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어린시절 아버지는 내가 머리 긴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다.</p> <p>상고머리 조차도 싫어하셔서 내가 항상 스포츠머리 아니면</p> <p>까까머리로 다니는 것이 단정하다고 생각하셨다.</p> <p> </p> <p>그래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나서</p> <p>의식적으로 머리를 기르고 다닌 것도 있는 것 같다.</p> <p>지금도 아버지는 내가 머리 긴 것을 싫어한다.</p> <p> </p> <p>남들 앞에 머리 긴 내가 당신과 함께 가는 것을</p> <p>부끄러워 할 정도로 싫어한다.</p> <p> </p> <p>이유는 잘 모르겠다.</p> <p>그런데 나는 짧은 머리가 참 싫다.</p> <p>난 명확히 짧은 머리가 싫다.</p> <p> </p> <p>스타일의 변화를 주려고 짧게 자른 머리조차도</p> <p>마치 아버지의 뜻에 순응하는 것 같아 싫다.</p> <p>그래서 더 기르고 더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걸지도 모른다.</p> <p> </p> <p>어쩌면 아버지는 내 머리스타일이 아니라,</p> <p>내가 튀는 삶을 사는 것 자체가 싫은게 아니였을까 싶다.</p> <p> </p> <p>굳이 이해해보자면 그렇다. 근데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p> <p>서른아홉이나 먹고서도 아직도 그게 싫은걸 보니</p> <p>내가 아직도 사춘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지,</p> <p>아니면 내가 짧은머리가 아닐 때의 아버지의 분노가 떠올라서인지</p> <p>그건 잘 모르겠다.</p> <p> </p> <p>난 여전히 짧은 머리가 싫다.</p> <p>그분이야 어쨌든간에.</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