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피치 못하게 게시판 지키지 못하게 된점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원래 게시물을 올렸던 자랑게에 올려야 하나 아니면 자유게시판에 올려야 하나 고민했지만, 아무래도 빨리 퍼뜨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부득이하게 유자게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폼으로 만들어 놓은 게시판 구분이 아닌 것을 저도 알고 있는 만큼 많이 죄송합니다. ㅜㅜ 한번만 봐주세요...

어쨌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솔직히 말해서 정말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그냥 글 올릴때만 해도 '와 뿌듯하네' 정도였고, 반응도 그냥 '올ㅋ' 하고 추천수 대충 3~4백 정도 받고 그냥저냥 묻힐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난생 처음보는 추천수 네자릿대를 찍는데다가 순식간에 각종 사이트로 퍼져 이제는 인터넷 기사까지 나오니(이럴 줄 알았어... 기자님들 안 부끄럽습니까?ㅜㅜ 저한테 기사쓴다고 연락이라도 하시지 너무해요...) 당황스럽습니다. 저는 이게 그렇게까지 큰 일이라고는 생각 안하거든요...;;

댓글에서 주로 하시는 말씀이 애국하셨다, 상장 줘라, 외교부로 보내라, 국회로(?) 보내라 이런 말씀까지 있던데 ㅜㅜ 저는 그냥 '에이 사장님... 이거 아세요? ㅋㅋ 어떤 사람한테는 기분이 나쁠수도 있어요....' 하고 '찔러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뭔 애국심과 정의감에 불타서 '이건!! 고쳐야돼!!!' 한게 아니라 그냥 생각난 김에 자판 몇자 두드린 거예요. 아직도 그냥 별일 아니었다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이렇게 들불 번지듯 퍼지는걸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여러분들께 한가지 부탁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해당 업체 사장님께서 정말 모르고 사용하셨고, 곧바로 시정을 약속하신 만큼 웹사이트나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메시지 남기시는 일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그냥 자기들은 북아일랜드에 맛있고 신선한 스시를 공급하는 게 목적이라고, 그밖에 누군가를 상처주고 기분나쁘게 하는 일은 전혀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만큼 지나치게 이슈화가 되면 사장님께는 좋지 않은 일일 것 같고, 큰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한국말이라서 제가 뭐라고 써놨는지 하나도 못 알아들으실 텐데, 모르는 말로 써있으면 그게 좋은 말이라고 알려줘도 신경 많이 쓰이잖아요. ㅜㅜ

게다가 지금 페이스북에 보면 웬 일본인들이 몰려와서 뭐라뭐라 항의하고 있는데, 절대 대꾸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괜한 키배 뜨지 마세요. 남의 사업이고, 게다가 사장님이 시정 약속을 한 상태입니다. 혹시라도 일본인들 메세지가 좀더 신빙성이 있다 생각해서 로고를 바꾸지 않기로 하더라도 결국은 사장님께서 결정할 일이지 전혀 상관없는 한국인, 일본인들이 엄연한 회사 페이지에서 난장판 싸움을 벌이는 것은 큰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본인들도 사실 뭘 알겠어요... 자기 나라가 가르쳐 주지를 않는데 그들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일본이라는 나라나 일반 국민을 싫어하고 욕할 마음은 없습니다. JLPT 자격증도 있고, 일본 여행도 자주 갔다왔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고쳐야 할 것은 분명 고쳐야 하고, 널리 바로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저에게는 일본인 친구나 선생님도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한 선생님께서 일본의 젊은이들은 전혀 정치에 관심이 없는데 한국 젊은이들은 이것저것 많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 같아서 그게 인상깊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결국 일본은 정치에 관심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참여하고 투표하는 거고, 그 관심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익이니 매번 우익 정당만 선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일반인은 그냥 학교에서 배운 대로, 그냥저냥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결국 어딜 가나 그렇듯이 높으신 분들이 문제인 거지요. 그래서 저는 일본 전반을 욕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일.베충들이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우리도 일본을 우익 세력만으로 판단하고 욕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적, 역사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날조나 전쟁 당시의 행동을 전혀 반성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 행동은 반드시 시정되어야겠지요.

글이 조금 길어지는데... 저는 지금 부활절 방학 기간이라 런던에 와 있습니다. 여기 와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정말 거리 곳곳에 어디를 가든 전쟁기념비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본격적인 큰 기념비나 상에서부터 그냥 길가에 작은 돌판 하나에 이르기까지, 정말 온 사방에 세계 대전 기념비가 있습니다. 그걸 보고 역사와 현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분명 런던의 어린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런 기념비를 보면서 자랄 것이고, 부모님께 저게 뭐냐고 물어보고 그러겠지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나간 역사에 대해 알게 되고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정말 오만 사방에 다 깔아 둬서 정말로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아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이래서 선진국이구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역사가 현재와 단절되지 않고 생활 속에 계속 이어져 살아숨쉬게 하는 그런 모습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라이징선 스시에서는 로고를 재디자인한 다음, 페이스북에서 일반 고객들을 상대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만약 투표가 진행된다면 참여하지 마세요!! 그곳에 사는 실제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지 우리나라 네티즌들 애국심 발휘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홈페이지는 아직 고쳐지지 않았지만, 페이스북 페이지의 프로필 사진은 초밥 사진으로 교체된 상태입니다. 그러니 빨리 안바꾸고 뭐하고 있냐 바꿀 마음이 있기는 한거냐 등의 재촉이나 비난은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ㅜㅜ 그냥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넘어가 주세요. 그리고 가끔 포탈 여시는 분들 계시는데, 웬만하면 그것도 하지 말아주세요. ㅜㅜ 게다가 가끔씩 텍사스에 있는 다른 가게 링크 여시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ㅋㅋ 여러분 거기 아니에요!!

어쨌든...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떨떠름해서...;; 하고싶은 말 세줄요약 하면서 마칠게요. 모두 좋은 하루 되시길!! 아... 이렇게 퍼질 줄 알았으면 닉네임 좀 이쁜걸로 할걸 그랬네요. ㅡㅡ;;

세줄요약:

1. 별로 큰일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칭찬해 주시고 온 사방에 다 퍼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2. 페이스북 페이지 들어가서 메세지 남기지 마세요!! 더이상 이슈화 안해서 사장님께는 피해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3. 역사공부를 열심히 합시다. 역사는 단절된 과거의 구닥다리 유물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명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