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사춘기는 시인이 되는 시기라고, 저는 표현합니다. 슬픔을 알게 되고 수만가지 엇갈림이 포착되며 영원을 지각하게 되는 처음의 순간, 그 이후부터 이 갓 태어난 시인들은 이를 분출하고 싶어해 안달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시와 편지를 쓰곤 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렸고 누군가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자연스레 어느정도는 유치해질 수 있습니다. 순수한 욕망에 휘둘리던 유년과 달리 관계맺음이 새롭게 재편성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미덕이라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남아있음'인데 관계맺음에 서투른 아이가 이를 고려하며 창작하기까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는 응당 기성세대가 품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표현을 할 때 자기만이 아닌 모두를 생각하며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소통과 문화를 사랑하는 어른의 의무입니다. 그래야 아이 또한 올바른 표현과 올바른 사교에 대해서 자연스레 깨우치게 될테니까요. 하지만 현재 보이는 모습들, 그리고 제 과거를 비추어보았을 때 '정제되지 못한 아름다움'들을 보호해주고 가꾸는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저 조롱거리가 되었을 뿐이죠. 조롱을 피해 아이들은 무얼 하게 되었나요. 그 수줍은 마음 지키려고 미니홈피에나마 끄적대고 작금 보이는 유치한 행위를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 뿐이죠. 시가 싫어진 게 아닙니다. 시를 좆을 때 받을 경멸을 피해 저곳으로 달아난 것입니다. 우리의 경멸하는 행위 자체도 안타깝지만 거기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후일 예술가들를 거세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가들이 없는 사회를 상상해보세요. 당장이라도 이미 없는 듯이 보이지 않나요? 저에겐 적어도 주류 음악계에 한해서 그렇게 보입니다. 미래가 없는 음악들, 보존될 수 없는 음악들, 후손에게 자랑할 수 없을 유치한 음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정제하지 못하는 것은 창작의 순간 지나치게 자기자신과 그 순간만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어른의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보고 배운 것 뿐입니다. 우리가 그런 모습들을 걷어내고 이들에게, 이 애처로운 21세기 소년소녀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건강한 청춘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아래는 황동규 시인께서 학창시절 쓴 시입니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682312 | 인간은 근원적으로 고독합니다. [2] | 향유 | 13/05/23 22:43 | 3863 | 65 | |||||
679685 |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10] | 친구사이 | 13/05/19 14:20 | 3583 | 39 | |||||
676320 | 고전공부에 도움되는 곳 하나 [4] | 마블하트 | 13/05/13 21:29 | 2444 | 43 | |||||
668482 | 철학을 보는 '혐오'에 대해 걱정이 됩니다. [7] | 탱크퀑 | 13/04/30 00:46 | 3733 | 108 | |||||
667236 | 아는만큼보인다.... [3] | 고2오유인 | 13/04/28 00:20 | 4470 | 41 | |||||
662850 | 견유주의 디오게네스의 유명한 일화 [6] | 종이커피 | 13/04/20 15:00 | 14447 | 45 | |||||
658045 | 내가 철학을 좋아하는 이유... [1] | 종이커피 | 13/04/11 03:08 | 4657 | 86 | |||||
657497 | 기분좋다님에게 쓰는 글. [127] | 파라라라라 | 13/04/09 23:17 | 2189 | 25 | |||||
656476 | 허세랑 명언의 차이를 나는 모르겠다 [12] | ▶◀검은날개 | 13/04/07 21:33 | 8245 | 168 | |||||
651677 | 재미있는 철학 딜레마 5. 신이 선한 이유 [2] | 돌고래돌고돌 | 13/03/28 20:41 | 3840 | 35 | |||||
648495 | 짧고 강력한 한마디, (굉장히 통찰있는) [3] | 에픽ㅎ | 13/03/22 06:32 | 5739 | 34 | |||||
647616 | 위대하고 훌륭한 우리민족 [8] | 호랑무늬곰 | 13/03/20 09:53 | 2341 | 16 | |||||
647080 | 논리적인 것만이 철학은 아니다. [59] | ?!?!! | 13/03/19 02:48 | 3537 | 42 | |||||
642293 | 길찾은 강아지님과 철학게시판... [34] | 종이커피 | 13/03/09 01:17 | 2252 | 26 | |||||
638413 | 살짝야한)기분 좋음은 때론 어처구니 없는 곳에서 생긴다. [4] | 키다리아져씨 | 13/03/01 10:31 | 6346 | 73 | |||||
635775 | '내 딸 서영이'와 실존주의 [3] | yulove | 13/02/25 03:17 | 9454 | 139 | |||||
▶ | 중2병에 대하여 [12] | 아레스코 | 13/02/19 20:42 | 3119 | 42 | |||||
625913 | 기독교, 불교를 다 접해본 일화와 제 개인적인 생각 [12] | Naks | 13/02/08 19:33 | 4070 | 78 | |||||
622481 | 신이 있다 없다란 관점에서 떠나봅시다. [3] | LifeGame | 13/02/03 20:31 | 2153 | 32 | |||||
619668 | 오유를 하는 나의 모습에 대한 고찰 [1] | 굿맨85 | 13/01/30 22:47 | 1355 | 61 | |||||
610843 | 나는 치킨을 신으로 인정할 수 없다. [7] | BBBFF | 13/01/18 18:46 | 5710 | 103 | |||||
610252 | [BGM] 철학 [1] | 김민폐 | 13/01/17 22:26 | 2225 | 49 | |||||
608074 | 가끔 가다 외로워 질 때면 [4] | crossing | 13/01/14 20:10 | 2139 | 32 | |||||
605346 | 어째서 뼈없는 닭은 텁텁해야하는가? [3] | 까도 | 13/01/10 19:47 | 4783 | 67 | |||||
598310 | 예전에 본 철학의 역사 요약 | 빈믹 | 12/12/31 20:34 | 2107 | 34 | |||||
589068 | 제가 철학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5] | Promet | 12/12/19 03:29 | 904 | 16 | |||||
|
||||||||||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