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안녕하세요.</div> <div>제목 그대로</div> <div>연애를 처음 해보는 서른한살 여자입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굉장히 신기한 경로로 번호를 주고 받았고</div> <div>연락을 주고 받은 기간도 짧고</div> <div>만난 횟수도 상당히 적은 분과 연애를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노트북을 켜기 전 까지는</div> <div>이런 이런 말을 글에 작성해야지!!!</div> <div>라고 생각해둔 것이 잔뜩 있었는데</div> <div>막상 글쓰기 시작하니 생각이 안나네요...</div> <div> </div> <div>그냥 중구난방으로, 구구절절 써볼게요.</div> <div>정리하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쓸거예요.</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저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없는 편이예요.</div> <div>사실 그렇게 잘난 구석이 없거든요.</div> <div>제 휴대폰에 저장된 짤 중 하나인데</div> <div>'어차피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그럼 나도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거야.'</div> <div>굉장히 공감하며 저장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로</div> <div>자기방어기제와 낮은 자존감으로 뭉쳐있는 사람이예요.</div> <div> </div> <div>그런데</div> <div>그분이</div> <div>방어기제를 비집고 들어오려했어요.</div> <div>'뭐야. 이 사람 도대체 뭐지? 왜 나한테 이러는거지? 지나갈 사람인 것 같으니 크게 마음쓰지 말고 넘겨버리자.'</div> <div>넘겨버리자.</div> <div>넘겨버리자.</div> <div>넘겨버리자...</div> <div>넘겨지지 않아요.</div> <div>자꾸 더 들어와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상당히 유치하지만 '내 남자친구는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리스트가 있었는데</div> <div>그분은 그 리스트의 20개 항목에 거의 부합해요.</div> <div>사실 그 것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 아니예요.</div> <div>요 근래 생각해보면 20개 항목 중 단 한가지만 맞았어도</div> <div>아니, 한가지도 맞지 않았어도 좋았을 거예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분은</div> <div>나를 굉장히 잘 알아줘요.</div> <div>내 마음을 잘 헤아려줘요.</div> <div>다른 사람을 절대 알지 못할 거야.했던 마음도 어떻게 한 것인지 다 알고 이해하고 있어요.</div> <div>이건 굉장한 경험이였어요 저에겐.</div> <div> </div> <div>그래서 기대하게 돼요. 자꾸 기대고 싶어요.</div> <div> </div> <div>멋있는 사람이예요.</div> <div>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div> <div> </div> <div>나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예요.</div> <div>큰 사람이예요.</div> <div> </div> <div>마음이 정말 고운사람이예요.</div> <div> </div> <div>말을 참 예쁘게 해요. 그 예쁜 단어들로 나에게 이야기 하고, 나를 이야기 해줘요.</div> <div> </div> <div>신기한 사람이예요.</div> <div>그분과 함께 하면 신기한 일이, 신기한 것들이 참 많아요.</div> <div> </div> <div>무언가를 속이거나 숨기고 싶지 않아요.</div> <div>언제나 솔직하고 싶어요.</div> <div> </div> <div>나랑 비슷한 것이 참 많은 사람이예요.</div> <div>놀라울정도로요.</div> <div> </div> <div>연애나 결혼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니, 안할거야!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할 미래를 조금씩 상상하게 돼요.</div> <div> </div> <div>친구들, 가족들에게 내꺼라고 자랑하고 싶은 사람이예요.</div> <div>자랑스러운 사람이거든요.</div> <div> </div> <div>나에게 용기를 줘요.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해줘요. </div> <div> </div> <div>시간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게해요.</div> <div>몇 시간을 함께 있든 늘 짧아요.</div> <div> </div> <div>손을 잡고 있으면 세상이 무섭지 않아요.</div> <div>눈을 보고 있으면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요.</div> <div> </div> <div>마음이 충만해진다. 라는 말을 이해하게 했어요.</div> <div>가득 차서 벅차요. 넘쳐요.</div> <div> </div> <div>많이 웃게해줘요. </div> <div>재미있는 말과 행동이 아닌 그냥 보고 있으면, 연락하고 있으면 웃음이 나요.</div> <div> </div> <div>힘들면 기댈 곳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기대도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줘요. 위로를 받아요.</div> <div> </div> <div>나도 그 분의 위로가 되고 싶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div> <div> </div> <div>그 분이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은 힘들겠지만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호~호~ 불어주고 싶어요.</div> <div> </div> <div>'잘했어.'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사람이예요. 키 차이 때문에 조금 힘들지만.</div> <div> </div> <div>서툴지만 감정표현을 많이 해줘요.</div> <div>손가락 발가락이 모두 사라지고 없어질 것 같을 정도예요.</div> <div> </div> <div>나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하며 나도 모르는 나를 알게 해줘요.</div> <div> </div> <div>정말 궁금한 사람이예요.</div> <div>더 알고 싶어요. 더 많이 보고 싶어요.</div> <div> </div> <div>어떤 모습이든 어떤 일을 하든 어떤 것을 좋아하든 아마 좋아했을거예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지금까지</div> <div>"왜?"</div> <div>라는 질문을 스스로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div> <div>이런 사람이 어떻게 나를 좋아하게 되었을까.</div> <div>나는 이렇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div> <div>내가 좋아해도 되는 건가? 좋아지면 어쩌지?</div> <div>진짜 좋아지면 어쩌지...</div> <div>굉장히 불안해요, 무서워요. 두려워요.</div> <div>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이 커다란 감정에 휩쓸려 잠식당할까 무서워요.</div> <div>자꾸 가슴이 떨리는데, 설레는데</div> <div>그만큼 불안해요.</div> <div>언젠가는 끝이 있을텐데...</div> <div>그 때가 벌써 두려워요.</div> <div>빠르게 감정이 시작되고 빠르게 시작한 만큼 빠르게 식어버릴까봐...</div> <div>그것도 무서워요.</div> <div>어떻게 하지요.</div> <div>말로 다 표현이 안돼요.</div> <div>진짜 좋아하나봐요.</div> <div>그렇구나...</div> <div>좋아하는구나...</div> <div>그런가봐요.</div> <div> </div> <div>이 감정이 더 커지기 전에</div> <div>내가 더 상처받기 전에</div> <div>마음을 닫아버리고 밀어내고 끝을 내서</div> <div>지금 이만큼만 아프고 말았으면 좋겠어요.</div> <div> </div> <div>진짜 겁이 많네요.</div> <div>무섭고 두렵고 불안한 생각 안하고 싶어요.</div> <div> </div> <div>설레고 좋아해도 내 가슴의 용량이 모자랄 것 같은데</div> <div>자꾸 가슴 저리는거 그걸로 채우긴 싫어요.</div> <div>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좋아할래.</div> <div>그럴래요.</div> <div>첫 연애라서 다른 생각이 많이 비집고 들어오는 걸 거예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 많이 서툴고 실수도 많이 할 거예요.</div> <div>그만큼 더 노력할게요.</div> <div>복잡한 마음 저멀리 우주로 슝 보내버릴게요.</div> <div>하고 싶은 말 진짜 많은데</div> <div>보여주고 싶은 마음 진짜 더 많은데</div> <div>다 표현이 안돼요.</div> <div>언제나 고마워요.</div> <div>앞으로 우리에게 시간이 정말 많았으면 좋겠어요.</div> <div>가능하면 그 시간이 한정되지 않고 끝없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div> <div>보고 싶어요.</div> <div>만나고 집에 들어오면 또 보고 싶어요.</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ㅅㅎ씨가 참 좋아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꿀이 뚝뚝 떨어지는, 한없이 달달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div> <div>어느샌가 우울해졌네요.</div> <div>나 힘내서 첫 연애 잘 할게요!</div> <div>이제까지 연애를 안한게(못한거였는지도...) 이런 사람을 만나려고, 그러려고 그랬나봐요.</div> <div> </div> <div> </div> <div>서른 한살에 모솔 탈출이니까</div> <div>죽창 주지 말구 축하해주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