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혈기황성한 시기부터 고시 급제를 위하여 신림동 고시촌에서 법(法)전을 붙잡고 수련을 닦은 자 중 특출난 이가 있었으니 이가 곧 박부장판사이다. 무릇 반도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법공부라 함은 법전으로 시작해 법전으로 끝나는 바, 주거와 학습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고시원에서 법전 수련을 실시하는 것이 그 큰 흐름이었다. 박부장판사가 특출나다 함은 그가 모든 욕망을 끊고서 젊은 시절 법전의 수련에 몰입하던 중, 본래의 목적인 법전 수련뿐만이 아니라 온 몸에 호신강기의 기운이 함께 쌓이는 수행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원래 호신강기의 기운을 쌓는 이 수행은 무림의 세계에서도 사바세계와 인연을 끊은 불법이 높은 노승들이 동굴 속에서 면벽수행을 통해 이루어내는 것이나 사방이 네모난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고시원에서 온갖 욕정을 끊고 법전의 탐독에 몰두한 바 그 법전탐독의 자세가 남보다 독하였던 박부장판사는 이를 자신도 모르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허나 사바세계의 인간이 아무나 고시원에서 지낸다 하여 면벽수행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박부장판사의 득술은 매우 드문일이며 여기서 바로 그가 특출나다 하는 것이다.
박부장판사의 수련은 고시급제 이후에도 자연스레 이루어져 본인도 모르는 새에 호신강기의 단련으로 생사경의 고수가 되어 있었다. 호신강기로 몸을 단련하여 무도의 고수가 되면 생사경의 단계에서 자연스레 금강불괴의 비술을 얻게 되는데 이는 온갖 종류의 위해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그런 것이다.
이런 중 뜻하지 않게 박부장판사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자에게 석궁으로 위해를 받게 된 것이 세간에 알려진 박부장판사 피습건의 전말이다. 석궁으로 위해를 받은 당시 금강불괴의 신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비술을 발동하였다. 허나 당시 박고수에게 위해를 가한 자는 서방세계의 매수매덕수(MATHMATICS)라는 무도로 스스로를 갈고 닦은 자인데다 그 위해의 기세가 대단하였고 거기에 판결에 대한 앙심으로 독기까지 스며 있었다. 하는 수 없이 금강불괴의 신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생사경의 고수만이 시전할 수 있는 무아지경의 비술을 함께 발동하여 고비를 넘겼다. 이 무아지경이 발동되면 너와 나의 구분이 없어지며, 진실과 참의 경계가 없어지니 이 비전의 시전 당시에는 사바세계의 모든 상식이 무효가 된다. 석궁의 위해를 막은 것도 금강불괴의 신체가 석궁의 화살을 튕기었는지, 배에 꽂힌 석궁을 뽑은 것인지의 구분이 없어지는 데 무아지경이 시전될 때엔 실은 이 둘은 같은 것이다.
박부장판사도 법전 수련의 고수이기에 이것이 사바세계의 상식으론 정합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허나 박부장판사는 그 성질이 대나무와 같이 곧고 원리원칙의 자세가 배어있음에, 무아지경의 경지에서 자신이 겪은바를 진실되게 그대로 진술하니 '석궁이 배에 튕김과 동시에 배에 꼳혀 자신이 스스로 이를 뽑아 육체를 보전하였다'고 한 것이다. 이를 사바세계의 무지몽매한 자들이 문제삼으니, 어찌하야 석궁이 배에 튕길수 있는지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는 사바세계의 대중이 박부장판사의 신체가 이미 금강불괴가 되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하니 어찌 무아지경의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했던 그 긴박한 순간에 대한 진실을 곧이곧대로 늘어놓는다 하여 그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러한 진실을 모르고 사바세계의 논리로 박부장판사를 위증이라 하는데, 만일 정말 박부장판사가 위증의 명목으로 사바세계의 처벌을 받게된다면 반도국가에 드물게 나타난 특출난 인물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니 이 어찌 슬프고 딱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 통재라, 세상이 박부장판사의 특출남을 모르는 터에 또 한번 기인을 잃는 일이 반복되는구나! 어허,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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