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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721580
    작성자 : 고별
    추천 : 4
    조회수 : 1204
    IP : 183.103.***.162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1/01/27 18:37:59
    http://todayhumor.com/?humordata_721580 모바일
    연애............(戀愛).bgm
    <EMBED src=http://cfile205.uf.daum.net/attach/14460F374CD8078241842A volume="0" hidden="true" loop="-1" autostart="true">

    신입이니 html 사용 버튼 꾹
    내용이 다소 길지만 꽤 괜찮아서 항상 보관하던 글입니다. 추운겨울 읽으시면서 따스함을 느꼈으면 합니다.


    어릴땐 무조건 잘생기고 키 큰사람이 좋았다. 담배를 피는 남자도 멋있어 보였고, 노래를 잘부르면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소용없다. 그저 날 좋아해주는거 하나면, 사실 아무것도 필요없는것이 사랑이고 연애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없어서, 바라고 또 바라고 바래서 상대를 힘들게 만든다. 나 자신은 절대 힘든걸 싫어하면서 그에게 바라는것은 많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바래진 상처를 들쑤시기도 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 달라고 조르며 사랑을 강요한다. 그렇게 한다고 잘 되는게 아닌데, 괜히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그를 괴롭히게된다.

    그는 담배도 입에 대지않고,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기지만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는 아니다. 아이들과 운동을 좋아해서 어쩔땐 나를 모르는 사람사이에 혼자두고 잘 알지못하는 아이들과 축구를 하며 즐거워하는 그를 지켜보며 제발 나 좀 챙겨달라고 텔레파시를 보낸적도 있다. 진짜 이사람이랑 결혼을 하게되면은 난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야하고 인내하는 생활을 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정말로 가정적인 사람이 되겠구나 내가 꼭 결혼을 한다면 이런 사람이랑 하고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스물일곱. 마냥 열일곱일것만 같았던 어린 나에게도 결혼을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사실 주변에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안정되어보이고 부럽기도 하다. 정작 나는 하나도 이뤄낸것도 내새울것도 없는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랑도 연애도 진지해진다. 사실 지금 이렇게 좋아도 언제 나빠질지, 또 어느순간 화르르 타오르다 불이 꺼질지 미래는 알수없다.

    그래서 난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즐겨야 할것만 같다.

    나는 연애에 빠질수록 자꾸만 거짓말쟁이가 되어간다. 엄청 슬픈데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섭섭하지만 그냥 무덤덤히 넘어가버린다. 이미 눈과 코는 빨게서 '나 방금 울었어요.'하고 광고를 하는 얼굴이지만, 뻔뻔스럽게도 울지않았다고 말해버린다. 내뱉어 버리면 된다고 그냥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쓰는 방법이 내 성격이 되어가는것만 같다. 가끔 나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괜찮지않은 내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도 괜찮지않은데, 담담하게 괜찮아라고 말하는 내말을 의심했으면 좋겠다. 굳이 내가 힌트를 주지않아도 내가 지금 얼마나 기쁜지, 내가 지금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뭐 때문에 내가 이렇게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지 눈치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초능력자도 아닌이상 알수없을텐데 말이다. 사랑을 하면서 자꾸 억지를 쓰게 되는게, 내가 조금 이상해지는것 같다.

    정말 친구에겐 굳이 내 속에 있는 말을 숨길 필요는 없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더 자세히는 내 속에 있는 한개한개의 마음까지 쏙쏙들이 꺼내여 낱낱히 보여준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위로가 되고 감사하기까지하며 혼자 고민하고 생각하고 힘들어하느라 갑갑해서 딱딱했던 가슴이 말랑말랑해져온다. 하지만, 그사람에겐 그게 잘 안된다. 힘들어도 괜찮다고 말해야 할것만 같고, 울고있지만 그 울음 꾹꾹 삼키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밝게 말해야 할것만 같다. 이미 눈에서는 한방울, 두방울. 후두둑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데 그렇게 진심을 숨기고 거짓말을 해야 할것만 같다. 내가 힘들다고 말하면 그도 힘들어지고, 나중에는 지칠것 같고 그래서 날 싫어하게 될것만 같아서 좋지않은일은 모조리 감추게된다.

    함께 있을때보다 떨어져있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더이상 대화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가 조금씩 막막해져올때 난 그의 무심함을 읽었다. 그도 남자라는걸 잠시 잊고있었던 것 같다. 두사람 중에 먼저 좋아하게 된 사람과 바쁜사람이 연애에 있어서 더 유리한것 같다. 언제나 나중에 좋아하게 된 사람이 상대를 더 좋아하게 되는것 같다. 그리고 덜 바쁜 사람이 상대를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더 있으므로 섭섭할 일이 많게되고, 이것저것 바라는것이 늘어난다. 나는 그를 나중에 좋아했고, 그 보다 덜 바쁘다. 연애에 있어서 1순위, 2순위란것도 없고 이기고 지는것도 없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를 조금 더 생각해 달라고 바라게되고 구걸하게 된다. 좋기만했던 연애는 내리막 길로 내딛고 진짜 연애는 이런것이지 하며 마냥 기쁠수 만은 없다는것을 상기하고는 그래도 난 행복해지길 바라며 나를 위로한다. 좋았던 기억을 되감기를 하고 추억을 재생을 시킨다. 이럴때도 있었구나 저럴때도 있었는데, 그저 시간이 조금 지난것 뿐 아무것도 변한게 없는데 우린 왜 생각하는게 이리도 달라졌을까.

    그는 내가 다리를 벅벅 긁자 뭐하냐 묻길래 바디로션없어서 다리가 가렵다고 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 바디로션을 사와서 주기도했다. 장어덮밥 먹고싶다하자 그날 점심은 바로 내가 말한 그 음식이 되고, 아프기라도하면 약국 달려가서 약을 사오고, 양호실에라도 누워있는 날이면 자기도 따라서 밥도 안먹고 지켜봐주는 미련한 사람이 되기도했다. 음식점에가면 언제나 젓가락을 내 앞에 놓아주고, 춥다고하면 자기는 절대 춥지않다며 옷을 벗어 준다. 코가 저렇게도 빨간데말이다. 정말 너무 좋은사람이라서 다시는 이런사람 없을것 같아서 놓치기 싫은 마음에 자꾸 욕심을 부린다. 작은 일에 섭섭해지고 왜 내 마음을 모르냐며 삐죽거린다. 사람이기에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마음을 알길 바라는 내가 한심해 보이다가도, 정작 또 섭섭한 순간이 오면 또 그가 미워진다.

    연애를 하면서 속도 좁아지고, 마음도 깐깐해진다. 욕심쟁이가 되고 행복하지 못하면 안될것만 같은 생각에 갇혀서 허우적대는것만 같다. 사람이 복잡해진다. 그래도 좋은걸보면, 연애란 참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것 같다. 완벽하지 않지만, 두사람이라서 좋고 함께 있어서 행복한 거. 그래서 사람들은 연애가 하고싶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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