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내년이면 36이 되는 남자 오징어 입니다. <div><br /></div> <div>오유는 거의 눈팅만 해 왔지만, 하루일과의 대부분을 눈팅으로 채우고 있습니다.<br /> <div><br /></div> <div>다름이 아니라 저에게는 오는 21일 결혼하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2년전 1Km 라는 어플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었는데요,</div> <div><br /></div> <div>지난 9월초 5박 7일로 태국으로 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div> <div><br /></div> <div>그리고 태국 입국 둘째날, 파타야에서 사랑하는 그녀와 저의 분신인 '보름이'가 우리에게 와 주었어요.</div> <div><br /></div> <div>갑작스럽게 생긴 아이로 인해, 처음에는 둘다 당황했지만 '보름이'가 우리에게 와준 이유가 분명 있을것이라는 생각에</div> <div><br /></div> <div>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우리앞으로 와줄 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div></div> <div><br /></div> <div>지난 10월 24일, 웨딩촬영을 한 다음날. 임신 7주차인 그녀에게 입덧이 시작되었습니다.</div> <div><br /></div> <div>며칠동안은 속이 메스껍고, 냄새에 민감해지는 정도로 시작하다가..</div> <div><br /></div> <div>8주차로 접어들자 마자 먹는 족족 토해내기 시작했습니다. </div> <div><br /></div> <div>그녀가 건강해야 보름이도 건강하게 잘 클거라는 생각에 입덧 초기에는 토하면서도 억지로 뭐라도 먹으려고 했던</div> <div><br /></div> <div>그녀였지만,</div> <div><br /></div> <div>9주차가 지나면서 먹은것도 없는데 하루에 20여번 이상을 토하는 상태까지 악화되어,</div> <div><br /></div> <div>결국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어요.</div> <div><br /></div> <div>그녀와 저는 8월달에 미리 신혼집을 구해서 함께 살고 있는 상태이며,</div> <div><br /></div> <div>저의 본가는 경기도 양주, 그녀의 본가는 대전이라 주변에 연고가 없어 제가 회사에 있는 시간동안은 언제나 병실에서</div> <div><br /></div> <div>혼자 시간을 보내는 그녀입니다.</div> <div><br /></div> <div>저는 어머님이 안계셔서 따로 그녀를 봐주실 예비 시어머니가 없는 상화이구요,</div> <div><br /></div> <div>대전에 계시는 가족들 역시 사정상 수도권까지 올라와서 그녀를 간병해주시기 힘든 상황이네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저는 퇴근 후, 그녀가 있는 병원으로 바로 퇴근해서 두세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div> <div><br /></div> <div>다음날 출근을 위해 잠을 청하구요.</div> <div><br /></div> <div>이런 생활이 벌써 4주차에 접어들었네요.</div> <div><br /></div> <div>지난주 토요일과 어제 새벽에는 갑작스런 복통으로 새벽시간에 응급실을 두번이나 다녀오기도 했어요.</div> <div><br /></div> <div>어제 찾아왔던 복통은 산부인과에서 맹장이 의심된다고 하여 마음을 졸이며 아파하는 그녀를 앰뷸런스에 태우고</div> <div><br /></div> <div>응급실에 갔는데, 다행이 충수돌기는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새벽 4시가 넘어 다시 원래 병원으로 복귀한 상황이네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글 제목을 염치없는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라고 적은 이유는,</div> <div><br /></div> <div>입덧은 아기를 가지게 되면 의례히 거치는 과정중에 하나 일 수 있어서 입니다.</div> <div><br /></div> <div>그녀와 저 둘다 초보맘, 초보아빠 이고 아직 경험이 없어 남들 다 겪는 입덧을 가지고 유난 떠는 것일 수도 있을것 같아서 입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본래 오늘은 그녀의 본식 드레스의 가봉을 하는 날 이었어요.</div> <div><br /></div> <div>오후시간에 수액을 잠시 빼고, 외출을 하려고 했었지요. </div> <div><br /></div> <div>그런데 어제 밤에 응급실을 다녀오면서 무리를 해서 인지 밤새 그녀의 상태가 더욱 안좋아 져서 </div> <div><br /></div> <div>움직일 수가 없는 정도까지 되어 어쩔 수 없이 없는 시간 겨우 빼서 가봉일을 미뤄놓았네요.</div> <div><br /></div> <div>결혼 전, 청첩장을 들고 여기저기 인사드리러 갈 곳도 많은 그녀지만, </div> <div><br /></div> <div>곧 괜찮아 질거야, 괜찮아 질거야 라는 희망을 가지고 쌓여있는 청첩장의 스티커를 하나 둘 붙힌 그녀지만,</div> <div><br /></div> <div>결혼식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카톡으로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는 것이 전부인 그녀가 너무 안스럽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입덧이 시작한 7주차부터 12주 3일차인 오늘까지, 그녀가 먹은 음식의 양은 평소 그녀가 먹던 이틀치 식사량이 될까 말까 입니다.</div> <div><br /></div> <div>49킬로그람이 나갔던 몸무게는 40킬로대 초반까지 떨어졌고,</div> <div><br /></div> <div>먹는 족족 바로 토해내버리는 상태라 위장병이 온지 오래되어, 늘 위통을 달고 괴로워 하는 그녀입니다.</div> <div><br /></div> <div>오늘도 조금전까지 병원에 함께 있다가 내일 출근하는 저를 한사코 집에 보내려는 그녀를 뒤로 하고 집에 오는 길에</div> <div><br /></div> <div>너무 힘들고 속상하다며 전화상으로만 눈물짓는 그녀에게</div> <div><br /></div> <div>"힘내자..조금만 더 버티면 금방 괜찮아 질거야."</div> <div><br /></div> <div>라고 늘 했던 말을 또 하면서 아무것도 대신 감당해 줄 수 없는 저 스스로 무력감까지 느껴지더라구요.</div> <div><br /></div> <div>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입덧이지만,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병원에서 늘 혼자 밤을 지새우는 것이 맘이 많이 아프네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집에 오면서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div> <div><br /></div> <div>그녀에게 짧은 댓글이라도 힘내라는 말을 해주시는 것을 그녀가 보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div> <div><br /></div> <div>이렇게 긴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수액을 빼버리면 물을 못먹기 때문에 조금만 지나도 바로 탈수 증세가 오고..</div> <div><br /></div> <div>너무 많이 토를 해서 피는 물론이거니와 담즙까지 토해내면서,</div> <div><br /></div> <div>입덧이 끝나면 꼭 먹으러 간다며 핸드폰에 맛집을 하나 둘 스크랩 해 놓는 그녀에게</div> <div><br /></div> <div>오유 여러분들께서 힘내라는 따듯한 말 한마디씩 해주시면 그녀가 버텨 나가는 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div> <div><br /></div> <div>이런 염치없는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분명 저보다 더 힘들고, 더 어려운 분들이 계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하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이것도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라는 생각에,</div> <div><br /></div> <div>늦은 일요일 밤, 장문의 글을 남깁니다.</div> <div><br /></div> <div>부디 돌아오는 21일에는 예전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함께 식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몇분이나 이 글을 읽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긴글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div> <div><br /></div> <div>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마지막으로 그녀에게 한마디 남깁니다.</div> <div><br /></div> <div>"사랑한다 은혜야.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곧 편해질거야. 이 말을 5주째 하고 있지만, 그게 사실일 거니까. 죽을때까지 너만 사랑할께."</div> <div><br /></div> <div><br /></div> <div><div style="text-align: left">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2/13865110608GlP9Jl6YBCCqwnWoHd.jpg" width="800" height="533" alt="SAM_1103.JPG" id="image_023573741712607443" class="chimg_photo" style="border: none" /></div><br /></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