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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107588
    작성자 : rudwnrkwk
    추천 : 25
    조회수 : 1103
    IP : 183.98.***.155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8/14 00:11:04
    원글작성시간 : 2015/08/12 03:42:02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07588 모바일
    [등신백일장] 이상한 가족회의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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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자존감을 높여주는 책. 책게로 오세용'0'</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우리 가족은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누나는 냉정했다. 말끝마다 아닌데? 혹은 그건 아빠가 잘못했지 하고 평가를 내리기 일쑤였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엄마는 냉정한척 했지만, 실은 미련이 많은 말들을 자주 꺼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너 자꾸 그러면 아웃이야. 아웃이야.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엄마 말에 의하면 우리 가족들은 이미 <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훨씬 전에 아웃되어야 했다.</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아빠의 말은 사실 자기 자신한테 하는 다짐이었다.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형은 그저 허허 웃으면서, 그렇죠- 그래야죠 하고 추임새만 덧붙였다.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가장 먼저 눈물을 흘린 사람은 누나였다. 맥주에 잔뜩 취한 아빠가 너무나 당연한 말들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가족, 사랑, 우리, 행운 등등. <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누나가 갑자기 입술을 우물대더니 아, 나 눈물난다 라고 예고를 했다. 그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얼굴을 보이기 싫은지 고개를 숙이거나, </span><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옆에 앉은 엄마의 팔에 얼굴을 기댔다.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  엄마는 왜 그러냐면서 누나의 어깨를 살짝 감쌌다. 남의 눈물에 약한 엄마는 벌써부터 울고 있었다. 이 이상한 가족회의를 연 아빠는 정작 멀쩡했다. 아빠는 사실 피곤한것 같았다. 이제 자야한다는 생각,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꾸만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다. </span><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형은 입술을 물어뜯으면서, 엄마와 누나를 지켜보았다. 항상 그렇지만 형의 생각은 읽기 어려웠다. 누나가 울기 몇 분 전에, 엄마는 형에게 갑자기 넌 무슨 색깔같니? 하고 물었다. 누나는 엄마의 말을 벌써 이해한듯, 의자에 양 무릎을 세워 앉으며 형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형은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뭐가? 좋아하는 색?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  엄마는 답답해했다. 아니 그냥 네가 무슨 색깔같냐고. 다짜고짜 물어댔다. 아빠는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고 있는 중인지, 이에 동조하지도 반박하지도 않았다.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  글쎄 갈색? 아니 검은색.</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엄마는 검은색은 괜찮다. 개성있네 라고 말했고, 누나는 어디든 어울리는 색이잖아- 재빨리 덧붙였다. 나는 정말 형이 검은색을 좋아할지 의구심이 들었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아빠가 식탁을 먼저 떴다. 형은 자기 방에서 노트북을 가져오더니, 아까 주문하던 보충제를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누나는 감정이 아직 남아있는지 눈 주위를 계속해서 닦아냈다. 그리고 흘끔흘끔 형과 엄마를 번갈아보았다. <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엄마는 맥주 캔을 치웠다. 누나가 입을 열었다.</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그래, 너 보충제 산댔지.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응.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내가 쓴 소설 보여줄까?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  누나는 작가 지망생이었다. 아무도 누나의 소설을 본 사람이 없었다. 가끔 형을 보여주긴 했지만 일부였다. 나는 갑자기 누나가 무슨 바람이 불었나 싶었다. 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이었다.</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누나는 약간 들뜬 얼굴로 노트북을 식탁으로 가져왔다. 맥주 때문에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누나는 아마 이 순간을 오랫동안 고대해왔을 것이다. 자신의 글을 가족들에게 읽히는 순간! 그렇지 않으면 내가 보여달라고 했을 때, 바득바득 노트북을 가릴 이유가 없었다.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  형과 엄마는 식탁 의자에 앉았다.</span><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누나는 엄마의 정수리에 턱을 살짝 대고, 노트북을 보는 엄마를 지켜보았다. 엄마가 글씨를 더듬대며 읽자, 누나가 대뜸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나름 재밌는 소설이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결론을 내렸고, 누나는 흡족한 얼굴로 노트북을 가져갔다. 다시 거실에 나타난 누나는 무슨 말을 더 기다리듯이 거실에 앉아 있었다. 형은 보충제 결제를 마무리지었다. 엄마는 싱크대에 물을 틀었다. 누나는 노트북 덮개를 만지작댔다. 그러다 노트북을 열고 자기 소설을 다시 보았다. 몽롱한 얼굴로.</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  사실 아까 누나는 우리 가족 때문에 운 게 아니었다. 누나는 자기 생각에 푹 빠져있었다. 누나는 아빠를 똑 닮았으니까. 최근에 누나는 힘든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냥 그게 복받쳐서 우는 게 분명했다. 우는 누나는 재미가 없었다. 지극히 평범한 말들을 뱉어냈기 때문이었다. </span><span style="font-size:13.3333330154419px;">더 열심히 할게요. 감사해요 항상. 이런 말들.</span></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가족 회의는 끝이 났다. 넷의 시선은 전혀 딴 방향이었다. 아주 가끔씩 만나거나 교차되었다. 누나가 운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  나는 유령이라서 잠시 슬펐다.</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 </p> <p style="margin:0px;padding:0px;line-height:20px;font-family:'3287760_10';font-size:13.3333330154419px;text-align:justify;"><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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