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캐릭터 죽이겠다"에 격분..울산 경찰 20대 영장

온라인게임을 하며 다투다 "게임 캐릭터를 죽이겠다"는데 격분, 게임 상대방의 집에 찾아가 불을 지른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8일 온라인게임 상대방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대학생 송모(20.충남 천안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 7월 7일께 평소 온라인게임을 하며 알고 지내던 울산의 전모(25.여)씨와 PC방에서 만나 게임을 하기 위해 천안에서 울산까지 내려왔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친해진 송씨에게 전씨는 "피곤하면 우리 집에 가서 한숨 자고 오라"며 집 위치와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그러나 이런 온라인 게임을 통한 '우정'에 금이 간 것은 열흘 뒤.

각각 천안과 울산에서 온라인게임과 채팅을 하던 이들은 게임을 하다 말다툼이 벌어졌고, 전씨가 "네 게임 캐릭터를 죽이겠다"고 말하자 이에 격분한 송씨는 지난달 17일 고속버스를 타고 천안에서 울산으로 내려왔다.

송씨는 이날 오후 7시께 전씨의 원룸 집에 찾아간뒤 옷을 방바닥에 모아놓고 1회용 라이터로 불을 지르는 바람에 원룸 21㎡ 가량이 탔다.

경찰은 "게임을 하다 알게 된 송씨가 의심스럽다"는 전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충남 천안의 송씨 집에서 게임을 하던 송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나 피해자 모두 게임에 깊이 몰입하는 성향을 보였다"며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해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범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