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

1999년 6월 30일에 벌어진 대형 화재사고.

사고가 난 곳은 당시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의 씨랜드라는 청소년 수련원이었고 화재사건 당시 씨랜드에는 서울 소망유치원생 42명, 안양 예그린유치원생 65명, 서울 공릉미술학원생 132명, 부천 열린유치원생 99명, 화성 마도초등학교 학생 42명 등 497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47명[1] 등 모두 544명이 있었다. 사망자 수 23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희생자를 낳았다.

당시 씨랜드에는 서울 소망유치원생 42명, 안양 예그린유치원생 65명, 서울 공릉미술학원생 132명, 부천 열린유치원생 99명, 화성 마도초등학교 학생 42명 등 497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47명이 야외학습을 와 있었다. 이들 중 23명이 저 세상으로 떠났는데...

사망자 23명 중 19명이 유치원생이었다. 그리고 그 중 18명은 모두 서울 소망유치원생이었다. 조사팀은 화재의 원인이 모기향 불이었다고 발표했다. 그게 잘못 엎어지면서 가연성 소재로 된 건물 내로 불길이 번지고 그와 동시에 매캐한 독가스를 내뿜으면서 피해가 커졌다고는 했다.

그런데 후에 불이 붙은 모기향으로 이래저래 실험을 한 결과 모기향으로 불이 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방송 실험으로 입증했다. 전부터 전기가 들어왔다, 안 들어왔다 했다는 목격 증언으로 보아 전기 누전을 화재의 원인으로 보는 게 사실에 가까울 거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그래서 피해자들의 부모들이 분노해서 조사팀에게 정확한 조사를 요구했다.[2]

하지만 여기서 꽤나 큰 문제가 발생했다. 신고가 늦었다. 오산소방서에 신고가 접수된 건 사고 1시간 후였다. 거기다가 소방서에서 씨랜드까지의 거리는 70Km나 돼서[3] 오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에서 질주를 해도 40분은 잡고 가야 한다. 고속도로처럼 선형 좋은 도로도 40분인데, 사고가 난 곳은 지방 산길에다가 선형도 안좋았다. 제아무리 소방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으며 새벽이라 교통량도 많지 않았다 하더라도 가는 데 시간이 엄청 걸리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화재 발생과 동시에 소방차가 출동했다고 쳐도 결국 화재 발생 후 40분 이상 지나고 나서야 도착하게 되는데 이 쯤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결국 동원된 소방 인력만 553명[4]에 소방차 등의 차량도 70대가 넘게 동원됐지만 끝내 어린이 19명을 포함한 23명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그 19명의 유치원생들은 씨랜드 3층의 한 개 방에 다 같이 자고 있었는데, 불길이 급격히 번진 데다 인솔교사들이 무책임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는 게, 해당 유치원의 인솔교사들은 그 유치원생들이 자는 반대편 방에서 투숙중이었다는 것이다. 최초 발화지점도 거기고. 하지만 교사들은 살고 원생들은 죽었다. 심지어, 비치된 소화기는 쓰지도 못했고 객실 내 화재경보기마저 고장나 있었다. 결국 어린이들은 불길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희생되었다.

아이들이 몰려 자고 있었던 방에 인솔 교사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아이들을 대부분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교사가 같이 자고 있던 방 아이들은 무사히 빠져 나왔다. 그러나 인솔 교사의 대부분은 밖에서 불을 피워두고 삼겹살과 "소주"를 먹고있었다. 불이 났어도 술에 취해 대부분의 교사들이 제대로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건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술을 마시지 않았던 교사 한 명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몸을 던졌다가 목숨을 잃는 비극도 있었다.

게다가, 수련원 측은 운영 과정에서 시공 및 감리회사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먹였다. 그리고 화성군 공무원들은 이를 묵인, 비호하였고, 화성군수가 이 불법 운영에 개입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뇌물을 먹였으니, 씨랜드의 건물은 불법적인 구조로 운영을 할 수 있었고, 안전검사 그런거 다 이거 먹는 거임?하고 무시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 건물 1층 위로 52개의 컨테이너로 가건물을 조합해서 운영하고 있었다. 게다가 건설비와 운영비 절감을 위해 가연성 소재로 인테리어를 했다. 이러니 불이 나면 쉽게 번지고 이 과정에서 유독가스도 추가 발생하여 결국 망했어요. 그리고 그런 불법 구조로 인해 불이 나도 소방차가 밖에서 물을 뿌리더라도 건물 안으로 제대로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덧붙여서 컨테이너로 만든 건물이었던데다, 화재로 컨테이너 자체가 많이 약해져 있어서 물이 있어도 물을 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5] 그리고 위에서 기술했었지만, 소화기나 화재경보기 등의 방화(防火)시설 점검도 막장 of 막장. 애초에 뇌물을 먹였는데 검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 당시 뉴스에 보도된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목격자들의 귀에 아이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고 한다. "엉엉! 엄마, 뜨거워!"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울부짖다 연기에 질식한 뒤 불에 탔는지 아니면 그대로 타서 죽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왜냐하면 체격이 작고 골격이 아직 굳지 않은 유아원생들이라서 거센 불길에 시신이 제대로 남질 않아 부검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잿더미에서 뼛조각을 골라내는 정도가 전부였다.[6] 결국 어른들이 이 어린 새싹들을 태워죽인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반면에 같이 갔었던 마도초등학교의 학생은 피해없이 대피할 수 있었는데, 소망 유치원생이 묵었던 301호의 맞은편에서 자고 있던 마도초등학교 학생들이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묵고 있던 두개의 방에 각각 한명씩 인솔교사가 같이 묵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인솔교사는 불이 나자 침착하게 학생들을 대피시켰고 후에 다시 들어가 다른 어린이를 구조했다. 후에 두 인솔교사는 탈진해 쓰러졌고, 소방관들이 한명을 구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김영재교사(당시 38세)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발견되었다. 덕분에 마도초등학교 학생 전원은 목숨을 건졌으며 두 교사 덕택에 몇 명의 어린이가 더 목숨을 건졌다. 이 두 교사가 아니었으면 씨랜드 참사는 23명 이상의 피해로 번질 수 있었다.[7] 그리고 이와 비교되어서 소망 유치원의 교사들은 가루가 되도록 또 까였다... 아니, 까여야 마땅하다.관련기사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씨랜드 측과 화성군 사이에서 온갖 비리 사실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전국적으로 여론이 폭발했다. 사고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2001년 3월 23일 화성시에서[8] 씨랜드청소년수련의집 화재사고 사상자 보상금 지급 조례가 통과되면서 보상금을 받게 되었지만 어린이들의 생명은 그 어떤 것으로도 갈음할 수 없었다. 여자하키종목으로 올림픽에서 은메달, 아시안게임에서 2개의 금메달까지 땄었던 김순덕 여사는 사고로 아들을 잃고 나서 자신이 땄던 메달과 훈장을 국가에 반납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9] 그 외에도 사고자들의 부모가 생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했다고 한다.

해당 공무원은 물론 화성군수까지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고[10], 사건 당일 술을 처묵처묵했던 인솔 교사들도 모두 구속되었다. 그러나 정작 최고 책임자인 화성군수는 무혐의로 풀려나고 지금은 지역유지로 잘 살고 계신다.
씨랜드 참사 당시 화성군수의 2005년 인터뷰. 잘못했다는 말은 반마디도 없다.

단지 이상한 것은 이 화성군수만은 씨랜드 사건으로 끝까지 고소당하지 않았다. 경찰에서 몇번이나 검찰에 기소요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무서운 것은 화성군수가 조사받던 중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자 화성군수님을 보호하겠다는 화성농촌문제 연구회와 지역 4H 소속원들이 주축이 된 지지자 300명이 몰려가서 병실을 지키면서 기자들을 내쳤다. 그러면서 씨랜드 사건이 비극이기는 하지만 군수님에게 모든 비난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는데. 자기 자식이 죽어도 저런 소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씨랜드 참사를 일으킨 군수를 지키는 용감한(?) 청년들에 관한 기사
기껏 비리 혐의로 고소되지만 이 군수님은 무혐의 판정 받고 시골에서 참회하면서 조용한 삶을... 살 리가 없지... 지금은 모 정당 국회의원에게 선거위원장으로 임명되셔서 노익장을 발휘하면서 정치판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씨랜드 참사 때 군수였다는 이야기는 반줄도 없는 신문기사

그러나 여기서 정신 못 차린 정부는 끝내 내장재 관련 법안에 손을 대지 않았고, 결국 이로 인해서 4년 후 더 큰 사고가 발생했다. 그제서야 건물 및 차량의 내장재가 불연재 또는 난연재로 바뀌게 되었다.[11] 이 사고의 교훈으로 정부가 내장재 관련 법안에 손을 댔더라면 대구 지하철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H.O.T.의 '아이야!(I Yah!)의 모티브가 바로 이 사건이다. 실제로 앨범에서도 노래 전에 이 사건을 미리 언급한다. 그리고 실제로 멤버 모두 가슴에 추모의 의미로 리본을 달고 공연을 한 경우도 있는 걸 보면 이 사건에 대한 추모곡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는 'I Yah!' 가사(1절) 콘서트 동영상

한편 이 참사로 인해 쌍둥이 딸을 한꺼번에 잃은 유가족 대책회장 고석 씨는 2006년 <안전교육이 유아의 안전능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서울시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설립해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어린이안전재단 CEO 인사말

2011년 8월 17일 씨랜드 부지 옆에 불법 휴양시설이 운영중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소유주가 화재사건 당시 씨랜드 건물 소유주이자 시설 운영자와 동일인으로 드러났다. 그냥 일곱 글자로 줄여도 무방할 듯 하다. 이후 해당 시설들은 철거되었다.

이런 참사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안타깝게도 수학여행에서 벌어진 참사들이 현재까지 무려 세 번씩이나 더 반복되고 말았다. 14년 후인 2013년 7월 18일에는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참사가 벌어졌으며, 바로 다음해인 2014년 2월 17일에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가 벌어졌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건이 벌어진 지 겨우 두 달 만에 4월 16일에는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까지 2014년에만 이런 참사가 둘씩이나 벌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