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 못하시죠. </div> <div> </div> <div>벼룩시장은 2번째 참여였습니다. 거리공원 오거리는 제 친구 집과 가깝기도 해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더랬죠. </div> <div> </div> <div>처음 참석했을 때는 비가 왕창 왔었습니다. </div> <div> </div> <div>그 곳 판매자 분이나 저희같은 구매자 분들 대부분이 우산이 없어서 천막 아래 몰려서 비를 피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div> <div> </div> <div>추억 얘기 할 거 아니니 먼저 간략하게 후기부터 올리자면요,</div> <div> </div> <div>저와 친구 둘이서 거리공원 오거리에서 도킹해 이번 벼룩시장을 찾았습니다. </div> <div> </div> <div>둘 다 매일같이 오유를 드나든지 1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눈팅족입니다. 저는 첫 가입 아이디가 회원번호 5천번대이고 친구는 100단위로 기억해요.</div> <div> </div> <div>고작 4회째를 맞은 오유 벼룩시장엔 그때와 달리 인파가 엄청났습니다. </div> <div> </div> <div>그 북적이는 군중 사이로 먼저 한 바퀴 구경을 하기도 전에 잊지 않겠다는 세월호 서명 줄에 서서 걱정 반 기쁨 반으로 서명하고 스티커 받았어요.</div> <div> </div> <div>저흰 일부러도 줄 없는 부스 쪽에서 기웃거렸습니다. 다 좋은 취지로 오셔서 봉사하시는 분들인데 조금이라도 보람 느끼셨으면 좋겠어서요. </div> <div> </div> <div>저희가 간 시간은 오전 11시 반 경이었는데, 당시에 달다구리 쪽은 이미 100미터 이상 줄이 늘어서 있었어요. </div> <div> </div> <div>친구 이삿짐을 옮기러 먼 걸음을 또 해야 해서 구석구석 돌아다니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행성팔찌는 보지 못했지만 </div> <div> </div> <div>수세미비누와 레고반지(맞나요?) 등에서 디퓨저나 비누 등을 구입했어요. 이사하는 친구 방에 둘 요량이었지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짧은 시간이지만 둘러보면서 몇 가지 이상한(?) 낌새가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첫째로 가격이 조금 비쌌습니다. 제게 벼룩시장이라고 하면 헌 옷들을 수북히 쌓아서 몇천원에 판매하는 남대문 돗때기 시장을 떠올리게 되는데, </div> <div> </div> <div>디퓨저 세트 1만 5천원. 음? 이정도 가격이면 제가 애용하는 합정 메세나폴리스 우이우이와 맞먹는 가격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아무리 물가가 올랐어도 기본 단위가 좀 높아서 만만한 건 구석에서 어르신 한 분이 묵묵히 파시던 솜사탕 뿐이었습니다.</div> <div> </div> <div>뭐 그래도 좋은 취지니까. 이번엔 기부금 좀 많이 모이겠다 싶었죠.</div> <div> </div> <div>둘째로 일부 부스에선 카드결제가 되었습니다. </div> <div> </div> <div>친구가 본인의 방에 둘 디퓨저를 사면서 제게 차량용 디퓨저를 선물했습니다. 그 경위가, 현금이 부족한데 </div> <div> </div> <div>친구가 장난삼아 카드 안돼죠 ㅜ 하고 물었더니 수수료 10퍼 계산해서 된답디다. 허허. 카드가 되는 것도 놀라웠지만, </div> <div> </div> <div>기부할 취지였으면 수수료 얘기를 꺼낼 필요도 없을텐데 조금 이상하게 여겼지만 크게 의심하지는 않았습니다.</div> <div> </div> <div>셋째로 젊은 판매자들이 프로였습니다. 오히려 제 어머니뻘 되시는 아주머니 분들은 사람들이 조금만 몰리면 어쩔 줄 몰라하시는데 </div> <div> </div> <div>젊은 판매자들은 대부분 응대 멘트는 물론이고 손님을 어떻게 잡아두고 또 판매할 수 있는지 잘 아는 프로였습니다. </div> <div> </div> <div>저는 그래서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판단, 친구에게 재능기부가 많네 하고 계속 중얼거렸어요.</div> <div> </div> <div>거기서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후회가 막심하네요...</div> <div> </div> <div>레크레이션 무대에서 말 가면 쓴 분과 다른 일반 참가자 분이 훌라훞 돌리면서 서로 마주보기 하는 것을 보며 벼룩시장을 떴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는 차량이 있고 매우 익숙한 동네라 바로 근처 버스차고 근처에 차를 대고 친구와 만나 바쁜 걸음을 했습니다. </div> <div> </div> <div>저의 경우 수차례의 수술과 또 마지막 수술을 앞두고 여행도 다녀온 터라 카드값도 한계였음에도 몇만원 꿍쳐둔 현찰을 준비했습니다. </div> <div> </div> <div>친구는 월급의 75퍼센트가 넘는 돈을 적금에 붓고 10년 된 옷을 입고 살며 직장생활 평생 악착같이 모은 돈을 월세 보증금에 털어 붓고 </div> <div> </div> <div>마악 이사했음에도, 밥 한끼 굶으면 된다는 식으로 몇만원 만들어 왔습디다.</div> <div> </div> <div>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div> <div> </div> <div>저나 친구나, 오유 벼룩시장에서 소비한 돈이 기부금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업자들 호주머니로 들어갈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div> <div> </div> <div>레몬청이나 머랭이니 향수니, 어떤 컨텐츠가 신기해서 그리 줄을 서서 구매합니까? 말마따나 홍대 이태원 강남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div> <div> </div> <div>그렇게 줄 안 서도 싸고 편안하게 먹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div> <div> </div> <div>'오유 벼룩시장' 이니까 </div> <div>좋은 마음으로, 또 믿고 소비하러 오신 것 아닙니까? </div> <div> </div> <div>전 많은 참여자 분들이 그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div> <div> </div> <div>뭐 어쩌겠어요. 우리나라에선 그래도 되잖아요? 다 무식한 소비자가 잘못한거지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환불 요청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복삭금을 걸고 비양심적인 업자들 당신들을 저주합니다.</div> <div> </div> <div>하루종일 고생하셔서 기부하고 남은 돈으로 교통비하고 뒷풀이 하는걸 뭐라고 하겠습니까? </div> <div> </div> <div>저격당한 업자분들, 당신들은 처음부터 '기부'가 목적이 아니었던 거에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는 겁니다.</div> <div> </div> <div>부디 하루 수백이라는 엄청난 수익에 기뻐하면서 펑펑 쓰고 다시 그 수익을 기대하며 승냥이처럼 그런 곳만 찾아 헤매다가 후회하시길.</div> <div> </div> <div>당신들은 저희같은 사람에겐 구세군 복장을 하고 기부금을 받아 내빼는 족속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div> <div> </div> <div>기부한대서 기분 좋게 돈 썼더니 ㅠㅠ 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다만 본래 취지였던 기부금이, 어리석은 오징어들의 호주머니속에서 나온 돈이 기부금으로 온전히 쓰이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고 분하네요. </div> <div> </div> <div>벼룩시장 운영진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div> <div> </div> <div>여러분들이 정말 많이 고생해주시는 것 잘 보아서 알고 있구요. 그래서 운영진 분들이 더욱 분해하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div> <div> </div> <div>(얼마전 사건으로 운영진 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긴 하지만 벼룩시장은 믿어야죠. 믿고 있습니다.) </div> <div> </div> <div>아무리 정교한 기술을 이용해도, 빌딩을 세울 때 미세하게 뒤틀림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위로 올리면서 무게중심을 맞추면서 쌓게 되지요.</div> <div> </div> <div>x층까지 위로 곧게 뻗은 빌딩을 짓는다 - 라는 처음 기획 의도만 잊지 않으신다면 다소 뒤틀림들이 생기더라도 </div> <div> </div> <div>문제 없이 본연의 취지를 완수할 수 있을 겁니다. </div> <div> </div> <div>예를 들면, 규모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규모가 커지면 자본이 움직이게 되고, 자본이 움직이면 운영진 여러분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div> <div> </div> <div>유혹에 뭇매를 맞게 될 겁니다. 어떤 업자에게 접대를 받고 풀타임으로 계약을 내주는 것도 심심지 않겠죠. </div> <div> </div> <div>중요한 건 얼마를 기부하느냐가 아니라 기부 그 자체 아니었던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기부율은 전액 기부가 맞습니다. </div> <div> </div> <div>벼룩시장의 운영 자금이 필요하면 운영 자금 모집 벼룩시장을 여는 게 맞는 거구요. </div> <div> </div> <div>벼룩시장은 본질적으로 엄밀히 말해 시장이 아니라 나눔입니다. 이득을 취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미 많은 분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계시니, 제 5회 오유 벼룩시장은 더욱 더 '오유 벼룩시장' 이었으면 좋겠습니다.</div> <div> </div> <div>다음 서울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도 꼭 참석하여 다만 100원이라도 기부금에 보탬을 하고 싶습니다. </div> <div> </div> <div>이런 일이 생겨서 유감입니다.</div> <div> </div> <div>고생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