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파티복으로 갈아입고 친구들을 기다립니다.
친구들이 하나둘 도착하네요.
주방에서 담소를 나누는 김씨와 친구들.
저 녹색머리 아가씨는 처제인데 애인이기도 해요. 처제랑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은 처제가 잘 키워주고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마침 무한도전 할 시간이라 다같이 TV를 보고 있어요.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소파가 부족하네요.
피곤한 손님들은 잠시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밤이 점점 깊어갔어요.
손님들이 하나 둘 집에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 김씨의 표정이 썩 좋지 않네요.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어요.
그 많던 음식도 다 떨어지고 며칠째 집에 못 간 손님들 꼴이 말이 아니네요.
화장실은 수리중인가봐요. 바닥에 사람들이 실례했네요. 좀 닦아주면 좋을텐데......
김씨는 최고급 욕조에서 목욕을 즐기는 중입니다.
"안녕, 다들 기분이 어때요?"
하지만 손님들 표정은 영 좋지 않네요. 배가 많이 고픈 것 같습니다.
침대가 부족한지 바닥에서 다들 저렇게 자고 있네요.
음식이 다 떨어졌지만 김씨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사과를 먹으면 되니까요.
이것보세요. 집 뒷마당에 이렇게 먹을 게 많은데 왜 아무도 손을 안 대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하나 둘 쓰러져 갑니다. 에효, 눈앞에 먹을 것이 저렇게 많은데......
밖에서 보고 있는 친구들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웬만해선 김씨를 막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에구구, 사과도 있고 당근도 있고 딸기도 있었는데 넘나 안타깝네요.
유골함은 집으로 잘 모시고 왔답니다. 7개를 모았으니 소원을 빌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슨 소원을 빌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이게 다 뭐냐고 물어보네요.
방금 생각난 건데 이 중에 이모도 있으니 충격받겠어요. 일단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김씨는 모른체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