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800" height="1067" class="chimg_photo" alt="res.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6/14670267421d9ce52bf67f40efa8699c8723066772__mn151877__w2448__h3264__f998370__Ym201606.jpg" filesize="998370"></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장 많은 욕을 먹어가며 피곤에 지쳤던 그 날은<br>아마도 가장 설렜던 날이 아니었나 싶다.<br>바로 그녀와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것이다.<br><br>둘이서 같이 퇴근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br><br>- 뭐 먹을래요?<br><br>- 밖이니까 말 놔ㅋㅋㅋㅋ<br><br>- 응... :)<br><br>물론 조금은 어색했지만, 전보단 확실히 편해진듯 했다.<br>그 날에 자리를 옮겨 같이 먹었던 메뉴도 기억난다.<br>샤브샤브를 먹게 됬는데, 꽤 분위기있는 샐러드바 레스토랑이었다.<br><br>- 너는 연애 경험있어?<br><br>그녀는 샤브샤브를 육수에 적시며 물었다.<br><br>- 미안, 나는 사실 모쏠이야.. 후우..<br><br>- 뭐가 미안한건뎈ㅋㅋㅋㅋㅋ<br><br><br>창피했지만, 나에겐 언제나 허리가 시리다는것을<br>미리 알려주고는 싶었다. 하하하 <br>(내가 생각해도 조금 바보같다. 아니 많이 한심하다)<br><br>- 사실 이런저런 이야기할 친구가 없었는데 다행이다.<br><br>- 나도 마찬가지야 요새 힘든것도 좀 있고<br>그녀는 나름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br><br>같은 카페에서 알바를 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br>우리 둘은 금방 친해졌다.<br><br>그 날 이후로 우리는 언제나 잡담을 터놓을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br>문득 기쁘지만, 나에겐 맘 속 어딘가 불안한 마음 뿐더러<br>그녀를 생각할수록 자신감은 구멍뚫린 풍선처럼 줄어들고 있었다.<br><br>1편에서 설명했듯이, 나는 장애인이다.<br>물론 정상인처럼 보이겠지만 말이다.<br>나에겐 가진게 없는것처럼 느꼈다.<br>어쩔수 없는 그 허탈감은 나에게 배드엔딩의 망상을 가져다 주곤 한다.<br><br>하지만 고맙게도 그녀는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br>왜 귀가 안들리는지, 장애인이라 힘든건 없는지 같은거 말이다.<br>물론 그럴순 있겠지만, 나를 배려한 느낌도 들었다.<br>그런 기분이 들때 나는 언제나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는걸 깨닫곤 했다.<br><br>우리는 점심시간이나 퇴근할때 카페에 가거나 같이 저녁을 먹곤 했다.<br><br>- 아우, 요새 커피값은 밥값보다 비싼거 같아....<br><br>- 격하게 공감한다. 너랑 다니면서 쓴게 벌써 10만원이 넘어간다.<br><br>- 그래서?<br><br>- 갚아<br><br>- 닥쳐<br><br>그리고 그녀는 나를 때리곤 했다.<br><br><br>그녀와 두번째 만남이 있고 3개월이 지났다.<br>우리 사이는 매우 달라졌다.<br>우리는 주말에 만나는 시간이 잦아들기 시작했다.<br><br>가을의 어느 토요일날, 나는 니트와 바지를 입고<br>그녀와의 약속에 망상을 떨며 주섬주섬 준비하기 시작했다.<br><br>- 안녕<br>그녀는 늘 먼저 나와있었다.<br><br>- 또 늦었네?ㅋㅋㅋㅋㅋㅋ<br>- 미안 .... :(<br>- 미안하면 잘 따라와!<br><br>그녀는 항상 먼저 약속을 제안하고<br>먼저 나에게 다가왔다.<br>왜일까? 하며 자문하기 시작했다.<br><br>- 야 영화 뭐볼래?<br>잠시 망상에 빠졌었다.<br>그녀는 나에게 오늘 하루는 어떻게 할지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br><br>- 음..... 도둑들?<br><br>- 닥쳐,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보자<br><br>- 그럴거면 왜 물어봤냐?<br><br>- 닥쳐<br><br>그녀는 닥쳐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했는데<br>늘 미소를 띄우며, 말했던거 같다.<br><br><br>우리는 영화를 봤다. 그 영화는 왠지 잊혀지지 않았다.<br>그리고 우리는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br>술을 마시기 시작했다.<br>나는 술에 강하거나 약한건 아니지만<br>그녀는 왠지 약해보였다.<br>일부로 많이 마시는건가? 싶기도 했다.<br><br>그녀는 가지고 있던 고민들을<br>나에게 토하듯 쏟아내기 시작했다.<br>업무의 스트레스나, 인간관계라든지<br><br>내가 기억하기론, 그녀 혼자 소주 2병, 맥주 1병을 마시게 되었다.<br>그녀는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지만, 열변을 토하듯 계속 고민을 터놓기 시작했다.<br>그녀의 학생시절 이야기, 그녀의 가족이야기 등등<br>그녀에 대해 많은것을 알게 되었다.<br><br>그런데 어느 순간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br>나는 몹시 당황했다.<br>모태솔로인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다.<br>도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어떡하지? 도대체??<br><br>- 어어어.. 괜찮아? 울지마.. 여기 휴지<br>나름대로 내린 결론의 말은 이거였다. 매우 형편없었다. <br>그때 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게 최선이라 생각했다.<br><br>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나오는것을 처음보고는<br>이상할지 모르겠지만 꽤 귀엽다는걸 느꼈다.<br>왜냐면 그녀는 늘 강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br><br>하지만 그녀는 나를 더 당황하게 만들었다.<br>그녀의 술버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br>갑자기 일어나더니 내 옆에 앉아 나를 기대기 시작했다.<br><br>내 심장은 미칠듯이 뛰기 시작했고<br>혹여나 이 심장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까<br>노심조차하며 긴장하기 시작했다.<br><br>정말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지? 하며 수많은 자문들이 내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br>하지만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br><br>- 저기.. 일어나! 자는거야?..<br>그녀는 내 곁에서 잠이 들기 시작한거다.<br><br>하지만 그때에 그녀를 가장 가까이서 바라보게 되었다.<br>하얀 피부와 오똑한 코<br>갈색비스무리한 색의 머리<br>새하얗고 그 흔한 반지 하나 없던 손과<br>연한 핑크빛을 띄던 그녀의 입술은 내 심장을 더 고조시키고 있었다.<br><br>잠시 그 순간은, 내 가슴에 아직 남아있다.<br><br>하지만 나에겐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건지<br>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다.<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