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것저것 사진보러 텀블러를 가끔 구경하는데, 첫 화면에 흥미로운 포스트가 떠 있더군요. </div> <div>팔꿈치 이하의 부분이 없는 채로 태어난 한 블로거가 "퓨리오사"라는 캐릭터에 관해 쓴 글입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오픈 게시판에 해당 포스트를 번역해서 올려도 되냐는 질문에 승낙해 준 메일><im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width:535px;height:278px;" alt="제목 없음2.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26859119GbZt2l14.jpg"></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font size="4"><strong><u><내가 본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그리고 퓨리오사 사령관이라는 그 완벽함></u></strong></font></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 좋아. 꽉 붙들어 매. 이제부터 퓨리오사의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div> <div>근데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div> <div>나는 "태아수지기형"(a fetal amputee)이라는 증상을 갖고 태어 났어. 쉽게 얘기하면, 난 태어날 부터 팔의 일부분이 없었지.</div> <div>여기(텀블러)에 이 얘기를 쓴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팔로워가 조금 늘어서 이 얘길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거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나야. (참고:원 글쓴이는 원문에서 얼굴을 가리지 않았으나, 혹시 몰라서 제가 얼굴은 가렸습니다.)</div> <div><img style="border:;width:357px;height:409px;" alt="untitled.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2686628RKfWa9Xq5kJxjrH9m8vIFb7Nhgd.png"></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게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매드맥스의 퓨리오사.</div> <div><img width="300" height="300" style="border:;" alt="untitled2.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5/1432686638p3ccctLZFdrouum59qeXV4l.png"></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 영화가 너무 보고 싶은데 친구들이 시간 날 때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서 결국 월요일 저녁에 혼자 이 영화를 보러 갔어. 사실 친구들이 이번 주말엔 모두 바빠서 "다음에 같이 봐야지"하고 맘 먹고 있었는데, 페이스북에 이 영화에 대한 칭찬이 자자해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어젯밤 영화를 봤고... 결국엔 펑펑 울고 말았어. </div> <div> </div> <div> </div> <div>왜냐면 말야, 이번주에 난 서른살이 돼. 그리고 항상 액션영화를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여태까지 헐리우드 영화에서 신체적 장애가 있지만, 이렇게 멋진 여자 주인공은 본 적이 없었거든. </div> <div> </div> <div> </div> <div>(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여태까지 "무언가를 대표하는 이미지"라는 것에 관해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백인 여성으로서 그 문제가 나한테 크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매드 맥스"를 보고 나니 내가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더라고. 난 태어날 부터 이런 상태였지만 한번도 이게 약점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 물론 불편하긴 하지. 당연히 내가 할 수 없는 일들도 있고. 하지만 내가 쓸데없는 인간이라고 생각 해 본 적은 없어. 나는 여태까지 "문제가 닥치면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서 그냥 해치우자"라는 태도로 내 삶을 살아왔으니까. 내가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용납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전부 해 보고 나서야, 그렇게 전부 해보지 않고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어. </div> <div>그런데, "매드 맥스"를 보면서 내가 일생동안 겪어야했던 힘겨움, 싸움, 발버둥, 고난을 2시간동안 스크린으로 보는 기분이 들었어. </div> <div><strong></strong> </div> <div><strong></strong> </div> <div>퓨리오사가 샷건을 장전하는 장면을 생각해 봐. 퓨리오사가 "절단된 팔꿈치"로 맥스에게 펀치를 날리는 장면도. 그리고 두 손으로 총을 잡고 쏘는 대신, 맥스의 어깨에 총을 지지해 조준하는 장면을 생각해봐. 퓨리오사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똑같이 할 수 있지. 아니 너보다 훨씬 더 잘 해. 남들의 반 밖에 안 되는 손가락을 가지고 말이야. </div> <div> </div> <div> </div> <div>이 영화가 주인공의 장애에 관해 아무렇지 않은 듯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그 점은 정말 엄청난 거야. 정말 내가 이 영화에서 뭘 더 바랄 수 있을까. 퓨리오사의 팔은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듯, 아주 흔하다는 듯이, 별 거 아니라며 이야기는 진행 돼. 퓨리오사의 팔은 줄거리에서 "전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 그냥 그래도 된다는 거야. </div> <div> </div> <div> </div> <div>1) 퓨리오사에게 팔이 없다는 사실은 한번도 대화 속에서 언급되지 않아. 단 한번도. 이 간단한 사실이 얼마나 강력한 지 생각해 봐.</div> <div> </div> <div>2) 영화 "그라인드하우스"에선 무릎 이하가 없는 여자 캐릭터에게 총을 달아준 걸 생각해봐. 여기선 그런 이상한 짓을 하지 않아. 퓨리오사의 의수는 현실적이야. 실제로 저런 의수를 착용해서 사용할 것 같으니까. </div> <div> </div> <div>3) 왜 팔이 없는가에 대해서도 전혀 이야기하는 않아. 어떻게 잃었는지,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없었던 건지 관객은 전혀 모르지.</div> <div> </div> <div>4) 그리고, 등장인물 그 누구도 퓨리오사의 상태에 대해 동정을 가지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아. <br></div> <div> </div> <div>퓨리오사와 영화 "300"의 에피알테스를 비교해 볼게. 레오니다스가 에피알테스에게 친절하게 대하긴 하지만, 에피알테스가 불구라는 사실은 꽤 분명하게 나와. 군인이 될 수 없다는 거야. 스파르타의 대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에피알테스는 쓸모 없는 존재인거지. 만약 퓨리오사가 그 스토리라인에 등장했다면? 퓨리오사는 에피알테스를 흘끗 본 후, 레오디나스를 향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고 에피알테스에게 스파르타 전투대열에 맞는 맞춤형 갑옷과 방패를 위한 의수를 만들어 줬을 거야. "자, 내가 해결 해 줬지? 이제 전쟁에서 재미 좀 봐!"</div> <div> </div> <div> </div> <div>퓨리오사가 유능한 사령관이자 전사라는 사실 말고도 내가 더욱 더 감동받았던 건, 퓨리오사가 친절하고 감정을 느낄 줄 알고,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는 거야. "매드 맥스"의 주요 줄거리는 퓨리오사가 임모탄의 부인들을 구해내 자신의 고향과 가족들에게 돌아가 전쟁과 고통이 없는 소박한 삶 그리고 평화를 찾고자 한다는 거야. 할리우드에서 흔히 나오는 "감정 없는" 여자 액션 캐릭터가 아닌, 지구 어느 곳에 살고 있을 듯한 진짜 인간,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인물이 바로 퓨리오사야. <br></div> <div> </div> <div>이 영화는 페미니스트적이고, 강력해. 그리고 장애라는 것을 현실적이지만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어. </div> <div> </div> <div> </div> <div>어쨌든, 이제 그만 마무리할까 해. 친구들이 당장 퓨리오사의 코스프레를 준비하라며 잔소리를 할 게 생생하거든.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br>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