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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236541
    작성자 : R18
    추천 : 0
    조회수 : 217
    IP : 121.164.***.181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01/19 01:26:49
    http://todayhumor.com/?freeboard_1236541 모바일
    야한 얘기 해드림
    <div>이제 그 자리에는 거친 손길에 의해 벌어진 입구와 부서진 몸, 그리고 하나의 비닐봉투만이 남았다.</div> <div>황량하게 벌어진 입구에서 스며드는 차디찬 바람에, 뿌셔뿌셔는 온몸을 떨었다.</div> <div>그러나 그것보다 더 그녀를 떨게 만드는 것은, 선 채로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는 양념스프의 집요한 눈빛이었다.</div> <div><br></div> <div>"혹자는 이렇게 말하지."</div> <div><br></div> <div>양념스프가 천천히 자신의 입구를 찢으며 말했다.</div> <div><br></div> <div>"때로는 서로 엮이지 않는 편이, 서로에게 있어 좋을 수도 있다고 말이야."</div> <div><br></div> <div>그가 집어던진 비닐봉투의 일부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그 안에 고여있던 내용물이 바닥에 흩뿌려졌다.</div> <div>뿌셔뿌셔는 알 수 있었다. 생전 처음 맡아보는 냄새였지만, 본디 그것이 자신을 더럽히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그 섭리를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div> <div>뜯어진 봉투를 부여잡으며, 뿌셔뿌셔는 가혹한 운명의 장난을 새삼 실감했다.</div> <div>이제 양념스프는 완전히 바깥으로 드러나 있었다.</div> <div>인공적인 감미가 첨가된 화학적 합성물. 하지만 거기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향기는 입구를 부여잡고 있던 뿌셔뿌셔의 손에서 힘을 빠져나가게 하기에 충분했다.</div> <div><br></div> <div>양념스프가 뿌셔뿌셔의 앞에 섰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건 이성으로 본능을 억누르려 하는 자들의 궤변일 뿐이야. 너도 이젠 알고 있겠지. 어차피 너와 나는 하나가 될 몸이었다는 걸. 크큭."</div> <div><br></div> <div>뿌셔뿌셔는 절망에 빠졌다. 자신의 짝은 응당 바베큐맛 스프일 것이라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허니버터 양념이 풍기는 진한 향에 몸도 마음도 이끌리고 있었다.</div> <div>애써 정신을 차려보려했지만 소용없었다. 그것은 이미 양념스프가 봉투를 잡아 뜯으며 거칠고 추악한 속내를 내보일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div> <div>파들거리는 뿌셔뿌셔의 면빨이 양념스프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아 더욱 희게 빛났다. 양념스프는 가늘게 떨고 있는 뿌셔뿌셔의 봉투를 거칠게 휘어잡았다.</div> <div><br></div> <div>"이젠 돌이킬 수 없어. 너도 알테지. 그냥 얌전히 받아들이라고."</div> <div><br></div> <div>그는 뿌셔뿌셔에게 몸을 바짝 들이댄 채로 자신의 내용물을 쏟아붓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아아..."</div> <div><br></div> <div>길고 긴 탄식. 뿌셔뿌셔는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비릿한 한숨에 놀라고 말았다.</div> <div>그것은 체념, 비관, 절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div> <div>음양이 자연히 하나가 될 때의 강렬한 충족감.</div> <div>그렇게 양념스프는 뿌셔뿌셔를 물들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크흣..."</div> <div><br></div> <div>마지막 남은 가루마저 다 털어낸 양념스프는, 이제 공허한 빈 껍데기에 가까웠다.</div> <div>온몸에 끼얹어진 스프의 과립들, 거기서 전해져 오는 충격적인 쾌감에 뿌셔뿌셔는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div> <div>그런 그녀에게 양념스프가 다가왔다. 제왕의 자세, 자신의 소유물이 자신의 일부와 동화되어 점점 제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양념스프는 탐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div> <div>격렬한 체험 후에 찾아오는 권태감에 젖어있던 뿌셔뿌셔를, 양념스프가 잡아 일으켰다.</div> <div><br></div> <div>"어이쿠, 벌써 쓰러지면 곤란해. 스프가 봉투 밖으로 새잖아."</div> <div><br></div> <div>이미 껍데기만 남은 양념스프는, 그녀가 쓰러진 자리에 조금 흩어져 있던 자신의 분신들을 정성스레 주워 그녀의 입구에 털어 넣었다.</div> <div><br></div> <div>"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어."</div> <div><br></div> <div>양념스프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뿌셔뿌셔는 난생 처음 느끼는 강한 완력에 깜짝 놀라면서도, 지금부터 자신에게 벌어질 일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다.</div> <div>수치심에 양념스프의 시선을 외면하는 뿌셔뿌셔에게 그가 말했다.</div> <div><br></div> <div>"크큭...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흔들어야 맛있어지거든..."</div> <div><br></div> <div>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양념스프는 뿌셔뿌셔를 데리고 짙은 어둠 너머로 사라졌다.</div>
    R18의 꼬릿말입니다
    서브컬쳐 창작과 비평
    http://cafe.naver.com/subncri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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