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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425683
    작성자 : 나만봤나
    추천 : 62
    조회수 : 9759
    IP : 220.88.***.24
    댓글 : 2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4/30 09:21:27
    원글작성시간 : 2017/04/30 01:27:10
    http://todayhumor.com/?humorbest_1425683 모바일
    22년전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괴담

    잠안오는 주말에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
    그간 글을 안쓰다가 미처 오래전 기억 조차 흐릿해진 미제사건 하나가 떠올라 다시 키보드에 손을 얹는다
    사실 이글을 제일 먼저 썼어야 했는데 먼저글이 너무 충격적이라 잊혀졌었다..잘기억도 안나고
    1995년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난 당시 친척을 만나기 위해 버스를 갈아 타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이 지금은 많이 초라해졌지만 그당시는 꽤 규모가 컷던걸로 기억한다
    이글을 보고 있을 분중에 나와 같이 목격한 나이지긋한 분들은 아마 그때 당시 충격적인 사건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고인이 되셨을지모르는.. 또는 어딘가로 팔려가서 힘들게 현재도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이름모를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버스를 갈아타기위해 나와 어머니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그곳에 서있었고 
    수많은 사람들도 어딘가 목적지를 가기위해 서성이고 있을 무렵..
    점심시간쯤 됐을때 갑자기 검정 세단하나가 빠른속도로 달려와 시외버스터미널 안쪽에서 끽하고 멈췄다
    검정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아주머니와 검은양복을 빼입고 선글라스를 끼고있는 남자 3명이 내렸다
    낯선아줌마:오.. 그래 이냔 여기서 만나는구나 잘맞났다 이리와 나랑같이 좀 가자!!! 젊은 여자의 머리채를 움켜쥔다
    완전 뜬금없이 쌩뚱맞게등장한.. 개그맨 서춘화를 닮은 아줌마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한가인 닮은 아가씨:저 아세요? (그때 당시는 나도 당황해서 몰랐는데 진짜 어이없어하는 크게 경계안하고 내뱉는 목소리였다)
    낯선아줌마:어.. 그래 이냔이 어디서 개수작을 부려 니가 훔쳐간 내돈 어디있어 !!! 야!!! 차에 빨리 태워
    검은정장3명:신속히 (양쪽에서 여자의 팔을 붙잡고 한놈은 문을 연다 검정색 세단에 막 우겨넣으려는 순간)
    그 처녀가 정신이 번쩍 나더니 강하게 저항하면서 이거 왜이러냐고 남자들을 뿌리쳤다
    낯선아줌마는 계속해서 빨리태우고 가자고 재촉했고 살짝 당황한 남자들은 다시 팔을 붙잡고 실랑이가 이어졌다
    그 버스터미널에 있던 모든 시선은 그들에게 집중됐고 우르르 사람들이 그들을 애워싸고 쳐다보고있었다
    아가씨는 이거 놓으세요 왜 저한테 그러세요 저 아세요? (처음보다 살짝 격앙되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낯선아줌마:기가 차다는듯 더욱 고함을 지르며 야 이년아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하고 찾으러 다녔는줄 알어 이년아
    낯선사내들은 말이 없었다 아무말도 없이 그 중년의 아줌마의 지시에만 따를뿐이었다
    다시 재차 차에 태우려고 푸시가 들어갔고 갑자기 납치를 목전에둔 아가씨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한테 왜이러세요.. 살려주세요 울음이 막 터져나왔고 콧물도 나왔다 (본격적으로 실감하면서)
    그때부터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낯선아줌마는 노련했고 사태가 심각해져서 경찰출동하고 난리나기 전에 속히 해결하고 싶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뭐해 .!! 빨리 안태우고 
    당황하던 남자들은 다시 여자를 붙잡았고 여자의 구두 한짝이 벗겨져서 길바닥에 버려졌고..여자는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차문은 열렸고 막 태우려고 하는순간 
    어떤 덩치큰 남자분이 소리쳤다
    저여자가 아니라잖아!! 당신들 모른다잖아 !!!
    그러자 낯선아주머니는 게슴츠레한 표정을 짓고 정장맨들은 얼음처럼 멈추고 그 아가씨를 풀어주는것처럼 손을 놔버렸다
    한 5초에서 10초정도 마치 시간이 멈춘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가봐도 지들이 범죄자니까 찔려서 그런행동을 한거였는데..
    그 여자는 순간적으로 자유의 몸이됐고 엉엉 울면서 맞은편에 가까운 남자의 손을 붙잡았다
    그런데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 남자가 여자의 손을 뿌리친것이다.. 
    그여자는 벙쪄서.. 입이 벌어졌고 그 표정은 잊을수가 없다
    남친한테 헤어지자는 통보 받을때도 아니고 그 짧은 순간 자신을 구해줄것만 같았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표정
    딱 한명 덩치큰 남자만 여자의 편을 들었고 다들 차갑게 외면했다
    그 마저도 멀리서 한마디 했을뿐..
    계속해서 그여자를 나쁜쪽으로 몰아간 아줌마의 세뇌작전이 슬슬 먹히는듯했고 전세가 변해서 다시 위험해졌다
    나도 그여자가 나쁜맘먹고 돈때먹고 도망가다가 붙잡힌줄로만 알고 감쪽같이 속았으니까..
    다시 왼쪽 뒷좌석문이 열렸고 그때는 좀 멍한 표정으로 순순히 태워졌다 양쪽으로 도망못가게 정장남자 둘이 앉았고
    그여자는 잠시 멍하니 앉아있다가 인상을쓰며 펑펑울기시작했다 콧물도 다시 보였다
    누군가와 같이 있었으면 화를 면했을텐데 혼자 버스타려고 기다리다 당했으니.. 가족이 아닌이상 성의를 바라는건 무리였을까?

    아줌마는 활짝 웃으며 큰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잘기억은 안나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워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 여자때문에 그동안 고생을 많이했고 이제 그만 가보겠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뭐 이런식의 멘트를 3번인가 외친거 같았다 
    분명히 조선족 목소리는 아니었고 한국여자 목소리였다
    아이러니한건 그 상황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뒷자석에 앉은 여자는 주먹을 막 휘두르고 다리를 움직였는데 양쪽에서 꽉 붙잡으니까 맥을 못췄다
    어떤 중년의 신사분이 막 떠나려는 차의 뒷문을 두들겼고 차의 문을 열려고 하니까 마지못해 열어줬다
    그 여자의 신발을 집어서 넣어준것이다 그 신발을 다시 신는 모습까지 봤다
    차는 온 반대방향 그러니까 녹번동 가는 방향으로 쌩하고 내달렸고 사람들은 무슨일 있었어?
    뭐 이런 분위기로 바뀌고 아무일 없었던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왔다
    1990년대에 이런류의 인신매매 사건이 많았던 이유는 휴대폰이 거의 없던시기라 빠른 신고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지금은 저랬다간 몰매맞거나 붙잡히겠지만 당시는 그런 광경이 낯설었기 때문에 사람들도 대처를 제대로 할수 없었던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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