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line-height:16.3636px;"> 2011년 10월, 전역하고 스마트폰을 처음 사고 오유를 알게 되었다. </span> <div style="line-height:16.3636px;"> 그곳엔 유머와 재기발랄한 글들과 합성사진을 이용한 신박한 댓글들과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다.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글은 그다지 올리지 않았다. 딴 데서 보일 만한 트렌디한 유머는 여기 다 있었다.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어느 순간 사람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광장을 자기 의도대로 쓰고 싶어하는 외부 세력이 많았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처음엔 분명 외부 세력들과 싸웠다. 사람들은 예민해졌고 유머는 줄어들었다.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유머 자료보다 김여사 얘기가 많아질 때쯤, 아이디를 지웠다. 학을 뗐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내가 그랬던 거지만, 나만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가 문득 억울해졌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트렌디한 유머와, 재기발랄한 글들과, 신박한 댓글이 넘치던 이 곳을 돌려받고 싶었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글을 몇 개 올렸다. 싸움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었다. 싸움은 웬만하면 무시하고 싶었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오늘의 유머에 유머를 되찾고 싶었다. 내 유머로 분란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불편하지 않을 걸 고르다보니 남는 건 아재 개그와 고전 유머만이 남았다.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최불암 시리즈를 몇 개 올렸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개중 하나는 베오베에도 올라갔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만득이 시리즈도 몇 개 올렸다. 베스트 맛은 한 번 봤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공산주의 유머를 변형해서 박근혜 시리즈를 올렸다. 베스트를 도배했다. 뿌듯했다.</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유는 투쟁의 장이었다. 업로더 몇 명이 떠났다.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아직 떠날 업로더가 남아있었단 게 신기했다. 말을 더하지 않기로 했다. </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br></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그런데 문득, 오늘 유머글 게시판에 들어갔다가</div> <div style="line-height:16.3636px;"> 아재개그 치는 사람 게시글마다 장난스럽게 붙어있는 재미없음을 표현하는 댓글들을 보고 문득 화가 났다. </div> <div> 굳이 내 글이 아니더라도 웃으라고 올린 글들에 아무도 웃어주지 않는다는 점이 너무 짜증났다.</div> <div> 아재 개그에는 노잼이라고 정색하는 사람이 있어야 완성된다고 변명하는 사람들 있을지 모르겠는데,</div> <div> 그럼 묻자. 그렇다고 당신들이 다른 글은 보고 웃어 주는지. 최근에 오유에서 보고 웃은 개그, 대체 뭐가 있나. </div> <div><br></div> <div> 유머사이트에서 한 번 웃고 추천 눌러주는개 뭐가 그리 힘들다고 다들 이렇게까지 인색한지.</div> <div> 이런 얘기하면 이제 오유는 유머사이트만이 아니고 복합커뮤니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div> <div> 근데 내가 봤을 때, 오유가 복합 커뮤니티가 될 수 있었던 것 유머가 강했기 때문이다. </div> <div> 와서 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는 게 힘들었는데 행복해져서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div> <div> 이제 오유와서 웃은 지 꽤 됐다. 그냥 와서 '아 오유 요새 재미없어졌어'하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div> <div> 아득바득 한 번 웃겨보겠다고 노력하는 업로더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div> <div> 그런데 돌아오는 것이라곤 차가운 반응과 날선 댓글뿐일 때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div> <div> 덕분에 글 리젠률은 떨어지고 트렌드에는 뒤쳐지고 사람들은 떠나간다. </div> <div><br></div> <div> 선의로 유머 업로드하는 사람들에게 웃어주지는 못할 망정 초는 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div> <div> 아니 초 안 치는 것만이 아니고, 그냥 웃어줬으면 좋겠다. 억지로라도 한번. </div> <div> 행복해서 웃는 게 제일 좋지만, 그냥 웃어서 행복할 수도 있는거니까.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