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font size="2">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집에서 할일이 없을때면 케이블 영화채널을 틀어놓고 멍하니 보고는 한다. 케이블 채널 특성상 </font></div> <div><font size="2">같은 영화를 자주 해주는 일이 많은데 나를 파블로프의 개로 만드는 영화들이 몇 편 있다. 아마겟돈 다이하드 콘스탄틴 최근엔 아저씨까지 </font></div> <div><font size="2">케이블에서 백골이 진토될 정도로 재탕에 재탕을 반복하는 영화들이지만 어김없이 끝까지 보게되는 영화들이다. 그날도 나는 아무생각</font></div> <div><font size="2">없이 티비에서 해주는 아저씨를 보고 있었다. 한참을 영화에 집중하던 중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마의 광고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font></div> <div><font size="2">잠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재입대하는 꿈을 꾸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제대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꾼다는 군대꿈을 꾼적이 없었다. 가끔 자다가 몸을 </font></div> <div><font size="2">부들부들 떨거나 식은땀을 흘리며 죄송합니다나 잘못들었습니다를 외치며 잠에서 깨어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본적은 있지만 나 자신은</font></div> <div><font size="2">한번도 군대꿈을 꾼적이 없었다. 꿈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헌병들이 나타나 나를 붙잡았고 재입대를 해야</font></div> <div><font size="2">한다며 나를 끌고갔다. 이유인 즉슨 당시 내가 하던 fps게임이 있었는데 그 게임 계급이 너무 낮고 실력이 형편없다며 </font><font size="2">사격실력 향상을 </font></div> <div><font size="2">위해 국가차원에서 재입대가 결정되었다는 것이었다. 아니 예비군도 끝난 마당에 그게 무슨 개같은 소리냐며 반항했지만 그들을 뿌리</font></div> <div><font size="2">칠수 없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현질이라도 할걸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그렇게 다시 군대에 끌려간 나는 부대배치를 받기위해 인사과로 향했다. 인사과 사무실로 들어서자 인사계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font></div> <div><font size="2">그런데 인사계원의 모습이 좀 이상했다. 군인임에도 불구하고 장발의 머리와 왜인지 낯익은 얼굴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원빈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아니 왜 여기에 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배치가 끝나고 나는 다시 헌병들에게 붙들려 내무실로 향했다. 다시 이등병부터 군생활을 </font></div> <div><font size="2">시작하려니 당연히 적응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참들에게 수없이 갈굼을 당하며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힘든 </font></div> <div><font size="2">군생활을 보내던 중 소각장 구석에서 울고있는 나에게 원빈이 다가왔다. 그는 아무말 없이 나에게 소세지를 내밀었고 얼떨결에</font></div> <div><font size="2">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며 껍질을 벗기는데 고참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나에게 이등병새끼가 빠져서 소세지나 쳐먹고 있다며 설마 </font></div> <div><font size="2">이등병 혼자 px에 간거냐며 날 추궁했고 당황한 나는 저기 저 아저씨가 준거라고 얘기했지만 그는 아무말 없이 자리를 피할 뿐이었다. </font></div> <div><font size="2">또 한번 폭풍같은 갈굼의 시간이 지나고 고참들은 나에게 저놈 별명이 인사과 귀신이라며 친하게 지내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화가 치민 나는 다음날 인사과를 찾아갔다. 왜 그냥 갔냐며 따지려는데 날 바라보던 원빈이 말했다. 너무 아는척하면 모른척하고 싶어져. </font></div> <div><font size="2">이건 또 무슨 신선한 개소리인가 고민하던 찰나에 날 부르는 고참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다시 내무실로 향했다. 내무실에 도착하니 </font></div> <div><font size="2">모르는 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휴가에서 복귀한 고참이라는데 그는 날 보자마자 대뜸 보급받은 휴지가 다 떨어졌으니 내껄 달라는 얘기를</font></div> <div><font size="2">했고 왜인지 나는 싫다고 대답했다. 열이 받은 고참이 날 데리고 보일러실로 향했고 그의 전투화가 내 정강이로 향하는 순간 구원의 빛이</font></div> <div><font size="2">등장했다. 또 어디서 등장했는지 갑자기 나타난 원빈이 그 고참을 제지한 것이었다. 넌 뭐냐는 고참의 말에 원빈이 대답했다.</font></div> <div><font size="2">옆중대 아저씨.. 조소를 내뱉는 고참들에게 원빈이 말했다. ... 남은 휴가가 몇개냐. 나 인사과 계원한다 정량제 빼고 모조리 씹어먹어줄께..</font></div> <div><font size="2">그러더니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열심히 적기 시작했다. 아마 마음의 편지를 쓰는것 같았다. </font></div> <div><font size="2"></font> </div> <div><font size="2">결국 고참들 모두 영창에 가게 되었고 원빈 역시 두발불량으로 영창에 가게 되었다. 헌병들에 의해 끌려가던 원빈이 나에게 말했다. </font></div> <div><font size="2">비누... 한번만.. 한번만 주워보자... 그리고 난 잠에서 깨어났고 한참동안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가끔 TV에서 </font></div> <div><font size="2">원빈이 나오면 내 얼굴은 나도 모르게 엷은 홍조를 띄고는 한다. </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