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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죽으면 뭐가 있나요?"
후... 하고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은 남자는
착잡한 얼굴로 앞에 앉아있는 의사에게 물었다.
담배를 피우는 게 거슬렸지만 굳이 심각해 보이는 사람 앞에서
지적하고 싶지 않았던 의사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죽으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예상했던 답변이었기 때문일까? 남자의 표정은 별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미세한 차이가 있다면 그는 완전히 단념한 모양이었다.
"그럼 전 죽어도 되나요?"
무심결에 내뱉었지만 남자는 이내 후회하고 말았다.
의사에게 물을 필요도 없는 질문이었다.
미지(未知)를 두려워하는 인간은 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경험한 셈이다.
죽음 뒤에 뭐가 있는지를 알게 됐으니 질문 자체가 쓸데없는 셈이었다.
죽음으로 가는 그 끔찍한 고통만
(이 고통도 어찌 보면 미지의 영역이다.
인간은 죽기 전까지 죽을 정도로 아프다는 말을 실감하기 힘들 테니까)
어찌어찌 견뎌낸다면 이제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 상관없었다.
그러나 그가 던진 사석은 호수에 파문을 일으켰다.
"죽어도 됩니다. 단! 죽으면 절대 돌아올 수 없습니다."
단이라는 말에 악센트를 넣은 걸 빼면 의사의 말은 여전히 무미건조했다.
다만 듣는 남자에게 그것은 거대한 파도가 되어 돌아왔다.
"돌아올 수 없다고요? 그게 무슨 상관이죠?"
당황한 얼굴로 쳐다보는 남자를 바라보는 의사의 표정은 그의 어투처럼 무미건조했다.
"상관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코트를 덮어주는 소년이
나중에 히어로가 될 수도 있잖습니까"
분명 농담인 거 같았는데 무미건조한 어투로 인해 전혀 웃기지 않았다.
"그게 무슨..."
남자가 미끼를 물자 기다렸다는 듯 의사가 퍼부었다.
이태까지 무미건조했던 거와는 다르게 해일처럼 격정적인 어투였다.
"당신이 살아있음으로 인해 모든 건 조금씩 변합니다.
나비효과처럼 말이죠 당신의 선행 또는 악행으로 인해 누군가는 변합니다.
영웅으로 또는 악당으로... 그리고 그건 세상을 변하게 만들죠
하지만 자살한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뭐라 반문하고 싶었지만 말문이 막힌 남자는 입술이 떨어지질 않았다.
남자는 그냥 의자에서 일어나 의사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왔다.
그가 나온 방의 문에는 정신과라는 이름표가 붙어있었다.
"아!"
남자는 뒤늦게야 영화 배트맨이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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