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제, 그러니까 오늘 새벽 3시 경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div> <div>처음 사용하는 긴급전화라 손이 무지 떨리더군요.</div> <div>신고 대상자는 저희 아버지이고, 신고사유는 연락두절로 인한 위치확인요청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어제 사건 경위는 이렇습니다.</div> <div>아버지께서 오후 7시에 모임이 있어 외출하시고(차를 집에 두고 가신 상태) 저랑 어머니가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div> <div>오후 10시에 어머니가 한 차례 전화를 하셨지만 받지 않으셨고,</div> <div>그때부터 새벽 3시까지 어머니 총 25회, 저 4회 합이 29회가 넘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통화음만 갈 뿐 답이 없었습니다.(핸드폰이 켜져 있는 상태)</div> <div>아버지가 나가신 모임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연락을 시도해보았겠지만,</div> <div>어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었고 그래서 더 불안했습니다.</div> <div>그리고 제가 참다못해 119에 신고해서 위치추적을 부탁하였습니다. </div> <div>법적고지를 듣고 제 신변을 확인시켜드리고 나니 119 대원님께서 112에도 같은 내용으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div> <div>같은 내용으로 112에도 신고를 했고 곧 경찰관 두 분이 도착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여기서 잠깐,</div> <div>친구분들과 모임이 있는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집착에 가까운 통화를 시도했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네요.</div> <div>물론 술을 마시면 핸드폰 소리를 못 들을 수도 있고, 사람들과 함께 계시느라 통화가 어려울 수도 있지요.</div> <div>하지만 저희는 새벽까지.. 특히 어머니는 거의 노이로제 수준으로 불안해하시며 아버지와 연락이 닿기만을 기다렸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1. 술</div> <div>정확히는 술버릇이 되겠네요. </div> <div>우선 아버지는 술을 드시면 아무 곳에서나 주무십니다. 정신을 잃는다고 표현하죠.</div> <div>아리랑치기도 당하신 적 있고, 택시를 타고 동네 열바퀴 돌기는 기본입니다.</div> <div>집을 못 찾아서 멀리서 술 마시면 말 그대로 헬입니다.</div> <div>버스를 못 찾아서 세시간 가까이 헤매시고 겨우 전화로 원격조종하다시피 태워서 오셔도</div> <div>중간에 잠들어서 저랑 엄마가 새벽에 정류장에 가서 픽업해옵니다.</div> <div>노상방뇨는 10번에 8번꼴로 하시지요.(밖에 나와 2차 논의하는 모인 사람들 있는 자리에서..)</div> <div>집안에서도 주무시다가 침대에 두세번 소변보고</div> <div>화장실인 줄 착각인지 아무튼 엄마 화장대에 한번, 제 옷장에 한 번 소변을 누신 적 있어요.</div> <div>지갑,열쇠,핸드폰 분실을 너무 흔해서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div> <div>예전에는 실수였지만 제 얼굴을 한 번 때리신 적도 있습니다.(그냥 막 흥분해서 얘기하며 주먹 휘두르다가 제가 얻어걸린 격)</div> <div>초등학교 때 기억에는 문 한 가운데에 구멍이 나있던 적도 있네요.</div> <div>이건 30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한 두차례 있었던 해프닝이지만 혹시 몰라 적습니다.</div> <div>폭력적인 성향은 5%정도? 라고 생각됩니다. (흥분주체못함+욕설 등에 국한 됨)</div> <div> </div> <div>2. 말 실수</div> <div>저희 외할머니가 혼자 되셔서 엄마 형제자매 및 가족이 모여 앞으로 어떻게 할머니를 모실지 논의하는 자리에서</div> <div>저희 친할머니도 혼자 계신데 저희 엄마가 안 모시려고 한다. 근데 돈을 준다니까 모신다고 한다. </div> <div>이런 예민한 문제를 거리낌없이 내뱉어 장녀인 어머니 얼굴을 붉히게 만드시고.</div> <div>양가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도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어 상주노릇 못하시고.</div> <div>이번에 20살되는 친척 동생을 술친구라며 소주 1병+맥주 2병 가까이 먹이고.</div> <div>그리고 술을 드시면 횡설수설하는 것도 기본이지만</div> <div>분위기 망치며 얼른 집에 가자고 재촉을 하십니다. 이건 3번에서 자세히 다룰게요.</div> <div> </div> <div> </div> <div>3. 약한 주량 <<<< 술 욕심</div> <div>주량은 소주 1병 반 + 맥주 2병가량으로 절대 주량이 센 편이 아니십니다.</div> <div>하지만 술 욕심은 그 누구보다 강하세요.</div> <div>우선 술자리가 시작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술을 쏟아 붓습니다.</div> <div>남들이 한 잔 마실 때 기본 두세잔.</div> <div>그리고 당연히 그 누구보다 빨리 취해서 인사불성이 됩니다.</div> <div>그때부터 1번에 언급한 말실수+노상방뇨+기절한듯이 잠듦이 시작됩니다.</div> <div>이때까지가 1~2시간 안에 일어나는 일들이에요.</div> <div>그리고 벌떡 일어나서 가자고 합니다.</div> <div>다들 이제 막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데 가자고 생때를 부리십니다.</div> <div>당연히 대화는 안되구요.</div> <div>분위기 망쳐지는 건 기본이고 이때까지 엄마랑 제 속 썩어들어갑니다.</div> <div>그나마 이건 엄마나 제가 같이 술자리에 있었을 때 얘기이고</div> <div>만약 혼자 모임에 가셨다면 1번에서 말한 집 못찾기가 추가되어 그냥 그날 잠을 다 잤다고 보시면 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족이 길었네요. 아무튼 이런 상황이었기에 남들은 고작 7~8시간 연락 안 된걸로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div> <div>저는 119와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아버지의 위치를 추적해달라구요..</div> <div>무엇보다 어제는 모르는 분들과의 모임이었습니다.</div> <div>아버지가 취미생활이 하나 생기셔서 그 동호회에 가입하셨는데 처음 회식이 있던 날이었고,</div> <div>엄마나 저는 그 모임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연락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더군다나 겨울이었고 추웠죠. 그래서 바쁘신 줄 알지만 정말 죄송하게도 개인적인 일로 119와 112에 부탁을 드렸어요..</div> <div>그리고 경찰관 두 분이 아파트에 거의 다 오셨을 때 마침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습니다.</div> <div>지금 그 동호회 회관에 혼자 계시다구요.</div> <div>일어나보니 혼자 자고 있었다고 하시네요.</div> <div>경찰관분들께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119에도 전화를 해서 상황을 종료시켰습니다.</div> <div>엄마랑 저랑 차를 타고 가서 모셔왔지요.</div> <div>그런데 보니까... 행색이 정말 말이 아닌거에요.</div> <div>바지도 한 번 벗었다 입으신 거 같고 지퍼도 열려있고.</div> <div>신발도 어디서 잃어버리셨는지 ..</div> <div>아무튼 얘기를 들어보니 술을 드시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혼자 회관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대요.</div> <div>그러니까 대충 조합을 해보면</div> <div>사람들하고 다같이 술을 드시다가 아버지가 너무 취한 나머지 정신을 잃으셨고(잠드심)</div> <div>나머지 분들이 깨우다 못해 실내에 주무시게 두고 2차로 이동한 것 같았습니다.</div> <div>그리고 주량의 3배 이상 훨씬 넘게 마신것 처럼 한숨 자고 났는데도 고주망태수준..</div> <div>처음 보는 사람들과 그렇게 술을 드시고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주무신거죠.</div> <div> </div> <div>그리고 아직까지도 주무시고 계십니다.</div> <div>아 아침에 잠깐 나가서 신발은 찾아오셨어요. 그 안에 어디 있었는데 까먹으셨던 듯..</div> <div> </div> <div>전 솔직히 지금껏 엄마가 아빠를 들들 볶고 술 마시지 마라 싸우고 그러는 게 정말 지겨웠어요.</div> <div>두분 다 선하고 좋은 분들이지만 거의 매일 싸우는 모습만 보며 자라왔고</div> <div>제 기억에는 주로 엄마가 악역이었어요.</div> <div>아빠가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잔소리 시작에 작은 일에도 크게 대응하시고 불안해하시는 모습.</div> <div>저도 보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아빠가 평소에는 (정말 지겨운 레파토리지만) 정말 잘하시거든요.</div> <div>그래서 엄마가 문제라고 생각했고 아빠가 엄마 기에 눌려서 술로 그걸 푸는 거다..라고 생각해왔습니다.</div> <div>저희 가족 주변 친척, 친구분들 다 알아요. 저희 이렇게 싸우고 사는거.</div> <div>엄마는 악역, 아빠는 술로 푸는 불쌍한 아빠...</div> <div> </div> <div>그런데 제가 어제 겪어보니 이건 생지옥입니다.</div> <div>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어디서 어떻게 있을지도 모르는 불안함.</div> <div>어떤 실수를 할지, 어디서 물건을 잃어버릴지, 어디서 떠돌고 있을지.</div> <div>겨울인데 얼어죽지는 않을지, 어디 팔려가는 건 아닌지 등.. 나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더라구요.</div> <div>그 동안 전력이 있으니 그렇지만요.</div> <div>엄마는 이걸 30년 가까이 하신 거에요.</div> <div>그래서 전 이제 엄마 편이에요.</div> <div>엄마가 이혼 했으면 좋겠어요.</div> <div>아빠 술 절대 못 끊어요.</div> <div>예전에도 최대 6개월이었고, 줄이는 건 더더욱 불가능입니다.</div> <div>수도 없이 많이 시도해봤어요.</div> <div>저희 아빠 담배도 하루만에 끊는다하고 딱 끊으신 분인데 술은 안되나봐요.</div> <div>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이 알콜 의존증 혹은 중독이라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으십니다.</div> <div>당연히 치료도 완강히 거부하고 계시고요.</div> <div> </div> <div>혹시 이런 상황에 처해보신 분이나 </div> <div>그냥.. 아무 말이나 좋으니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어요.</div> <div>저랑 엄마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지</div> <div>아빠 술.. </div> <div>거의 일주일에 세 번은 반주로 항상 소주 1병 드십니다.</div> <div>아무튼 자기제어가 안되고 앞가림이 전혀 안됩니다.</div> <div>엄마는 신혼 때부터 이래왔다고 하세요.</div> <div>이제 남은 몇 십년동안 이 꼴을 더 보며 살다가 본인이 아프실거라 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많은 분들의 의견 듣고 싶어요.</div> <div>내용이나 정보가 부족하다면 댓글로 답변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제가 궁금한 건</div> <div> </div> <div>1. 엄마랑 제가 예민한 것인지,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부분</div> <div>2. 이혼사유로 충분한지</div> <div> </div> <div>이 두가지입니다.</div> <div> </div> <div>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