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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541177
    작성자 : 소리조각
    추천 : 24
    조회수 : 4329
    IP : 210.90.***.125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19 18:52:22
    원글작성시간 : 2017/12/11 10:56:21
    http://todayhumor.com/?humorbest_1541177 모바일
    [옛날사람 주의]사랑이 뭐예요?
    <div><br></div> <div>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자라 태생이 촌놈이었던 나는 중학교때 읍내에서 극장에 처음가봤고, </div> <div><br></div> <div>고등학교때가 되서야 짝퉁 나이키 에어맥스를 사려는 친구를 따라서 서울에 처음가봤을 정도로 세상에 무지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시골 아이의 사랑이라는 것은 <span style="font-size:9pt;">초등학교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나를 버리고 빵집 아들인 윤철이랑 놀았던 것이참 서러웠다는 그 정도의 감정일 뿐인지라,</span></div> <div><br></div> <div>제대로된 연애한번 못해보고 남고를 졸업한 나에게 대학이라는 곳은 무궁무진한 연애의 기회가 도사린 천국일줄 알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고등학교때 그래도 무협지를 열심히 판 까닭인지 언어영역 점수가 내 수능점수를 하드캐리해서 겨우겨우 대학엔 가게 되었지만,</div> <div><br></div> <div>그렇게 들어간 대학은 시트콤과는 너무도 달랐다. </div> <div><br></div> <div><br></div> <div>난 대학이 지성의 무대이자, 이시대를 이끌어갈 엘리트를 키우는 상아탑이라고 알고있었는데, </div> <div><br></div> <div>1학년때부터 내가 배운 것은 라이타와 숟가락으로 병을 따는 방법과, 담배연기로 도너츠만드는 방법, <span style="font-size:9pt;">369와 고백점프, 바보게임 뿐이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1년을 술마시다 보내고 나서 처참한 숫자로 이루어진 성적표를 받고 보니 어느새 나는 선배가 되어 있었다. </div> <div><br></div> <div>남들은 장학금도 받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학과내에서 여자친구도 사귀었는데, 난 도대체 뭘 한걸까?</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자괴감이 엄습할만도 햇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본투 불효자인 나는 그저 아무생각없이 자취방에서 굴러다니는 낙엽이 되어있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느날 자취방에서 열심히 디아블로를 때려잡고 있던 나에게 친구가 98학번 신입생 대면식(OT전에 자체적으로 하는 환영회)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div> <div><br></div> <div>1학년때 선배들에게 하도 밥을 얻어먹었던지라, 이제 내가 밥을 사야된다는 생각에 신입생이 썩 반갑지는 않았지만, </div> <div><br></div> <div>혹시 예쁜후배와의 썸이라는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애가 있을까 싶어서 친구를 따라서 학교로 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한무리의 선배들과 합류해서 신입생 환영회를 하는 강의실로 들어가자, 학생회장 누나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었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우리는 모두 그 인사를 씹으면서 여자애들이 모여있는 쪽을 쳐다보았다. </span></div> <div><br></div> <div>아... 화사하다. 비록 가장자리에 신입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대학에서 1년이상 숙성된 거무튀튀한 이상한 생명체들이 몇명 껴있긴 했지만, </div> <div><br></div> <div>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풋풋한 신입생들을 보니,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그때 내 친구가 나를 툭툭치면서 말했다.</div> <div><br></div> <div>"야 쟤 교복입고 왔어. 이쁘게 생겼다. 그지?"</div> <div><br></div> <div>친구가 가리킨 곳에는 어리버리한 표정으로 아니 도대체 왜 나만 교복을 입고왔지? 하는 의문문을 입이 아닌 눈으로 뱉어내고 있는 여자애가 있었다. </div> <div><br></div> <div>양갈래로 머리를 땋은 그 아이는 확실히 하얗고 예뻤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눈길이 닿은 곳은 그 갈래마리 옆에 앉아 </div> <div><br></div> <div>넌 도대체 무슨 병신이길래 여기 교복을 입고왔냐? 하는 의문문을 입으로 내뱉고 있는 숏커트의 여자아이에게로 향해 있었다. </div> <div><br></div> <div>그 아이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으며, 쌍커풀이 없는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아무리 봐도 평범해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난 이상하게도 그아이의 커트머리 사이로 드러난 그 뒷목을 자꾸 쳐다보게 되었다.</div> <div><br></div> <div>그때 알았다. 아 나한테 숏커트 페티쉬가 있었구나.....</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때 난 초등학교때 독일 베이커리 아들인 윤철이에게 가버린 내 첫사랑을 잊은 이후 두번째 사랑에 빠져버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우리학과가 남녀비율이 딱 5:5라서 나름 상당히 재미있는 학과였지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당시 1년동안 같이 술집에서 토하고, 구르던 여자동기들과 남자동기들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느새 수요일 오후 전투축구를 함께한 소대원들같은 끈끈한 전우애를 가지고 있었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학과내에서 사귀고있는 CC를 보는 우리 눈빛은 호모포비아의 눈빛과 다를 바 없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 <div>사실 이렇게 말하면 모두가 내가 1학년때 여자애들에게 장난만 쳐대는 상 또라이가 아니었나 오해를 하겠지만, </div> <div><br></div> <div>나름 대학교 1학년때 나에게도 연애의 징조가 아예 없었던건 아니었다. </div> <div><br></div> <div>나름 썸을 타던 여자애도 있었고, 호감이 있던 동기도 있었으며, 왠지 나에게만 잘해주는 듯한 선배누나도 있었다. </div> <div><br></div> <div>그러나 태생이 모태솔로인 나는 그 모든 기회를 걷어차 버리고 동기 여자애들과의 전우애를 택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썸을 타던 여자애의 생일 날 폭탄주를 만들던 동기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span style="font-size:9pt;">그녀의 잔에 신고 있던 양말을 집어넣었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호감이 있던 동기의 옆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다가 그녀의 가방안에 그날의 안주를 약간 소화시켜 담아주기도 했으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나에게 잘해주던 선배누나가 나에게 사준 시집은 자취방에서 라면냄비의 받침으로 잘 사용하고 있었다. </span><span style="font-size:9pt;">(생각해보니 상또라이가 맞는 것 같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br></div> <div>그랬다. 나는 남녀관계에는 영 젬병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때려죽인 잡놈이었지만, </div> <div><br></div> <div>그렇게 연애의 기회들을 모조리 걷어차면서도 나는 여자친구가 생기길 아주 조금 바랬던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신입생환영회때 보았던 그 애의 이름은 H라고 했다. 성은 평범했지만, 이름은 특이했다. </div> <div><br></div> <div>신입생주제에 성격도 좋아서 처음부터 나에게 선배가 아니라 오빠라고 불렀던 것 같다. 그녀는 활달했고, 빛나보였다. </div> <div><br></div> <div>신입생 환영회가 끝나고, 술자리를 가지고, 몇명이 화장실을 사용불능으로 만들고, 단골 호프집 사장님의 쌍욕을 몇번 듣고, </div> <div><br></div> <div>놀라는 신입생들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범하게 웃던 과대표가 머리채를 잡고 끌려나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즐겁고, 당황스러웠던 술자리가 끝나고 나는 술에 얼큰히 취한채로 자취방에 누웠지만,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 </div> <div><br></div> <div>내옆에서 할리데이비슨의 엔진소리를 코로 내고있는 친구 때문도 아니었고, </div> <div><br></div> <div>17세기 마녀의 항아리에서 날법한 약초냄새를 발에서 풍겨대는 친구 때문도 아니었다. </div> <div><br></div> <div>가끔 잠꼬대로 멘드레이크의 비명소리를 내는 친구도 있었지만, 그런건 매일같이 격던 일이라 내 숙면을 방해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div> <div><br></div> <div>나는 오로지 그녀의 뒷목덜미를 떠올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을때까지 나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 법이라지만, </div> <div><br></div> <div>그정도 시간으로 멀어지기엔 내 상사병이 조금 심각했던 듯 싶다.</div> <div><br></div> <div>삐삐번호라도 받아놓을걸... 하는 후회를 하고있던 중 드디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이 다가왔다. 우리는 청량리에서 모이기로 했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1년 365일 24시간 등댈곳만 너무 차지 않다면 어디서든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잠꾸러기였고, </div> <div><br></div> <div>심지어 고등학교때 1교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야자시간에 깬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span style="font-size:9pt;">그날은 아침부터 정렬맨같은 칼기상을 했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씻고 옷을 입고 오티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span></div> <div><br></div> <div>"미친1놈아 청량리에서 12시에 보기로 했어. 도대체 왜 새벽부터 지랄이냐."</div> <div><br></div> <div>"친구야 난 지금 어머니 뱃속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포근해 제발 내 태동을 방해하지 말아줄래?"</div> <div><br></div> <div>"아오 미친1놈아!! 새벽부터 왜 샤워를 하고 이지랄이야. 너때문에 나이아가라에서 떨어지는 꿈 꿨잖아."</div> <div><br></div> <div>"아 제발 내가 돈줄께 목욕탕으로 좀 꺼져주라."</div> <div><br></div> <div><br></div> <div>새벽 6시부터 좁디좁은 옥탑방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있는 날 보면서 왜인지 모르게 자취방에서 자고있던 친구들은 정감가는 쌍욕들을 시전했다. </div> <div><br></div> <div>그러나 쌍욕들을 뒤로 한 채 여전히 기분좋은 콧노래를 부르는 것를 보며, </div> <div><br></div> <div>친구들은 이미 나를 정신병원으로 보내는 데에는 빠르게 합의하고, 누가 팔과 다리를 잡을 것인지를 의논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다행히 나는 정신병원 대신 청량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div> <div><br></div> <div>친구들이 그때까지도 내 다리를 붙잡을 사람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div> <div><br></div> <div>우리 학번 과대표가 둘둘말은 학과 깃발을 어깨에 걸치고 하품을 하고 있었고, </div> <div><br></div> <div>오로지 술로만 이루어진 오티 준비물들을 학생회장 누나가 지키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H가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짧은 머리에 검정티를 입고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옆에는 어느새 친해졌는지 환영회때 교복을 입고 왔던 K가 있었다. 안면이 있어서 인지 둘은 날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div> <div><br></div> <div>행복했다. 왜 행복한지 이유도 몰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기차를 타고 강촌까지 가는 길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div> <div><br></div> <div>그녀를 보는 순간 느낀 행복감 때문에 나는 그냥 게속 그녀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div> <div><br></div> <div>어차피 우리는 기차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하진 않는다. </div> <div><br></div> <div>거의 매일 같이 술에 쩌든 생활을 하는 대학교 초년생들은 대부분이 잠에 골아떨어져 있거나, </div> <div><br></div> <div>자고있지 않는 아이들은 맥주를 마시고 있었고, 과대표는 오티때 먹을 술을 다처먹는다면서 쌍욕을 시전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다지 낭만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었지만, 그 기차여행은 정말 낭만적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강촌에 도착해서 우리는 민박집까지 걸어갔고, 집을 풀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했다. </div> <div><br></div> <div>선배들이 소개를 하고, 후배들이 소개를 하고, 학생회장 누나가 준비한 더럽게 재미없는 몇가지 오리엔테이션을 하고,</div> <div><br></div> <div>과대표가 준비한 더럽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나자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은 없어진 풍습이겠지만 그때는 사발식이라는 게 있었다. 나또한 신입생때 별거 아니네 하고 레몬소주 한사발을 들이키고는 </div> <div><br></div> <div>민박집 옥상에서 다음날 아침까지 숙면을 취했던 기억이 있다.(다행히 입은 안돌아갔다.)</div> <div><br></div> <div>신입생들을 위해서 선배들은 소주와 사이다와 레몬소주 가루를 다라이에 열심히 섞고 있었고, </div> <div><br></div> <div>신입생들은 이 비현실적이고 야만적인 레몬소주 다라이를 보면서 군침을.... 아니 근심을 하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00대학교 00학과 98학번!! 000입니다!!!"</div> <div><br></div> <div>오티에 참가한 신입생들이 한명씩 나와서 큰 소리로 자기소개를 하고, 레몬소주를 한사발씩 들이켰다. </div> <div><br></div> <div>물론 술을 못마시는 학생들을 위해서 가끔 선배들이 대신 마셔주기도 했다. 아, 물론 여학우들 대상이었다. </div> <div><br></div> <div>남자애들은 저 시커먼 남자선배들이 자기 흑기사를 해주지 않을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죽을 각오를 하고 레몬소주를 마셨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어느새 K의 차례가 왔다. H는 그 뒤에 있었다. K가 꽤 이목을 끌었던지 남자선배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div> <div><br></div> <div>그러나 나는 그 뒤에 서있는 H를 정신 없이 쳐다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소리조각 선배님이 마셔주시면..."</div> <div><br></div> <div><br></div> <div>뭐지? 내이름이 들린 것 같은데?</div> <div><br></div> <div>그 아이를 쳐다보느라 잠시 정신을 잃고 있던 사이에 흑기사를 해주기 위해 우르르 몰려들었던 남자선배들중 K가 날 지목한 것이었다. </div> <div><br></div> <div>난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갸우둥한 뒤 흑기사를 거절하고 K에게 레몬소주를 두사발을 먹이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div> <div><br></div> <div>"안마시면 더블샷......"</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때 나는 무협지에 나오는 그 현상을 피부로 느껴야했다. 수십명의 동기들이 살기를 내뿜으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나같은 오징어가 감히 저렇게 풋풋한 신입생의 부탁을 거절하는 케이스는 절대적으로 0에 수렴하는 확율로만 존재해야 하는 터였다.</div> <div><br></div> <div>"아니.. 내가... 그게..."</div> <div><br></div> <div>난 당황했다. 이건 내가 생각한 스토리가 아니었다.</div> <div><br></div> <div>H가 흑기사를 부른다. -> 내가 손을 들고 나간다. -> 한번에 원샷을 하고 그녀의 간을 지킨다. -> 훗 목이 말랐는데 잘됬군. 꼬마아가씨. -> 뭐 대충 이런 스토리?</div> <div><br></div> <div>그런 내 시나리오가 송두리채 무너지고 있었다. 매일같이 술독에 빠져 살았지만 그다지 쎄다고 보기힘든 내 주량을 볼때 </div> <div><br></div> <div>레몬소주 한사발이면 이미 나는 학교앞 파전집에서 파는 사이즈의 해물파전을 하나정도는 연성해야 될 것이 분명했다.</div> <div><br></div> <div>그 한번의 기회를 여기다 쓰라고? 왜죠? 흑기사는 거절하면 두배로 마시는거 아닌가요? 도대체 왜 내가 이걸 마셔야 하는거죠?</div> <div><br></div> <div>"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술이들어간다. 죽죽죽죽~~"</div> <div><br></div> <div>그러나 나는 그 살기를 이겨내고 내 의지를관철시키기엔 너무 약했다. <span style="font-size:9pt;">힘이 약했다.</span></div> <div><br></div> <div>LAPD가 투팍을 연행하듯 나는 질질 끌려나가서 결국 레몬소주를 원샷했고, 멘탈이 붕괴된 채로 곧 다가올 욕지기를 기다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H의 차례가 되었다.</div> <div><br></div> <div>"00대학교 00학과 98학번!! H!!! 인사드립니다!!"</div> <div><br></div> <div>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었다. </div> <div><br></div> <div>그녀는 씩씩했고, 당당했다. 여자임에도 우렁차게 자기소개를 하고 그대로 과대가 주는 사발을 받아들었다. </div> <div><br></div> <div>그녀가 술을 처음 마셔본 건지, 아닌지는 나도 모르겠다. </div> <div><br></div> <div>어쨌든 선배들의 환호성 속에서 레몬소주 한사발을 원샷하고 머리에 터는 그녀의 모습에선 빛이 났다.</div> <div><br></div> <div>그녀의 짧은 머리는 기분좋다는 듯이 웃고있는 그녀의 얼굴을 따라서 찰랑거렸고, </div> <div><br></div> <div>또다시 내 눈에 들어온 그녀의 귓바퀴는 나에게 그녀를 사랑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즐거웠다. </div> <div><br></div> <div>젊은 날 무엇이던 즐겁지 않으랴만 그때의 나는 즐거웠고, </div> <div><br></div> <div><br></div> <div>그녀는 아름다웠다.</div> <div><br></div> <div><br></div></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계속-</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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