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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01839
    작성자 : song
    추천 : 13
    조회수 : 1663
    IP : 118.38.***.23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0/09/28 15:04:45
    http://todayhumor.com/?panic_101839 모바일
    영정의 기묘한 변화
    옵션
    • 펌글
    <p> <br></p> <p>지난달, 아버지가 자살하셨다.</p> <p> <br></p> <p>이유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도 모르던 것이었다.</p> <p> <br></p> <p>엄청난 금액의 빚.</p> <p> <br></p> <p> <br></p> <p> <br></p> <p>하지만 우리 집은 빚을 지고 살만큼 가난하지 않다.</p> <p> <br></p> <p>그 빚은 왜, 어째서, 누구를 위해서 빌린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p> <p> <br></p> <p>지금으로서는 그저 호인이었던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이용당해 고액의 빚을 떠맡았다는 것 뿐.</p> <p> <br></p> <p> <br></p> <p> <br></p> <p>그 사람에게 위협이라도 당한 것일까?</p> <p> <br></p> <p>어쩔 도리가 없다는 생각에 자살을 택하신 것일까?</p> <p> <br></p> <p>보험금으로 빌린 돈을 갚아야겠다는 생각이셨을까...</p> <p> <br></p> <p> <br></p> <p> <br></p> <p>나로써는 결코 알 수 없는 일 뿐이었다.</p> <p> <br></p> <p>유서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p> <p> <br></p> <p>아버지는 언제나 묵묵하게 말이 없으신 분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아버지는 모든 진실을 껴안고 돌아가신 것이다...</p> <p> <br></p> <p>어머니는 6년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다.</p> <p> <br></p> <p>그래서 내게 남은 가족이라곤 누나와 친조부모님 뿐이다.</p> <p> <br></p> <p> <br></p> <p> <br></p> <p>조부모님은 쇼크를 받으신 탓인지 그 전까지는 멀쩡하셨는데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셨다.</p> <p> <br></p> <p>누나는 계속 울기만 한다.</p> <p> <br></p> <p>나 역시 아버지의 사체를 발견했을 때부터 그저 우두커니 정신을 놓고 있을 뿐이다.</p> <p> <br></p> <p> <br></p> <p> <br></p> <p>[아버지... 어째서에요...]</p> <p> <br></p> <p>아버지가 자살했다는 것을 안 후 가족이나 친척 앞에서도 억지로 밝게 행동해왔다.</p> <p> <br></p> <p>하지만 그런 나도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는 저렇게 되뇌일 수 밖에 없었다.</p> <p> <br></p> <p> <br></p> <p> <br></p> <p>화장하기 한참 전부터 아버지 영정 곁에는 꽃이나 공물이 잔뜩 쌓여 있었다.</p> <p> <br></p> <p>그 많은 숫자로 보아 아버지가 얼마나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고 사랑 받고 있었는지가 전해진다.</p> <p> <br></p> <p>가족이나 친척은 물론, 친구나 직장 동료, 근처의 사람들까지...</p> <p> <br></p> <p> <br></p> <p> <br></p> <p>모든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생각을 담아 아버지에게 남긴 물건들이다.</p> <p> <br></p> <p>그러나, 다음날 영정 곁의 물건들에게 변화가 생겼다.</p> <p> <br></p> <p>우선, 모든 꽃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꽃 자체는 시들지 않았지만, 줄기 방향이 일정하게 구부러지고 모두 고개를 숙여버린 것이다.</p> <p> <br></p> <p>그 다음날에는 꽃 부분을 가위로 잘라낸 것처럼 바닥에 우수수 떨어져 있고, 꽃잎도 여기저기 날아가 있었다.</p> <p> <br></p> <p>바쳐 놓은 과일도 어느새 모두 물러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양초는 잠시 눈을 돌리면 금새 꺼져 버리고, 향은 불을 붙이자마자 꺼져버린다.</p> <p> <br></p> <p>아버지의 영정도 제대로 세워놨건만 금새 쓰러져 버린다.</p> <p> <br></p> <p>아버지는 우리들에게 사죄하고 싶으신걸까?</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 않으면 원한이 남아서 떠나지 못하시는걸까?</p> <p> <br></p> <p>진실은 아버지만이 알고 계실것이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43?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343?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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