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눈이 너무 높다!
적어도 십 년이상 사회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근데 난 이 말이 참 뭐같이 들리기만 한다.
청년들의 눈이 높다고? 다 개소리다.
싼 값에 능력있는 일꾼을 부려먹고 싶은 놀부심보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요즘 중.고교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배울텐데,
이것이 비단 유통에만 관련되는 내용은 아니다.
취업시장에서 일꾼을 구하는 회사와 취직처를 찾는 예비일꾼들의 관계를
시장논리로 보면 수요와 공급에 준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대기업같은 우량 수요에 몰리는 공급은 과잉되어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이것이 청년들이 취업스팩에 목을 메는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공급품의 질을
상승시켜서 수요층의 입맛을 만족시켜 자신이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최근 중소기업의 징징거림(감히 이런 난폭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용서해 주길...)은 공급되는 물품의 가치를 온전히 쳐 줄수 없는데서 비롯된다
볼 수있다.
4년제 대학을 학자금 융자받아가며 남성의 경우에는 최소 6년이란 긴 시간을 대학에 몸 담는다.
그런데 막상 졸업증을 들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면 보이는 것이라고는
쥐꼬리만한 연봉의 회사들 뿐이다.
생각이 있고 능력 되는 이들은 미리미리 공부해서 고시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기업 입사를 노린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대학 4년 그저그렇게 보내며
기사 자격증(본인이 공대계열이라 이게 취업의 필수요건이니 예로 들겠다) 한 두개
간신히 거머쥔 평범한 졸업생들에게 자신을 팔 수 있는 시장은 연봉 2000도 간신히 턱걸이하는
중소기업들 뿐이다.
억울하지 않나? 4년동안 먹고 자고 싸고 공부도 가끔하고 당구도 좀 치면서 대학에 돈 퍼부은
결과가 연봉 2천? 개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의 과잉공급이니 뭐니 하는 말은 꺼내지 않겠다. 지금 이 사회에서 대학 졸업증이란건
가지고 있어야 겨우 보통 사람이고 없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아야되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 나의 푸념섞인 이 글에서 대학의 과잉공급이 불러오는 폐해에 대한 투정은 다룰 예정이
없다.
나는 앞서 밝힌 것처럼 십 년이상의 사회 선배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요즘 청년들은 눈이 너무 높다! 는 개똥같은 소리에 대한 반박을 이 곳에 토해 내는 것이다.
내 개인적인 개똥같은 생각이지만, 나는 앞서 밝힌 소위 사회의 선배들이 너무도 역겹게 보인다.
그들은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이 이루어 낸 모든 것들에 빌붙어 안주하던 머저리들이다.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 흔히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전후 부흥을 일구어 낸 세대들이며
소수의 지성인들이 주도하여 사회 개혁을 목놓아 부르짖던 세대들이다.
그들이 일구어 낸 토양에서 자란 대한민국 사회의 열매만을 갉아먹은 세대가 우리의 십 년위
사회 선배들이다. 우리네 선배들이 잘못한 것은 없다. 아버지 세대가 이루지 못한 잔재들을
그들이 다듬었다.
그래, 다듬었을 뿐이다. 자전거가 멈춰서면 바닥에 쓰러지듯이 사회의 변화또한 정체되며 썩기 마련이다.
우리네 선배들은 아버지들이 힘차게 전진한 발자취를 땅밟기 했을 뿐, 거기서 전진하지를 않은거다.
대기업의 주도 하에 꼬리를 무는 하청기업들... 그 작태를 방관하며 아무런 변화없이 떨어지는 밥알만
주워먹던 우리네 선배들이 감히 우리에게 눈이 높다는 말을 할 수가 있나!
십 년전보다 물가는 몇 배가 올랐는데, 월급은 그대로인 현 상황에서도 눈이 높니 뭐니, 중소기업엔
사람이 없니 하며 앓는 소릴 할 수가 있느냔 말이다.
당연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일꾼이 구해지지 않으면 월급을 올리면 되는 일이다. 근데 우리네
선배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아니, 대기업에서 발로되는 꼬리를 무는 하청형태의 말단인
중소기업에서 그리 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여기서 또 한번 우리네 선배들에 분노를 느낀다.
그들이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주장하지 못하고, 받을 돈을 조금 덜 받는 바람에
이런 결과가 초래되었다 생각한다.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는 것처럼 하청을 위해 몸부림치는 중소 기업의
제 살 깎아먹기가 결국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런 부당한 구조를 바꿀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인 우리네 선배들이 현실에 안주한 탓에 우리는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초봉이 2000이라는
비합리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감히 우리에게 "청년들의 눈이 너무도 높다!" 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가! 안면에 철판을 깔지
않고서야 그럴 수 없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