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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33620
    작성자 : 가람해무
    추천 : 7
    조회수 : 1515
    IP : 182.218.***.13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02/20 00:43:06
    http://todayhumor.com/?pony_33620 모바일
    MLP 팬픽 '마법과 황혼의 공주' (상)

    “때가 됬어.”

    셀레스티아 공주는 목을 빼어들어 황혼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곁에서 또각거리는 소리가 나는 듯 하더니, 루나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치챈 기색 없이, 셀레스티아 공주는 다시 한 번 혼잣말을 했다.

    “마침내 그........그녀가 준비된 거야.”
    “트와일라잇 스파클?”

    루나의 질문에 셀레스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내 거대하고 새하얀 두 날개를 펼치고는, 루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럼 다녀 올게. 루나.”
    “.......”

    루나는 대답이 없었지만, 셀레스티아는 굳이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발코니의 난간에 한 발굽을 올려놓고는, 단 한 번의 날개짓으로 허공을 향해 사뿐히 날아올랐다.




    셀레스티아는 끝없이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그녀의 아래로 위대한 이퀘스트리아의 영토와 얼마 전에 수복한,  케이던스 공주가 다스리는 북쪽 크리스탈 왕국의 거대한 크리스탈 타워가 보였다. 그러나 그 모든 풍경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이제 황혼조차 보이지 않는 완전한 어둠 속으로 그녀는 두둥실 떠올랐다. 그녀의 주변에는 수많은 별빛들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셀레스티아는 그 새하얀 별들 사이로 유독 반짝이는 자주색의 커다란 별을 찾아내었다.

    그 별이 가진 강대하고 안정된, 아름답기까지 한 힘의 파동이 느껴졌다.

    아마도 그것은 트와일라잇 스파클이 남긴 흔적일 것이다.  

    성급히 날개를 저어 그곳으로 날아가기 전에, 셀레스티아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저 모습을 보니,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지곤 하던 천 년 전 그 날이 떠올랐다.




    군사집단인 페가수스들의 반란은 전 이퀘스트리아를 그림자로 덮기에 충분했다.
    유니콘의 통솔에 불만을 품은 페가수스들은 뛰어난 순발력을 이용해 도시 전역에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다. 이미 성을 제외한 이퀘스트리아 대부분은 그들의 수중으로 떨어진 지 오래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유니콘이 페가수스보다 우월하지 않으니, 유니콘이 포니 전체를 발굽 아래에 놓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만약 꼭 그래야만 한다면 강하고 빠르며,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신들 페가수스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콧대높은 유니콘들이 그런 제안을 받아들일 리가 없었지만, 전쟁은 시간이 갈수록 숫자가 적은 유니콘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성은 포위된 지 오래였고, 유니콘들은 어스 포니 없이는 음식도, 물도, 아무것도 구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수도 밖의 어스 포니들은 이미 페가수스들의 포로가 된 상태였다.


    그야말로 이 전쟁은 유니콘에게 가망이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습니까? 턱수염 스타스월.”
    이런 상황에서 유니콘들의 지도자인 셀레스티아 공주가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왕실의 가장 현명한 자, 턱수염 스타스월이었다. 평소 유니콘 신하들로 가득한 어전에는 이제 그녀와 턱수염 스타스월 단 둘 뿐이었다. 


    하지만 유니콘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수많은 마법을 만들어 낸 그도 이런 상황에서는 달리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황공하옵니다만, 공주님.”

    턱수염 스타스월이 셀레스티아 공주 앞에서 고개를 숙이자, 모자에 달려 있던 방울이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왕실 유니콘 수비대는 수많은 공격 마법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동족에게 사용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페가수스 전체에 대항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공주님이 원하시는 것도 그건 아닐 테구요.”

    “그렇습니다. 다른 방안은 없는 건가요?”

    “페가수스들의 정신을 강제로 조작해 유니콘을 따르게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님. 그것은 심지어 페가수스 종족 전체에 영구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까요.”

    위대하고 현명한 턱수염 스타스월조차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다.

    오래 전부터 세 종족이 반목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그것은 각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끈기 있고 체력이 좋은 어스 포니.
    똑똑하고 지혜로운 유니콘.
    빠르고 민첩하며 하늘을 나는 페가수스.

    그는 자신의 마법으로 각각의 종족이 이퀘스트리아를 통치했을 때 벌어지는 어떤 미래를 보았다.

    턱수염 스타스월이 보기에 어스 포니는 이퀘스트리아를 다스리기에 그리 현명하지 못했다. 만약 그들이 이 땅을 다스리게 된다면 어떠한 발전도 없을 뿐더러, 시기심으로 얼마 가지 못하고 마법도 사악한 것으로 몰려 사라질 것이었다.

    더 끔찍한 것은 열등감을 견디다 못한 어스포니에 의해 모든 유니콘들의 뿔이 잘려지고 페가수스들의 날개가 찢겨나가는 일종의 대학살이었다. 적어도 페가수스들은 어스포니는 물론이고 유니콘들의 뿔을 잘라 노예로 부리며 다른 대륙을 침공하는 데 그쳤으니까. 그 쪽이 결코 낫다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그럼 유니콘이 다스렸을 경우는 어떨까?
    그게 바로 지금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었다.

    물론 턱수염 스타스월도 자신이 예언한 미래가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자신의 재능이 그런 추측 따위를 가볍게 뛰어넘는 것임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은 추측이거나 환상 같은 것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였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도달할 미래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들어, 자신만을 바라보는 새하얀 몸의, 그러나 분홍빛의 머리칼을 가진 암말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그녀에게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는 서약을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도 새삼 깨달았다.

    “미래를 바꾸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공주님.”
    “그것이 무엇입니까? 제게 말해 주세요.”
    “세 종족을 통치할, 신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절대적 존재....”

    턱수염 스타스월은 셀레스티아 공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바로 알리콘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는 마치 알리콘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을 버거워하기라도 하듯 재빨리 고개를 저어 보였다.

    “분명! 불안정하게나마 그 마법은 완성되어 왕실 서고의 유리관에 엄중히 보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공주님. 그 마법은 여전히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왕실의 조언자로써 지적해 드리고 싶습니다. 수식에서 어떤 것이 빠졌고, 그로 인해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만들어낸 저조차도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언제든 국민들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오나, 셀레스티아 공주님....만에 하나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그 적절한 대상이 어쩌면 공주님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
    셀레스티아 공주는 턱을 들어올렸다.
    턱수염 스타스월은 그녀의 눈에 순간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분명하게나마, 옥좌 주변의 공기가 싸늘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만은 안 됩니다.”
    셀레스티아 공주는 다시 한 번 엄숙히 선언했다.

    “루나는 제가 보호할 것입니다. 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마나를 담는 그릇이 크지 않으면 마법의 붕괴는 필연적입니다. 죄송합니다만 공주님. 금단의 마법이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 반작용을 버틸 수 있는 존재는 오직 루나 공주님 뿐입니다. 그녀는 마력으로 가득한 달의 기운을 타고 났으니까요.”
    “제가 안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성 전체가 흔들리는 기분이 들어 턱수염 스타스월은 두 앞다리를 굽혔다.
    그러나 흔들림은 셀레스티아 공주의 왕실 발성법 때문이 아니었다. 실제로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따가닥 하는 발굽 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오더니, 몇 마리의 경비병들이 허겁지겁 나타났다.

    “세, 셀레스티아 공주님!”
    “무엄하도다! 누구 앞에서 소란인게냐?!”
    그녀의 앞을 턱수염 스타스월이 가로막았다. 그러자 경비병들은 공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숙였지만, 그 동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무례에 사과드립니다. 턱수염 스타스월. 허나 페가수스들이 수도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그들이 마침내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밖에는 돌이 우박처럼 떨어지고 있습니다!”
    “왕실 유니콘 경비대에게 지금 즉시 반격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공주님!”
    “반격은 안 돼! 되돌릴 수 없게 될 거야!”

    셀레스티아 공주는 아무 말도 없이 유니콘 경비병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불안한 시선이 각각의 경비병에 머물러 있다가 이내 턱수염 스타스월 쪽으로 움직였다. 모두가 입을 움직이며 서로를 향해 뭐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녀의 귀에 들려오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마음은 이제 완전한 정적 그 자체였다.

    다시 한 번 몸이 흔들리며 천장에서 잔해들이 떨어져 내렸고, 부스러기 따위가 그녀의 왕관을 툭 치고 바닥에 떨어졌다. 휘청거리던 셀레스티아 공주는 중심을 잡기 위해 고개를 들었고, 경비병들이 지나 온 문 쪽에서 우연히 칠흑같은 어두운 밤하늘의 색을 지닌 암말을 발견했다.

    “.......루나?”
    그녀는 자신과 시선을 마주친 것을 깨닫고는 재빨리 몸을 돌려 복도로 달려나갔다. 그제야 셀레스티아 공주는 온 몸에 차가운 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화들짝 놀라 외쳤다.

    “루나!!”








    13화와 3기 내용에 기반한 팬픽 보충본(?)입니다.

    13화 내용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100% 받아들여 팬심으로 보충한 것입니다.

    다음 편은 음....아마 며칠 후에 올라올지도...

    소감 좀 남겨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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