 적이 있다.
대략 이 정도입니다.
2. 저작권
오유, 특히 애게는 저작권에 대해 민감한 편입니다.
왜냐면 서브컬쳐의 시작과 끝은 저작권이거든요.
우리가 저작권을 소홀히 대하면 원작자들은 거지가 되고, 차기작이 안 나오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그래서 그런지 오유 애게 이용자분들은 저작권에 관련된 사항을 매우 철저하게 지키시는 편입니다.
- 그림을 퍼올 때는 반드시 출처를 적어야 한다. 원작자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만약에 출처가 적혀 있지 않다면 반대 폭탄을 받을 수 있다.
- 정당하게 애니메이션을 획득할 수 있는 창구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웹하드에 올라온 것도 '제휴 컨텐츠'라면 어찌어찌 원작자에게 저작료가 지불되는 모양. 제휴 딱지가 안 붙은 건 불법 컨텐츠다.
- 스캔본 짤방을 업로드 하거나, 토렌트 정보를 공유, 혹은 묻는 것은 금기시된다. 반대폭탄을 받을 수 있다.
예) 더파이팅 스캔된 거 어디서 다운 받을 수 있죠? 나루토 최신화 번역된 블로그 없나요?
- 네이버 웹툰 같이 무단전재가 금지된 웹툰들(무료로 공개되는 것)을 퍼오는 것은 안 된다.
- 픽시브 등의 개인 채널에 업데이트되는 재밌는 만화를 원작자 동의하에 퍼오거나 번역하는 것은 OK. 와카바야시 토시야가 인기있다.
- 댓글, 본문을 더욱 재밌게 하기 위해 스캔된 만화를 일부 인용하는 것은 괜찮은 듯 하다. 그리고 그런 짤방들은 대부분 이용자가 직접 스캔한 게 아니고 인터넷에 떠도는 것을 퍼오는 수준. 엄밀히 따지면 그것도 저작권에 걸리는 문제이기는 하나, 그렇게까지 까다롭게 판단하지는 않는 듯.
이상입니다.
3. 애게에는 어떤 글이 올라오나?
일단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글들이 주를 이룹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주제로 한 굿즈도 환영받습니다.
그 외에 서브컬쳐로 분류되는 항목이라면 대부분 애게에서 배척당하지 않습니다.
- 일단 애니메이션 얘기라면 환영하는 듯. 최애캐, 혹은 작품에 대한 꾸준글은 찬반양론이 있지만 그 근성을 높이 사서 반대받고 보류로 직행하지는 않는다.
- 피규어, 태피스트리, 동인지 등등은 OK. 만약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했다거나 하면 추천을 받을 수 있다.
- 보컬로이드도 애게에서 자주 볼 수 있음. 근데 보통 노래보단 피규어로 많이 올라오는 듯... 미쿠 피규어의 퀄리티는 세계 제일!
- 팬아트는 당연히 가능. 자캐 그림도 다른 항목에서 저해되지만 않으면 대체적으로 환영받는 분위기.(음란, 우익작품 등등) 잘 그린 자캐라면 추천도 노려볼만 하다.
- 자작만화는 높은 확률로 베스트에 간다. 물론 분량 및 재미와 베스트에 가는 속도는 비례한다.
- 자작그림이라 할지라도 애니메이션과 관계가 없는 그림(회화풍 등)이라면 환영받지 못한다. 예술게시판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 '예게에 사람이 없어서 애게에 올려요 ㅠㅠ'라고 하면 대부분 넘어가 주는 듯 하다.
- 라노벨 등은 자연스레 허용범위 안에 들어있으며,(라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이 많고 손에 쥘 수 있는 덕후용품 중 가장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 아닐런지) 라노벨 스타일의 자작 소설 등도 허용된다. 물론 글은 만화보다 인기가 없다.
- 게임 팬아트도 환영받음. 사실 게임게나 모바일 게임게로 가는 것이 맞겠지만 게시판 성향을 봤을 때, 게임 2차 창작이 환영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
- 웹툰도 OK.
이상입니다.
관대한 애게인들은 서브컬쳐에 관련된 거라면 대부분 용인하는 편입니다.
4. 애게에서 배척받는 글은?
보통 악의적인 분탕질, 혹은 금기시 하는 내용들이 적혀 있으면 반대폭탄을 받고 보류로 갑니다.
- 음란물.
- 전범기(욱일기)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우익 성향 작품. 지금까지 확인한 배척받는 작품 중 기억나는 리스트는 아래와 같음.
(1) 슈퍼소니코(애니메이션 판).
(2) 원피스
(3) 진격의 거인(원작자가 또라이에다 제국주의를 미화해서)
(4) 가타리 시리즈(감독이 혐한이라서)
(5) 슈타인즈 게이트(애니메이션판)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의미의 '사죄와 보상'이라는 내용이 나옴
(6) 마법과 고교의 열등생(원작 중에 주인공인지 뭔지가 진해항을 통째로 날려버림)
- 굳이 애게에 와서 덕후를 성토하는 글.
예) 야, 난 솔직히 덕후들 이해 안 됨. 니네 왜 그럼?
- 1, 2, 3의 이유로 반대를 먹고 보류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작성되는 글.
- 친목질을 조장하는 글
예)특정인의 닉네임을 의도적으로 언급.
- 반말로 작성된 글. 디씨나 곤충수용소를 생각해보면 된다. 오유의 기본은 상호 존댓말과 존중.
- 애니메이션과 관계 없는 글.
예) 오늘 뭐 먹었어요. 자주 사용하는 게시판이 애게니까 애게에 씁니다.
- 홍보의도가 명확한 글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신이 연재하는 웹툰 등의 링크를 포함해 글을 작성
가입일자가 오래 되었어도 글의 대부분이 자신의 컨텐츠를 홍보함
보통 이런 글은 보시기도 전에 보류로 가기 때문에, 아마 보기 쉽지 않으실 겁니다.
5. 애게에서 친목질의 기준은?
애게가 생길 때부터 매일 눈팅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 애니메이션과 관계 없는 일상적인 글. 다른 게시판에서 이러한 글들을 시작으로 친목질이 발생한 경우가 많아서인지 다소 최근에 생성된 애게에서는 이러한 '뻘글' 자체를 부정적으로 취급한다.
- 특정인의 닉네임을 언급하며 친분을 과시하는 글, 혹은 댓글.
예) 어디서 뵙게 됐는데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다른 글에서도 그 사실을 언급하며 작성자와 본인이 친분관계임을 암시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오유 자체가 친목질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애게에서도 그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유 애게에서의 '우리 친하게 지내요!'는 '우리 알고 지내요~'가 아니라 '우리 서로 기분 상하는 일 없게 서로를 존중해요!'라는 의미입니다.
6. 애게에서 자주 발생하는 논쟁의 주제는?
이게 약간 트렌드가 있는 거라 한 번 지나가면 두 세달 뒤에는 또 같은 주제로 '콜로세움'이 열립니다.
제가 관찰한 바, 잦은 콜로세움 주제가 되는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로리콘은 성범죄자가 아니야!
서브컬쳐 내부에서 통용되는 로리콘과 사회적인 로리콘의 의미는 많이 다릅니다. 애게 안에서는 로리콘이라는 말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베스트 게시판에 가면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관찰 결과에 의하면, '로리콘의 의미는 이거야! 일반인들이 모르는 거지!'라는 글은 베스트로 가는 즉시 혐덕들의 공격 대상이 됩니다.
- 우리나라 서브컬쳐가 어쩌다 이리 됐냐...?
보통 이 주제가 시작되면 많은 이용자분들이 자신의 시각에 의거하여 우리나라 서브컬쳐가 왜 이 모양 이꼴인지 성토하기 시작합니다. 논쟁으로 번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글 리젠 속도가 빨라집니다.
- 왜색 쩌네.
비교적 최근에 수면 위로 떠오른 화제입니다. 웹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서브컬쳐계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일본식 표현 등이 문제가 됩니다. 보통은 '그게 뭐 어때서?'와 '한국 사람이 한국사람답게 그려야지.'로 나뉘어 논쟁을 벌입니다.
이게 발전되면 '그래서 한국적인 게 뭔데???'로 갑니다.
- 저작권 관련
보통 토렌트, 스캔본, 출처없이 마구잡이로 짤을 퍼오는 행동 등으로 촉발됩니다.
이 주제가 발전하면 '우리나라 서브컬쳐가 왜 이 모양이냐?'로 갑니다.
이상입니다.
7. 애게에서 인기있는 글은?
사실 애게의 화력, 즉 조회수 및 상주 인구는 어지간한 게시판들을 가볍게 상회합니다.생성된 시간 대비 게시물 작성 수가 최고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어렴풋이)
이게 바로 덕후들의 단합된 힘이죠.
그렇다보니 베스트도 자주 가는 편인데요, 애게에서 인기 있는 글들의 유형을 추려봤습니다.
- 연성글
이용자가 직접 뭔가를 만들면 대부분 베스트에 갑니다. 다만 퀄리티가 좀 중요하지요.
가장 빈도가 높은 건 썰만화를 포함한 그림들이고, 간혹 장난감이나 피규어 등등도 많은 인기를 얻습니다.
역시 분량 및 재미와 베스트로 가는 속도는 비례합니다.
- 나눔글
사실 나눔글은 어떤 게시판이든 인기가 좋습니다.
애게에서는 뉴타입 부록이나 안 읽는 라노벨 등등이 주된 나눔 물품이 됩니다.
- 자신의 사랑을 한없이 뽐내는 글
좋아하는 캐릭터나 컨텐츠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글을 작성하면 베스트에 갈 확률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들을 사랑하는 다른 팬 분들이 베스트로 보내줄 것입니다.
- 국산 컨텐츠 관련 글
아무래도 국내 서브컬쳐가 빈사상태이다보니, 가뭄에 콩나듯하는 국산 컨텐츠 관련 글이 오면 인기가 좋습니다. 물론 글의 내용은 충실해야 하지요.
- 그냥 캐릭터가 귀엽고 이쁜 글.
사쿠라치요! 츠유리 쿠민!
-부정행위자의 최후를 지켜보는 글
남의 그림을 파쿠리하는 이용자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글
이상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게 좀 껴있지만 뭐 어때요. 부정할 순 없으실테니 크크크...
8. 애게에서 인기있는 작품은?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이야기 빈도가 많고, 아메리칸 코믹스나 기타 국가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올라오는 빈도는 좀 적은 편입니다.
다음에 열거할 인기 작품 리스트는 언급되는 빈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언급되는 작품/캐릭터/인물들입니다.
- 다커 댄 블랙 / 흑의 계약자 : 3기 안 나오냐?
- 에반게리온 : 사랑에 성별은 관계없어.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이 맛은... 거짓말을 하는 맛이구나!
- 러브라이브! : 니코니코니!
- 아이돌마스터 : 프로듀사상?
- 토가시 요시히로(응...?) : 일해라 토가시. 죽기 전에 헌터 완결은 보고 죽자...
- 천원돌파 그렌라간 : 형은 죽었어!
- 페이트 : 스튜딘도 죽었어!
- 소드아트온라인 : 키리코 카와EE
사실 빠진 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주 보인다 싶은 작품을 골라봤습니다.
보통 러브라이브나 아이돌 마스터를 제외하면 꾸준히 팬심을 유지하시는 소수의 유저분들이 언급해 주시더군요.
9. 본삭금의 의미
글쓰기 옵션에는 본인삭제 금지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걸 체크하면 운영팀에 연락하기 전까진 삭제할 수가 없지요.
- 질문글을 올린 뒤에 답만 홀랑 먹고 튀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긴 기능입니다.
- 사실 본삭금은 강제사항이 아닙니다.
- 질문글을 쓸 때 본삭금을 거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 다만 본삭금이 걸릴 경우 '영양가 있고 성실한 답변이 신속하게' 달리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진짜 난제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죠.
(키리코야 아스나야?)
질문자는 한 줄로 질문할지 몰라도, 답변자는 거기에 답변하기 위해 의외로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합니다.
본삭금을 걸지 않은 이용자들이 공들여 쓴 답변만 취하고 홀랑 튀는 것은 답변을 해주는 사람들에게는 꽤 큰 손해죠.
시간과 칼로리가 들어갔으니까요.
10. 맺으며... 닥눈삼의 의미
서두에서는 좀 뜬금없는 단어를 나열했습니다만.
저는 새로이 유입되는 분들에게 충분히 그러한 수고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건 새로운 구성원이 집단에 녹아들어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행해야 할 행동이죠. 누군가가 그것을 요구하기 전에 말이죠.
어찌 보면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앞으로 일정공간을 함께 이용할 타인에게 보여야 하는 최소한의 배려이기도 하구요.
커뮤니티에 오래도록 정을 붙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행위라고 봅니다. 내가 섞여들어갈 곳에 대해 많이 알고, 그리고 그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행동할수록 반응은 호의적이 될테니까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해 불협화음에 시달리면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도 빨리 식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게시판에 글을 쓰기 전에는 분위기를 봐가면서 쓰자는 얘기죠...
특히나 처음 오셨다면요...
뭐, 닥눈삼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위의 주관적인 리포트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미처 캐치하지 못한 내용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또 다른 분이 재밌게 글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