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촌 애들이 집에 다녀갔습니다. <div><br></div> <div>남자애 하나 여자애 하나인데, 둘 다 덩치가 나랑 비슷함 중학생인데...</div> <div><br></div> <div>얘들이 올 때마다 집안 집기가 하나씩 부서지는 일들이 발생하는데</div> <div>그래서 이번에는 이것저것 부서질 만한 것들은</div> <div>다 안에 집어넣고 진짜 딱 컴퓨터만 할 수 있고 바로 복구가 가능하게</div> <div>보조 하드로 부팅되서 바로 포맷이 가능하도록 세팅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음</div> <div><br></div> <div>제가 집기를 부숴먹는 비글들을 상대로</div> <div>호구처럼 착하게 대하는 것 같지만</div> <div>싸우면 지기 때문에...특히 여자애 쪽이랑 싸우면 처발림...</div> <div>나름의 조공을 바치기 위한 생존 세팅이었음</div> <div><br></div> <div>그렇게 두근두근 하면서 오자마자 컴퓨터를 냉큼 바치고</div> <div>거실로 피난을 왔는데 뭔가 익숙한 소리가 들리는거임</div> <div><br></div> <div>러브라이브 게임 시작음이 한 1초간 크게 들리다가 소리가 확 하고 줄어들었음</div> <div><br></div> <div>그 때 핸드폰을 방 안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div> <div>눈앞이 깜깜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졌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 울레들이 갈리는구나 미안해 니코쨩 못난 덕후라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이마스도 건들까 아니겠지 하면서 방으로 갔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조카의 손에 들려있는 건 제 폰이 아니었음</span></div> <div>순간 벙 쪄서 폰을 들고있는 여자조카를 가만히 쳐다봄</div> <div><br></div> <div>추석 때 내 방에 잔뜩 있는 만화책과 라노벨을 보며</div> <div>덕후라고 까면서 실제 발로도 까던 걔 이 자식이었는데</div> <div>하면서 헛 웃음을 짓는데 얘가 자랑을 하는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자기 레벨 124라고 ㅇㅇ..</div> <div>것도 계정 3개가 다 100레벨 대라고</div> <div>미국, 일본, 한국 계정 ㅇㅇ...</div> <div><br></div> <div>신기한 마음에 이것저것 물어보니</div> <div><br></div> <div>여자조카는 나랑 비슷하게 다양한 애니를 파는 애니덕후였고</div> <div>남자조카는 러브라이브만 주구장창 파고, 서코를 다니는 덕후였음</div> <div><br></div> <div>추석~설날 시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변화에</div> <div>멘붕해서 고모에게 애들이 왜 저렇게 됐냐고 물어보니</div> <div>막지 아니하니 자연스레 저래 되었다는 대답을 하심</div> <div>덕은 막을 수 없는거니 몰래 하는 것보다 걍 자연스레 방목하는 식으로 했더니</div> <div>덕화가 가속화 되었다고...</div> <div><br></div> <div><br></div> <div>아는 사람이 덕후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은</div> <div>아는 사람은 다 아는 그런 기쁨 일거임</div> <div>더군다나 그게 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div> <div><br></div> <div>그 기쁨을 저는 주체를 못하고</div> <div>애들이 가기 직전에 방으로 부름</div> <div>아쉽게도 러브라이브 관련 책은 없었으므로</div> <div>책장을 뒤져서 만화책 12권과 소아온 1기 전권을 하사함</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동안 당한 게 있으니(도자기 파손, 마룻바닥 파손, 협탁 및 식탁 파손 등)</div> <div>나중에 진실을 알고 엿이나 먹어라 하는 식으로</div> <div>만화책은 우익의 거인으로...어차피 처치 곤란이었던 책.</div> <div>우익거 흑백 만화책은 15세이므로 법적으로는 노 프라블럼</div> <div><br></div> <div>애들임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의식은 제대로 박혀있었기 때문에</div> <div>진실을 알고 나면 반드시 멘붕 할 거라 생각함.</div> <div><br></div> <div><br></div> <div>근데 생각해보니 그 때가 되면 내가 맞을 거 같음...괜히 준 듯....허...망할.....</div> <div>진짜 돌려받아야 되나 진실을 내가 얘기해 주면 덜 때리나...</div> <div>진짜 아픈데...아...이번 건 진짜로 내가 잘못한 건데...준 걸 뺐으면 맞을 거고...</div> <div>안 뺐으면 나중에 맞을 거고...어쩌죠...</div> <div>위에 막줄 쓰기 전까지 신나서 썼는데 심각해짐 ㅠㅠ</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