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삼성그룹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집단 중에 하나긴 했지만 지금과 같은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지는 못했지요.
무리하게 기아차 인수를 시도하려다 IMF 위기를 맞았을 때는 거의 부도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었지요.
지금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전세계에서 이 정도 중요한 비중을 가진 기업 집단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세계 만방에 날리는 삼성의 로고를 보며 참 뿌듯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이면에 국내적으로는 좋지 못한 영향도 만만치 않지요.
사람의 몸에는 수조개의 세포가 있습니다. 이 세포들은 나이가 들면 죽고, 또 새로운 세포가 생겨나서 그 자리를 메꾸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어떤 돌연변이 세포가 생겨서 스스로 죽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세포들이 생겨서 뭉쳐나가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 나기도 합니다. 이런 비정상 세포는 보통 사람의 경우에도 매일 백만개 정도가 생기지만 백혈구가 이런 세포들을 강제로 죽여 버리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어쩌다 백혈구의 공격을 용케 피하거나 백혈구가 제 역할을 못하는 와중에 자라난 비정상세포는 어떤 한계를 넘어가는 순간 제어가 되지 않게 되고이것이 바로 암세포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생겨난 암세포는 스스로 죽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세포분열하며 성장하게 되고, 다른 정상 세포로 가는 영양분을 독점하게 되어 혼자만 무제한적으로 커지는 와중에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려 결국 사람을 죽게 만들고 마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나라에서의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암세포에 버금 갈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삼성은 국내 최대 로펌 보다도 더 많은 검찰, 판사 출신을 포함한 법조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법조계의 균형은 실제로도 심각하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국내 광고시장을 좌지우지함으로써 신문 방송 전체에 대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언론의 균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력의 수급에서도 거의 블랙홀처럼 최고의 인재를 독점적으로 빨아들임으로써, 여타 국내 기업의 생존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근 2-30%를 차지할 정도로 자본시장에서의 독점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당장은 삼성이 잘나가는 것이 보기 좋고,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그러는 와중에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전체 신체가 죽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암세포의 무한 확장이 그 세포 자체는 건강하고 왕성하게 확장되는 와중에 결국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듯 삼성의 무한 발전과 확장 또한 대한민국 전체를 망가뜨릴 경우도 배제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이 더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미국은 이미 100년 전에 반트러스트법을 발효해서 독점적 기업이 나타나는 것을 수시로 막아왔기 때문에 우리 보다 훨씬 더 성숙한 자본주의 국가이면서도 새로운 기업이 나타나서 발전해나갈 수 있는 토양이 더 잘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세계 속의 삼성을 자랑스러워 하기 전에 삼성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